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웹진

인물포커스 | 성대사람들

이번 5월 10일부터 12일까지 인문사회과학캠퍼스에서 축제가 열렸다. 여러 유명 연예인들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고 주점에서는 맛있는 음식을 준비했다. 이렇게 흥겨운 분위기의 축제 속에서 중간고사 때문에 골치 아팠던 학우들이 있었다. 이 말을 듣고 몇 학생들은 의아할 수 있다. ‘중간고사 끝난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중간고사라고?’ 하지만 5월 13일과 16일에 중간고사를 본 과목이 있었으니 그 과목 이름은 ‘회계원리’이다. 심지어 이 과목은 경영학과 수업을 듣는 학생이라면 들어야 하는 과목이다. 경영의 중요한 부분인 회계학의 기초를 배우는 과목이기 때문이다. 한국어로 진행되는 회계원리 수업의 시험은 5월 13일에, 국제어로 진행되는 회계원리 수업의 시험은 5월 16일에 있었다. 따라서 축제 직후에 시험을 보아야 했던 회계원리 수강생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신나는 축제현장을 뒤로한 채 도서관으로 향했을 것이다. 오늘은 축제 내내 수강생들을 괴롭혔던 과목, 회계원리 이종은 교수를 만나보았다.

이종은 교수가 걸어온 길

서울에서 유년기 시절과 청년기 시절을 모두 보냈다. 1987년, 대학에 입학하여 경영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 친구들과 많이 어울리기도 했고, 운동을 즐겨 하기도 했지만 공부에 할애하는 시간이 제일 길었다고 한다. 당시 ‘회계사를 준비하겠다’라는 명확한 목표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경영학을 계속 공부하다 보니 회계학에 익숙해졌고 그 익숙함은 어느덧 흥미와 호기심으로 바뀌었다. 회계학에 대한 관심 때문에 그는 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했다. 그 결과 대학 4학년때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했다. 회계사 시험 합격한 후 군대에 갔다. 그는 성남시에 있는 육군종합행정학교의 교관으로 발령이 났다. 흥미로운 점은 육군종합학교에서도 경영학을 가르쳤다는 것이다. 교육을 하며 그는 남에게 가르침을 주는 것에 대한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그에게 가르침을 받은 사람들이 경영학에 대한 지식을 쌓고 생각의 폭이 깊어지는 것을 보며 언젠가는 교직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품었다.

제대 후 그는 금융감독원에서 일 했다. 그곳에서 회계사로서 회사를 감사하는 감리업무와 회사의 재무제표 내 오류를 찾아내는 업무를 했다. 4년 동안 위와 같은 업무를 하다가 회계에 대해 더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1998년 5월에 금융감독원을 그만두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미국에서 경영학 석사, 박사 학위를 모두 취득하고 2008년 8월에 버지니아 코먼웰스 대학교에서 교수생활을 시작했다. 3년 6개월 정도 그곳에서 교수생활을 하다가 2012년 3월부터 우리 학교에서 교수생활을 시작했다. 2017년 초부터 경영대학 부학장이자 경영학과 학과장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나름 순탄한 삶을 살았다고 말하지만 되돌아보면 조금씩 후회는 남는다고 한다. ‘학창시절에 공부를 조금 더 열심히 했다면 어땠을까’, ‘유학을 조금 더 빨리 갔다면 더 좋았을까’, ‘공인회계사말고 사법고시를 공부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등과 같은 생각을 가끔은 한다고 말한다. 가끔 드는 이런 생각에도 불구하고 교수라는 자신의 현재 직업이 퍽 마음에 든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장차 우리나라의 기둥이 될 학생들에게 제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나눈다는 점에서 상당히 큰 기쁨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하며 만족스러움을 얼굴 가득 나타내었다.

회계사를 준비하게 된 계기

“고등학교 때는 회계사라는 직업을 막연히 들어보기만 했어요. 그러다 대학에 오고 회계학을 공부하다보니 회계사라는 이 직업이 꽤 매력적이더군요. 어떤 점이 매력적이었냐면 회사의 재무제표에 오류가 없는지에 대한 의견을 표출하고 감사보고서를 작성하는 점이었습니다. 감사보고서를 검토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해요. 감사보고서가 자본시장에서 많은 투자자들을 끌어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지요. 실로 투자자들은 기업의 감사보고서를 보고 해당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자신에게 득이 되는지, 득이 된다면 얼마나 되는지를 판단하고 자신에게 큰 득이 되는 회사를 정해 투자를 결심합니다. 투자자들이 옳은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기업의 투명한 회계를 장려하는 회계사라는 직업이 참 멋있어 보였어요.

회계사의 다른 매력을 꼽자면 정부의 공무원으로 일하는 것이 아닌 자유로운 직업이라는 점입니다. 회계사라고 해서 항상 회계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기업에 취직할 수도, 공무원이 될 수도 있다고 들었어요. 회계사는 일종의 자격증 같은 것이라 훗날 나의 삶에 다양한 기회를 열어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경영학을 전공한 이상 계속 경영학과 깊게 연관된 회계를 공부해야 하는데 어차피 공부할 거 자격증도 얻으면 더할 나위 없지 않겠습니까? (웃음)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하면 저는 회계를 탁월하게 잘하는 학생은 아니었어요. 워낙 새로운 학문을 배우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조금 생소했던 회계라는 것이 흥미로웠을 뿐이지요. 그러나 관심을 가지고 꾸준하게 공부하다보니 회계사 자격증까지 따게 되었네요.”

