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웹진

외국인의 성대생활 | 성대사람들

이번 외국인의 성대생활은 방글라데시에서 온 쌍둥이 자매 라피아, 아피아 학우를 만났다. 언니 라피아는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에, 동생 아피아는 생명과학과에 재학 중이다. 인터뷰 내내 화기애애했던 둘은 서로를 가장 친한 친구라 말한다. 그녀들의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6살 때 부모님을 따라 한국에 온 라피아, 아피아 자매. 한국에 온 지 십여 년이 지났다. 한국에서의 생활은 이제 일상이라고 한다. “부모님이 일본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계셨을 때 저희가 태어났어요. 두 살까지는 일본에서, 여섯 살까지는 방글라데시에서 자랐어요. 그 후 부모님의 연구를 따라 한국에 오게 된 거예요. 엄마와 아빠는 항상 함께해요. 현재도 대학 교수이신 아빠 연구실에서 같이 근무하세요. 엄마는 저희를 키우시느라 중단했던 박사과정을 몇 년 전에 마치셨어요. 그만큼 두 분 다 연구열이 높으세요. 항상 존경스러워요. 저희가 학업에 힘을 쏟는 큰 이유예요.”

자매는 학창시절을 한국에서 보냈다. “저희는 한국 친구들과 함께 초·중·고등학교를 다녔어요. 외국인학교 대신에요. 그래서 초등학교를 1년 늦게 들어갔어요. 1년 동안 한국어를 배웠죠. 오히려 어렸을 때 한국어를 접해서 받아들이기 수월했어요. 3학년에 들어가기 위한 시험에서 한국어를 다 맞았던 기억이 나요. 입학 후에는 한국 친구들과 같은 학창시절을 보냈죠. 중학교 때 사춘기를 겪기도 하고 고등학교 때 선생님을 짝사랑하기도 했어요. 은사님도 만났어요. 고등학교 3학년 때 담임 선생님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바꿔주신 분이에요. 매사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죠. 아직도 돈독한 사이인 반 친구 13명도 저희의 고등학교 생활에 큰 버팀목이었어요.”


“저희는 대학교를 같이 다니고자 항상 같은 곳을 지원했어요. 성균관대학교도 과를 달리 해서 같이 지원한 거예요. 고등학교 3학년 때 부모님을 따라 갔던 호주의 학회가 계기였어요. 학회에서 성균관대학교를 보았거든요. 학회에 참석한 유일한 한국 대학이어서 눈에 띄었죠. 그때부터 성균관대학교에 관심이 생겼어요. 성균관대학교와의 만남은 운명이었다고 생각해요. 외국인 학생을 위한 복지가 잘 되어 있는 곳이에요. 학교생활에 만족하고 있어요.”

물론 고충도 따랐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모두 교복을 입고 친구들과 오랜 시간을 보내잖아요. 많은 한국인 친구들이 저희를 외국인으로 분류하지 않았어요. 대학교에 오니 많은 사람들이 저희를 외국인이라고 인식하더라고요. 너무 당연히 한국말을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외국인 취급이 낯설었어요. 한국에 오래 산 만큼 한국의 문화와 정서는 저희의 일부분이거든요. 그런데 단순히 생김새만으로 외국인이라고 분류될 때 씁쓸하기도 해요.”

자매의 학문적 흥미에는 부모님의 역할이 컸다. “두 분 다 학부시절 화학과셨고 현재 바이오센서와 관련된 연구를 하고 계시거든요. 부모님을 따라 여러 과학 학회를 견학할 수 있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집에서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아피아는 전공 선택에 후회가 없다고 말했다. “저는 생명과학을 정말 좋아해요. 태어났을 때부터 좋아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요. 좋아하는 과목에는 큰 노력을 쏟게 되잖아요. 고등학교 때 열심히 노트 정리를 하며 공부했던 기억이 나요. 생명과학만큼은 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왔어요. 생명과학은 동물, 식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명체에 대해서 배우는 학문이에요. 갈래 모두가 흥미로워요. 다음 학기에는 토끼를 통해 항원·항체를 알아보는 수업을 들을 거예요. 실험이 정말 기대돼요.”

라피아 또한 전공에 크게 만족하는 모습이다. “고등학교 때 수학 성적이 꾸준히 좋았어요. 부모님과 다른 분야를 공부해보고 싶어 공대를 선택했어요.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는 화학과와 비슷하지만 공대인 만큼 효율을 중요시해요. 열역학, 유기화학, 유체역학 등에 대해 배워요. 내용이 정말 많아요. 암기보다 이해를 요구하는 내용이 주를 이뤄요. 공식을 유도하는 작업처럼요. 과제도 많아서 힘들지만 재미있어요. 특히 합성 실험이 기억에 남아요.”

자매는 학구열도 닮았다. “저희 둘 다 학업이 가장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공부와 병행하기 힘든 동아리나 다른 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예요.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이 부모님께 보답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부모님의 행복은 곧 저희의 행복이죠. 노력 끝에 좋은 결과를 얻으면 뿌듯하기도 하고요. 고등학교 때 야간 자율 학습을 하던 습관이 큰 도움이 됐어요. 저녁을 먹고 기숙사에 들어가 공부하면 고등학교 때 추억이 생각나기도 해요. 힘들 때면 서로 힘을 북돋아줘요.”

“한국에 머무는 외국인 아이들을 돕고 싶어요. 저희가 더 열심히 공부하는 이유 중 하나예요. 일반 학교에 다니는 외국인 친구들, 특히 적응을 못하고 따돌림 당하는 친구들을 상대로 봉사하고 싶어요. 학교 공부를 도와주고자 해요. 특히 언어가 장벽이 되지 않도록 친구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싶어요. 저희의 경험이 외국인 친구들의 한국 적응에 도움이 된다면 기쁠 거예요. 부모님은 항상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지금 최선을 다하라’고 하세요. 현재 학업은 미래를 위한 준비인 셈이에요.”

원래도 사이가 좋은 자매였지만 대학에 와서 서로의 중요성을 더 실감하는 듯 했다. “같은 대학에 와서 다행이에요. 가장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서로 다른 학교에 갔다면 후회했을 거예요. 혼자였다면 외로웠을 기숙사도 같이 있어 한결 나아요. 야식을 먹을 때도 즐겁고요 외국인들은 LC가 없다는 것이 아쉽지만 오히려 둘이 다닐 기회가 된 것 같아 좋아요. 홍대, 인천, 한강…같이 많은 곳을 놀러 다녔어요. 스피치와 토론을 비롯한 교양 수업들을 같이 듣기도 했고요. 서로 가장 큰 힘이 될 때는 아플 때에요. 아플 때 혼자면 서럽잖아요. 한 사람이 아프면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가요. 그럴 때 가족의 사랑을 실감하죠.”

마지막으로 각자에게 앞으로의 목표를 물었다. 자매 모두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다. 모국 방글라데시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포부만큼은 같았다. “방글라데시는 공동체 의식이 강해요. 무슬림 문화에서는 나누는 것이 중요하거든요. 부모님도 방글라데시 유학생들을 항상 챙기세요. 주말마다 방글라데시 유학생들을 모아 방글라데시 음식을 만드는 등 여러 행사를 하시거든요. 저희도 그런 부모님을 본받고 싶어요. 저희 가족의 목표는 방글라데시에 도움이 되는 거예요. 저렴한 가격에 질병 진단이 가능하도록 바이오센서 연구에 힘쓰고 계시는 아버지 처럼요. 한국과 방글라데시를 잇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한국의 복지나 교육에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무엇을 하게 되든 많은 경험을 쌓을 거예요.”

최재영 기자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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