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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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의무부총장을 맡고 있는 어환이라고 합니다. 1972년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해 6년간의 대학생활을 마치고 군의관으로 군복무를 했습니다. 그 후, 한림대학교에서 처음으로 교직생활을 시작했고요. 1994년, 삼성서울병원이 개원을 준비하기 시작하면서 한림병원을 퇴사했어요. 같은 해 11월 9일에 삼성서울병원이 개원했는데, 그 당시에는 우리 학교의 대학병원이 아니어서 전문 의사로서 근무했죠. 1997년 3월에 우리 학교에 의과대학이 설립되면서 삼성서울병원이 대학병원이 되었습니다. 618년이라는 성균관대학교 역사에 비한다면 우리 학교 의과대학의 역사는 굉장히 짧다고 할 수 있어요. 그 후 5~6년간은 학부 과정을 끝낸 졸업생들을 담당하면서 교육하고 채용하는 일을 하는 교육수련부장을 맡았어요. 그 후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의과대학 3대 학장을 부임했고, 금년 5월부터는 의무부총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우리 학교에는 창원에 있는 부속병원과, 강북삼성병원, 서울삼성병원 2개의 교육병원이 있어요. 또 의학대학원, 특수대학원, 융합의과학원 등 의학과 관련된 기관이 많아요. 교수로만 따져도 의과대에만 560명 정도 되는데, 학생 수에 비한다면 굉장히 많은 인원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의과대학은 학부 교육뿐만 아니라 졸업 후 교육과 트레이닝이 매우 중요하거든요. 그런 전체적인 일을 하느라 필요한 직책들이 굉장히 많죠. 저는 그러한 다양한 기관들과 많은 사람들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조율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의과대 학장은 의과대학 쪽 학생들의 학업 커리큘럼이나 학업 능력을 발전시키는 데 힘쓴다면, 저는 졸업 후의 교육이나 학생들이 졸업 후에 자신들의 전공을 잘 살릴 수 있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의과대학을 졸업한다고 해서 다 임상의사만 되는 것이 아니라 기초의사나 기자 등의 진로도 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학생들이 다양한 길로 진출하도록 새로운 방법을 제시 해주고 인도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죠. 병원의 병원장님과 학장님 등 여러 사람들 사이에서 정보도 교환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 힘쓰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부총장으로서 몇 년 사이 높아진 우리 학교의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요.

어렸을 때부터 의사가 돼야겠다는 결심이나 생각을 해본적은 없어요. 어떻게 하다 보니 의예과에 진학해서 졸업 하고 의사가 된 것이죠.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의사들이 그랬을 것이고, 지금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도 그렇게 생각할 거에요. 학교를 다니면서 그리고 의사로서 일 하면서 의사로서의 보람과 적성을 찾아가야 하죠.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거치면서 비로소 의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때에는 일이 너무 바쁘고 힘들어서 잠 잘 시간도 밥 먹을 시간도 부족해요. 생명을 다루는 직업인만큼 사고도 많이 일어날 수 있어요. 그래서 군대의 유격훈련처럼 정말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혹독한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위험한 직업일수록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몸이 힘들면 머리에 쓸데없는 잡념을 갖기 힘들고, 루즈한 훈련은 사고를 만들어 내기 마련이에요. 이 시기에 의사를 그만두고 다른 길을 찾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아요. 이 시기를 잘 보내면서 자신만의 보람이나 의미를 찾으면 평생 의사라는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거죠. 사망할 환자가 살아난다거나 제 힘이 환자에게 도움이 되면 이 직업을 계속 이어나갈 원동력을 가질 수 있어요.