회계에 대한 생각

“많은 학생들이 회계라는 두 글자만 보면 겁을 먹어요. 회계에서 많은 숫자를 다루다 보니 ‘회계는 수학을 잘해야만 잘할 수 있어’, ‘회계는 너무 딱딱해’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회계에 많은 숫자들이 등장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회계를 수학을 잘해야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은 다소 억측이라고 생각합니다. 회계라는 것은 단순히 숫자로 재무제표를 만드는 것이 아니에요. 재무제표는 만드는 것과 이용하는 것 두 가지의 측면이 있어요. 다수의 학생들이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것에서 회계에 싫증을 냅니다. 숫자를 다루어야 하고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것에 원칙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재무제표를 이용하는 것은 작성하는 것과는 다소 다른 능력을 요구합니다. 딱딱하기보다는 부드럽고 개방적이지요. 학생들이 '회계는 고리타분해!‘ 라고 생각하는 것에서 탈피해서 재무제표를 읽어내는 것에서 흥미를 느껴보았으면 좋겠어요. 회계가 숫자는 아니랍니다.

회계는 경영학에서만 쓰이는 학문이 아니에요. 실생활에서 회계는 우리와 밀접해 있어요. 예를 들어 산악 동호회가 있다고 합시다. 그 동호회에서 회비를 걷고 회장의 업무를 돕는 총무가 있습니다. 총무는 회비를 걷고 회비가 어떻게 쓰이는지 기록을 하는 업무를 합니다. 이 단순한 과정이 회계에요. 재무제표를 작성할 줄 모른다고 회계를 모른다고 말하는 것은 다소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 실생활에서 회계는 생각보다 깊게 자리 잡고 있어요. 다만 저희가 배우는 것은 동호회보다는 큰 단체인 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조금 더 큰 단위의 거래를 기록하고 이 기록을 남에게 제공한다는 것이지요. 조금 더 큰 거래를 배운다고 거부감을 갖지 말고 회계를 편하게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회계를 넓게 보고 유연한 사고를 하세요. 그러면 회계가 생각보다 유용하고 친근한 학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거에요.”

회계사의 전망

“많은 사람들이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에서 이세돌이 결국 패배한 것을 보며 모든 것이 컴퓨터로 해결될 날이 머지않았다고 주장했어요. 컴퓨터가 많은 업무를 수행하며 없어질 직업으로 회계사가 꼽혔어요. 정보가 주어진 상황에서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것은 컴퓨터가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이 사람들의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제 생각은 달라요. 위에서 계속 말했던 것처럼 회계사는 단순히 재무제표만 작성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회계사는 기업의 행위에 깊게 관여하는 사람입니다. 회사는 사업에 관련된 여러 결정을 내리지요. 그런데 이 결정에 대해서는 컴퓨터처럼 정확히 흑백을 나누기가 어려워요. 기업의 결정에 대한 의견을 내고 기업을 좀더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업무를 회계사가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점차 기업의 부정을 단속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이 과정에서 정확한 회계기록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 달리 회계사의 전망은 밝다고 생각합니다.”

가르침의 보람

“교직에 대한 열망은 육군종합행정학교에서 경영학을 가르칠 때부터 시작되었던 것 같아요. 육군종합행정학교에는 주로 장교들이 와서 수업을 들었어요. 군대 내라고 군대 관련된 업무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군대 내에서 ‘경리’라는 병과가 있어요. 경리는 군의 예산과 자금을 담당하는 병과에요. 경리 업무를 하는 분들은 월급을 계산하고, 군의 예산을 관리해야 해서 경영학적 지식이 필요해요. 이 분들을 대상으로 경영학 전반에 대한 지식을 가르쳤어요. 가르치는 와중에 느낀 것은 뿌듯함이었어요. 이 뿌듯함은 나의 작은 지식이 남에게 기쁨을 주었다는 것을 보았다는 것에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경리를 담당하시는 분들이 저에게 배운 지식이 꽤 유용하다고 좋아하시더군요. 가르침을 받은 사람에게 감사인사를 받고 그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저도 큰 기쁨을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대학교수가 되어보면 어떨까’ 막연하게 생각했습니다. 그 생각이 현실이 되었고 결국 버지니아 코먼웰스 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에서 교직을 맡았습니다. 학생들이 눈을 빛내면서 수업을 들을 때, 그리고 열정적으로 질문 할 때 희열을 느낍니다. 제가 우리나라의 미래를 선도할 학생들에게 그들이 꽃을 더 크게 피울 수 있도록 거름을 제공한다는 생각을 하면 흐뭇합니다.”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저는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꿈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꿈이 마음 속에만 있으면 그것은 진정한 꿈이 아니에요. 마음 속에 있는 꿈을 꺼내 직접 몸을 움직여 그 꿈에 다가서기 위한 노력을 할 때 그 꿈이 진실한 의미의 꿈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너무 많은 생각을 해요. ‘이거 하다가 잘못되면 어떡하지’, ‘이것을 하는 것이 옳을까?’ 이런 생각들 중에서 하고 싶은 것만 많아집니다. 많은 허상들만 만들어 놓는다면 그것은 꿈이 아니라 오히려 진정한 꿈의 방해물만 됩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깊게 고민하고 그 꿈을 향해서 도전하세요. ‘내 뜻대로 안되면 어떡하지’ 와 같은 걱정은 제쳐두고 뭐든 도전하세요. 그 도전하는 과정이 아름답습니다. 물론 그 길이 장밋빛이라고 말할 수는 없어요. 수많은 역경이 있을 것이고 실패도 있을 것입니다. 그 어려움을 기반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포기하지 마세요. 자신의 꿈을 가지고 꿋꿋하게 그 꿈을 향해 몸을 움직이세요! 항상 학생들을 응원합니다.”

정재원 기자
윤정은 기자

기사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