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웹진

인물포커스 | 성대사람들

일 년 동안 새내기들과 동고동락한 과목이 있다. 1학기 때는 ‘컴퓨팅과 sw코딩’, 2학기 때는 ‘문제해결과 알고리즘’ 과목이다. 새내기들, 특히 명륜캠퍼스의 문과 학생들은 대부분 자신들에게 주어진 이 과목을 얼떨떨하게 생각했다. 문과를 선택한 이후로 숫자, 혹은 컴퓨터 언어를 접할 기회가 적었던 학생들이 위 과목을 어색하게 느낀 건 꽤 타당했다. 위 과목을 가르치는 교수들 입장에서도 어떻게 가르치면 학생들이 컴퓨터 언어와 프로그래밍을 덜 어려워할지 고민하는 것은 난제였다. 새내기 생활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16학번 학생들과 교수님들 모두에게 큰 숙제였던 두 과목, 컴퓨팅과 sw코딩과 '문제해결과 알고리즘'을 가르쳤던 한옥영 교수를 만나보았다.

한옥영 교수는 미국의 한 대학교에서 전산학 석사과정까지 취득했다. 특별한 점은 삼성전자 컴퓨터부문의 유일한 여자 연구원이었다. 그는 한 프로젝트 수행의 포상으로 미국 학회 참여 대표로 뽑혔다. 삼성전자에서의 생활을 마치고 카이스트 대학교에서 컴퓨터를 더 공부하다가 소프트웨어를 다룰 줄 아는 여자 후배들을 양성하겠다는 다짐으로 교수생활을 시작했다. 덕성여자대학교에서 전임교수로 9년, 성균관대학교에서 약 6년간 교수생활을 하면서 전산 혹은 소프트웨어를 학생들이 쉽게 느낄 방안을 계속해서 고안하고 있다.

▷▶ 소프트웨어는 '공기"다

"사람들은 소프트웨어를 낯설게 느끼는 경향이 없지 않아요. 하지만 소프트웨어는 ‘공기’랍니다. 특히 정보화 시대이자 4차 혁명 이후의 시대에서 소프트웨어는 ‘공기’ 즉, ‘없으면 살 수 없는 것’입니다. 많은 학생들은 모르지만 사회기반에 이미 소프트웨어는 흐르고 있어요. 예를 들어 티머니(교통카드)나 카드에 있는 돈도 모두 전산으로 처리되지 않습니까. 더 나아가서 소프트웨어는 우리 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줘요. 일례로 심야버스 노선을 만들 때 빅데이터를 분석해서 새로운 노선을 건설할 수 있어요. 야간에 어디에 사람들이 밀집해 있는지, 이들이 어디로 이동하는 지 등의 데이터를 모아 소프트웨어적으로 이 정보들을 처리해 새로운 노선을 개발하면 이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소프트웨어가 더욱 주목을 받는 이 시세를 타서 요즈음 자동차 회사들도 무인자동차, 혹은 스마트자동차를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욱 편리한 생활을 가능하게 해주는 소프트웨어는 이제 우리 생활과 뗄 수 없는 관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컴퓨팅과 sw코딩 수업에서는 엔트리를, 문제해결과 알고리즘 수업에서는 파이썬을 다루는 법을 가르쳤어요. 엔트리는 코딩을 하려면 어떻게 논리적으로 구성해야 하는가를 가르쳐주는 단계였어요. 엔트리는 타 코딩프로그램보다 쉬워서 학생들이 조금 더 거부감 없이 코딩을 받아들일 수 있게 해준 것 같아요. 코딩의 원리를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와 조금 다르게 파이썬은 이제 학생들이 스스로 직접 타자를 치면서 코딩 할 수 있게 해주는 심화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수업을 구상하면서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내 말을 들을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학생과 교수가 교류하는 살아있는 수업을 진행하고 싶었거든요. 학생들의 흥미를 북돋기 위해 소프트웨어, 그리고 코딩과 세상과의 연관성을 보여주려고 노력했어요. 이 프로그램이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어떤 식으로 도움을 주는지 알려주면 학생들이 더욱 수업을 재미있게 여기리라 생각했거든요. 교안에 담을 수 없는 나의 경험을 수업에 담으려고 했어요. 이 외에도 수업시간에 몇 사람씩 그룹을 지어 특정 개념을 적용하는 사례를 생각하도록 했습니다. 이 활동은 일차적으로 수업시간에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어요. 뿐만 아니라 수업시간에 배운 이론, 문제해결 전략을 실생활에 적용해 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도 키울 수 있지요. 실로 나와 문제상황에 공감할 수 있는 친구와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다 보면 이론을 깊게 이해하고 쉽게 잊지 않을 수 있습니다."

▷▶ 학기의 하이라이트! "Learning Fair"

“Learning Fair”는 위 수업에서 내주는 가장 크고 중요한 과제이다. 구체적으로는 학기 당 한 번씩 그룹끼리 모여 문제해결을 선정하고 그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코딩하는 행사이다. 한옥영 교수는 학생들이 이 행사를 통해 얻어갈 수 있는 것이 크게 두 가지라 답했다. "러닝 페어를 통해 학생들에게 득이 되는 것은 첫 번째로 성취감, 두 번째는 팀워크를 배우는 것이에요. 학생들은 문제해결계획을 실행하고 완성하기 위해 조교들의 도움을 구하기도 하고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기도 합니다. 결국 고민의 귀결로 결과물을 제출하며 학생들 자신이 스스로 무엇을 해냈다는 성취감과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학생들은 그룹원들과 알고리즘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토의를 하며 함께 일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요.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해결방안을 고안하며 사회생활을 미리 맛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이 강의가 단 한 명의 학생이라도 소프트웨어와 코딩에 관심을 가져주면 성공이라고 생각했어요. 다행히도 몇 학생들은 수업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가끔 학생들이 와서 질문을 할 때, 실습실에 참관하러 들어갔을 때 학생들이 열심히 코딩을 하는 모습을 보면 흐뭇했어요. 개인적으로는 러닝페어 시상식 때 한 팀이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해서 정말 뿌듯하고 보람을 느꼈어요. 러닝페어가 학생들에게 훗날 기억하고 싶은 것일 수 있겠다는 생각과 나라는 사람이 누군가에게 기억하고 싶은 사람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수업에 흥미를 느낀 학생들이 있다면 흥미를 느끼지 못한 학생들도 있겠지요. 그런 학생들이 타당한 이유 없이 수업에 거부감을 표할 때 당황스럽고 힘들었습니다."

▷▶ 소프트웨어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

"학생들 스스로가 코딩 방법이나 알고리즘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 공부했던 경험을 언급하자면, 미국 소프트웨어 수업에서는 교수나 조교들이 문제를 풀어주지 않아요. 자기 스스로 실습하고 그 문제를 혼자 해결할 때까지 그 자리를 떠날 수 없지요. 그에 반해 주입식 교육에 익숙해진 한국은 누군가가 문제를 해결해주고 학생들은 그 과정을 따라갑니다. 이 과정이 반복된다면 학생들에게 컴퓨터만 줬을 때 그들은 결코 문제를 혼자 힘으로 해결할 수 없을 거에요. 훗날에는 정해진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여유를 주고 그들이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마련한 교육이 진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앤 채로 수업을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이런 것을 접해본 적도 없고 왜 하는 지 모르겠다’ 라고 선을 긋기보다는 유연한 사고를 바탕으로 수업을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열린 마음으로 수업을 듣다 보면 세상을 보는 시야도 넓어질 거에요.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 사회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정재원 기자
윤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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