지금은 주로 척추에 관한 일을 하고 있어서 좀 적습니다. 그 전에는 뇌를 다루어서 대부분 일들이 생명과 관련되었어요. 특히 뇌종양을 가진 환자들의 악성종양은 치료가 매우 힘들어서 대개 그 끝이 사망인 경우가 많죠. 그럴 때는 조금 우울해지기도 하고 지금 내가 뭐하고 있나 하는 생각을 갖기도 해요. 외상 환자들은 경과가 좋아서 치료를 하는 것에 많은 보람을 느끼기도 합니다. 암 환자 같은 경우는 결과가 대부분 좋지 않아 절망적이죠. 하지만 1년밖에 살수 없던 사람을 6개월내지 1년을 더 살 수 있게 할 때 엄청난 보람을 느껴요. 평생으로 따진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그 사람에게는 엄청나게 소중하고 긴 시간이거든요. 제 의술로 그런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감사하고, 큰 보람이죠. 의사는 생명을 다루니까 생명에 대한 경외심과 두려운 생각도 갖게 돼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자연의 신비에 대해서도 느끼게 되고요. 임상의사를 하면서 자연의 섭리를 깨닫고 그 신비가 느껴지기도 하면서 보람까지 얻을 수 있어요.

의사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윤리의식이에요. 생명을 존중해야 해요. 인간뿐만 아니라 동식물까지도 상당히 존중하고, 그 생명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해요. 뿐만 아니라 봉사와 헌신하는 마음을 가져야 해요. 자신이 가진 지식이나 기술을 남에게 베풀어야 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의대에서도 인문학 교육을 강조하고 있어요. 너무 시험 성적 위주로 학생들을 판단하는 시스템에 대한 모순을 느꼈기 때문이죠. 문제는 학생들이 시험 성적이 좋으면 성형외과 같이 인기 많은 쪽으로 갈 수 있어요. 성적이 낮으면 일반외과처럼 힘든 분야에서 일해야 하니까 인문학처럼 직접적으로 시험 성적에 영향을 주지 않는 쪽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는 거에요. 학생들의 인성까지도 평가할 수 있는 제도가 있다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죠. 하지만 그런 제도는 없고 우리 학교만 윤리의식을 위한 교육을 늘린다면 모든 의대생들이 보는 시험은 우리 학교 학생들만 성적이 떨어질 우려도 있어요. 인문학 교육을 늘리면 학생들에게도 참 좋을 것 같지만,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고 현실적으로는 문제점이 많아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리 학교, 우리 병원 뿐 아니라 국가 전체가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굉장히 놀란 점이 있습니다. 학생들이 의사에 대한 정의를 내릴 때 '병을 고치고 그에 대한 대가로 돈을 받는 사람'이라고 한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돈을 받는 것에 대해 비난하거나 비판할 수는 없지만, 의사는 상업술을 행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돈만 벌기 위한 목표로 의사 일을 한다면 발생할 문제점들이 많아요. 의학이 상업으로 바뀌는 순간 돈 없는 사람들이 필요한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될 거에요. 그런 점에 비추어 볼 때 학생들이 윤리의식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해요. 돈보다 생명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의대를 입학하면서 돈을 많이 벌겠다는 생각만 하는 학생들은 별로 없을 거에요. 졸업 하는 순간 더 편한 방법으로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피부과나 성형외과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많죠. 이런 현상에 대해서는 우리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교육을 잘 시키지 못한 것 때문이라는 생각을 해서 많이 반성하고 있어요. 사람들이 도외시하는 분야나 질병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데 의학이 유행 따라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보여서 걱정이죠.

학생들에게 의사로서의 사명과 더 좋은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병원을 봐도 교수를 그만두고 코이카 같은 기관을 통해 아프리카나 동남아 등 해외로 의료봉사를 가시는 분들도 있어요. 아프리카는 진료를 받기 위해 이틀을 꼬박 걸어오는 환자들도 많다고 해요. 지역마다 그 지역에 많은 질병들이 있습니다. 아프리카는 감염병과 기생충, 외상환자들이 굉장히 많아요. 암이나 고혈압, 당뇨 같은 질병이 많은 우리나라와는 다른 모습이죠. 그런 점에서 본다면 우리나라는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는다고 보기도 좀 힘들죠. 미국 같은 나라에 비한다면, 비교적 모든 사람들이 의료 서비스를 받을 기회가 주어지니까 의료 시스템은 좋다고 할 수 있겠지만요.

