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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 지식채널 S

글 : 김규현 글로벌경제학과(16)

요즘 가상화폐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으며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 역시 덩달아 늘고 있다. 가상화폐란 뚜렷한 물질적 실체 없이 사이버 상으로만 존재하는 화폐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대표적이다. 화폐는 각 국의 중앙은행을 통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정책적 변화에 따라 공급량을 임의적으로 조절할 수 있으나, 가상화폐는 단일한 기관에 의해 통제받지 않고 공급량이 향후 100년간 2,100만 개로 제한되어 2140년에는 통화 공급 증가량이 멈출것으로 프로그램이 설정되었다는 것이 특징이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같은 전자화폐를 사용할 때에는 재화를 소비하는 소비자, 재화를 공급하는 공급자, 그리고 전자화폐를 조정하는 신용카드회사 등 기본적으로 세 분류의 주체가 거래에 참여한다. 소비자가 물건을 살때 카드로 사면 신용회사의 전산망을 통해 거래가 이루어지고, 카드사는 거래에 따른 수수료를 중간에서 챙긴다. 가상화폐의 가장 큰 장점은 거래에서 신용카드 회사의 역할을 없애거나 대폭 축소시켜 거래를 더욱 싸고 단순하게 만든 것이다. 소비자가 가상화폐를 공급자에게 지불하면 신용회사에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금액에 상관없이 매겨지는 수수료 때문에 소액결제를 전자화폐로 결제하는 걸 꺼려했던 공급자는 이러한 가상화폐를 통해 기존의 지급수단이 가지지 못했던 이점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이점을 지닌 가상화폐가 화폐를 대체하기 힘든 이유는 격변하는 가격변동성에 있다. 각국의 화폐의 변동성을 책임지는 중앙은행들은 화폐 가치의 변동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화폐 가치의 불확실성은 외국인에게 부정적인 시각을 심어주고, 대내외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국의 중앙은행은 대부분의 경우 화폐의 가치를 일정수준 유지하는데에 힘써 왔으며, 그러지 못한 경우는 국가의 큰 혼란으로 이어졌다. 제 1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보상금과 전후복구를 위해 마구잡이로 돈을 찍어냈던 독일의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대표적이다.

국가의 흥망성쇠와 연결되어 국가가 적극적으로 화폐의 가치를 조정하는 실제 화폐와는 달리, 가상화폐는 거래소에서의 공급과 수요로만 가격이 결정되어 가격변동의 제한선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한 순간에 가격이 치솟을수도, 혹은 휴지조각으로 변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가격변동성이 높으면 가상화폐의 신뢰도가 떨어진다. 실제화폐는 각국의 중앙은행이 화폐의 가치를 공식적으로 부여해서 화폐의 신뢰도는 그 국가의 신뢰도와 비슷하다.

국가가 부도나기 직전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의 신뢰도는 보장된다. 그러나 시장의 가격조정원칙에 의해 가치가 쉽게 변동되는 가상화폐는 뚜렷한 기관에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서 신뢰도가 낮다. 화폐로서 신뢰도가 하락한다면 소비자와 공급자는 종종 대안 화폐를 사용한다. 그것은 불확실성이 높은 이 화폐가 내일 떨어질지 오를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그것에 전전긍긍할 바엔 안전한 다른 화폐를 쓰려고 하기 때문이다. 위험기피적 성향을 지닌 사람은 결국 가상화폐의 사용을 자제할 가능성이 높다.

가상화폐의 선두주자격인 비트코인의 가격 추이를 보면 가격변동성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비트코인이 처음 거래된 2010년에 1비트코인의 가치는 14센트에 불과했지만, 유로존 위기와 미국, 중국 정부의 비트코인에 대한 긍정적 평가 등이 결합되어 2013년에는 가격이 폭등해 1,200달러를 돌파했다. 이후 비트코인 시세는 마운트곡스의 파산과 중국 인민은행의 거래 금지 이후 폭락을 거쳐 2015년 기준으로 200~300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최근에도 가격변동폭이 줄어들지 않고있다. 가상화폐 정보업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6월 1비트코인에 3,020달러였던 비트코인이 한달도 지나지 않아 25%가량 떨어진 2,400달러 선에서 현재 거래 중이다. 이처럼 가격변동성이 높은 가상화폐를 화폐로 대체할 수 없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가상화폐는 다만 기존의 거래체계를 혁신적으로 개혁하며 핀테크 열풍을 불러일으켰다는 그 자체로 우리들에게 주는 의의가 상당하다. 비록 가상화폐가 본질적으로 가질 수 밖에 없는 단점이 있지만, 언젠가 지갑엔 지폐와 동전이 비어있고 가상화폐로 간편하게 결제하는 날이 올 것 같다.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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