많은 사람들이 대체로 서울대학교를 우리 학교보다 앞에 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의무부총장으로 지내는 임기 2년 동안 우리 학교가 우리나라 국내 최고나 세계 탑 랭킹 안에 들기는 쉽지 않을 거에요.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고가 바뀌어야 하니까요. 서울대학교 동문들의 힘이나 많은 것들을 넘어서면 좋겠지만, 2년 안에 이루기는 쉽지 않은 목표입니다. 그와 동등한 길로 가는 데에 필요한 초석을 마련하는 것에 노력하고 싶습니다. 2020년까지는 우리 학교 의과대학이 세계 50대 의과대학에 들어가는 목표를 가지고 노력할 거에요. 성취하게 된다면 참 좋겠지만 안 되더라도 노력하고 제 다음 사람까지 그 목표를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대학과 병원은 함께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학은 좋은 인력을 배출하고 좋은 인력이 병원에서 실질적인 의료행위를 통해 국민의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하겠죠. 앞으로 더 좋은 대학, 더 좋은 병원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힘쓸 것입니다. 작년에 메르스로 인해 병원이 많이 힘들어졌고 아직도 그 여파로 병원 경영이 힘들고 이미지 면에서 많은 실추가 있었어요. 개원 20년을 지나 큰 암초를 만난 것인데 지나보니까 그 흔적이 엄청 크게 남아 있더라고요. 먼저 그것을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겠죠.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런 어려움들을 빨리 극복하고 그 이전에 앞만 보고 달려온 것과 같이 계속해서 달려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교육생들이 해외로 나가서 많은 분야도 공부해보고 임상의사 뿐 아니라 언론계, 국제기구에도 진출하며 대학과 병원을 빛내줬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년이 2년 밖에 남지 않았어요. 남은 기간 동안 후학을 양성하는 것에 힘을 보탤 것이고 또 본연의 의료 업무를 지속해야겠죠. 제 의술이 필요한 곳이라면 그 곳으로 가서 봉사도 하며 베풀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먼저 제 건강을 지켜야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건강해야 환자들을 돌보고 환자의 건강까지 지켜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절제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려고 틈틈이 운동도 하려고 하는데 그게 마음처럼 쉽지만은 않네요. 요즘 젊은 친구들은 식사시간도 정해져 있지 않고 아무 때나 밥 먹고, 아무 때나 술 마시는 것 같더라고요. 젊을 때는 몸이 감당할 수 있을지 몰라도 나이 들수록 절제되고 무척 규칙적인 생활이 필요해요. 학생들도 규칙적인 생활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어요.

젊은 친구들이 다양한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갖고 경험을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전공과 관계없이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어느 분야에든 한 번쯤은 미쳐보는 것이 좋잖아요. 그래야 어느 분야에서든 성공할 수 있고요. 가장 좋은 것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면서 한 가지 분야에 광기를 가지고 깊이 파고들려는 마음이에요. 융복합이 중요한 시대니까 다양한 학문을 아우르면서 자신만의 주특기를 가지고 있어야죠. 특정 분야에서 깊이 있는 전문 지식을 갖고 다른 분야에서도 폭넓고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소위 말하는 ‘T자형 인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려면 여러 친구들을 만나 많이 보고 듣는 것도 중요하겠죠. 새로운 것을 알아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익숙하지만 동떨어져 있어 보이는 것들을 서로 연관시켜보고 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를테면 제가 공부한 의학과, 현대 시대에 없으면 안 되는 스마트폰 어플을 연결해 보는 거죠. 인공지능이나 로봇 같은 것이 있듯 앞으로는 디지털로 우리 건강을 살펴보고 관리하는 시대가 올 거에요. 그러려면 의사들이 많은 노력과 연구를 해야겠죠.

이지원 기자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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