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웹진

외국인의 성대생활 | 성대사람들

우리학교 동아시아학술원에서는 국제한국학센터와 성균관대 인문연구소가 공동 주최하는 ‘IUC 한국학 여름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IUC는 인터유니버시티 센터의 약자로 한국학을 전문으로 다루는 기관이다. 미주지역 대학에서 한국학을 전공하는 4명의 대학원생이 IUC 여름방학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독특한 문신으로 시선을 끄는 학우가 있다. 바로 미국 UCLA(University of California at Los Angeles)에서 원불교를 공부하고 있는 프레드릭 라넬로 히긴스 학우다. 새로운 사람과 만나는 것을 좋아해서 예전부터 한국에 자주 방문했던 프레드릭 학우,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자세히 알아보자.

프레드릭은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동남쪽에 있는 필라델피아에서 왔다. 필라델피아는 날씨를 비롯해서 한국과 비슷한 점이 많은 곳이다. “사실 미국인들은 여기저기 많이 옮겨 다니면서 살아서 고향이라는 개념이 거의 없어요. 부모님들이 살던 곳을 고향이라고 말하곤 하죠. 그렇지만 저는 필라델피아를 제 마음의 고향으로 생각해요.” 그는 마음의 고향인 필라델피아뿐만 아니라 콜로라도 주에 있는 덴버에서도 살았었다. “덴버는 산 속에 있는 도시에요. 공기가 깨끗하죠. 또 스키 타는 곳과 놀 수 있는 데가 많아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요.” 그렇다면 그의 고향인 미국과 한국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사실 미국과 한국은 많이 다르지 않다. “미국과 한국은 정말 비슷해요. 두 국가 모두 사계절이 있고 똑같죠. 다만 문화차이만 조금 있는 것 같아요. 한국은 미국보다 남녀차별이나 노소차별이 좀 더 심한 것 같아요. 그것 말고 큰 차이는 없어요.”

그는 1990년대에 처음으로 한국에 왔다. “처음에는 불교의 교리 중 ‘출가(번뇌에 얽매인 세속의 인연을 버리고 성자의 수행 생활에 들어감)’를 하기 위해서 한국에 왔어요. 그 당시에는 익산에서 원불교를 믿는 사람들과 같이 교당에서 살았었죠. 익산에는 원불교의 중앙총부가 있는 원광대학교가 있거든요. 그 곳에서 1년 동안 원불교를 공부했어요.” 한국에 오자마자 원불교를 공부하기 시작한 그는 어학당을 다니면서 한국어를 익혔다. “익산에서 산 다음에는 강남에서 살면서 2년 동안 서강대학교 어학당을 다녔어요. 거기서 한국어도 배워서 지금은 한국어로 일반적인 대화가 가능할 정도가 됐죠.” 어학당을 졸업한 뒤에 그는 전라남도 영광으로 내려갔다. “정확히 전라남도 영광군 백수읍 길용리에서 살았어요. 아주 산 속이었죠. 영광에 원불교 성지와 원불교를 배울 수 있는 조그만 대학원이 있어서 출가하는 학생들이 많이 다녀요. 거기서 1년 동안 살았어요.”

항상 공부 하러 한국을 방문했던 그에게 한국은 어땠을까?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너무 좋았어요. 사람들이 친절하고 한국음식도 입에 잘 맞았어요. 특히 지금은 김치를 너무 좋아해요. 한국에 왔을 때는 전혀 한국어를 못해서 영어를 할 줄 아는 한국 사람들하고만 대화했었어요.” 한국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그에게도 한국생활의 불편함이 있었을까? “사실 불편한 점이 거의 없어요. 마치 제가 전생에 한국인이었던 것처럼 어려운 점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그나마 불편한 것을 꼽자면 문화차이에요. 나이가 많은 사람들한테 항상 존댓말하고 격식을 차려야 하는 것이 불편했어요. 이걸 가끔씩 잊어버려서 예전에는 노인 분한테 반말하기도 하고 실수를 많이 했었죠. 그 외에는 한국말을 배우는 것이 어려워요. 한국어로 일반적인 대화를 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한국어로 된 논문을 읽을 때는 한자나 어려운 단어가 많이 나와서요. 이런 것 말고는 불편한 점이 전혀 없어요.”

그는 한국의 여러 곳에서 생활했던 만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고 한국의 여러 도시들을 방문했다. “특히 영광에서 살 때 여행을 많이 다녔어요. 서울부터 부산까지, 그 외에도 강원도 등등 많은 곳을 가봤어요. 어느 한 곳을 최고로 꼽을 수 없을 만큼 모든 곳들이 다 좋았어요. 굳이 가장 좋았던 지역을 고르자면 영광을 선택할게요. 영광에서 지낼 때 다른 사람들하고 밭에서 농사도 지어보고 그 유명한 굴비도 많이 먹었어요. 그 기억이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 그는 한국의 여러 지역을 방문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 덕분에 미국에서 지낼 때에도 한국을 자주 찾아온다. “거의 2년에 한 번씩은 한국에 와요. 굳이 공부가 목적이 아니더라도 친구를 만나러 와요. 한국에는 친구들도 많고 특히 서울은 교통도 편리하고 역사도 많은 곳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우리 학교는 명륜당 같이 역사적인 장소가 있어서 직접 한국의 역사를 눈으로 보고 배우니까 재밌어요. 저는 한국에서 다른 외국 학생들을 만나고 훌륭한 교수님들을 만나는 것이 가장 좋아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 그게 최고에요.”

그는 전남 영광에서 1년간 지낸 뒤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 후 뉴욕의 콜롬비아 대학교에서 한국어 역사를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2010년부터 미국 UCLA에 입학해서 원불교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러던 중 우리학교의 IUC 여름방학 특별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다시 한국에 왔다. IUC 프로그램에서는 학술적 한국어 및 한문을 교육한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그는 지금 우리학교 기숙사인 E-하우스에 거주하고 있다. 특이한 것은 IUC 수업에 참여하는 외국인 학생들은 모두 외국인 전용 기숙사를 사용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저희가 IUC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학을 배우는 학생들인 만큼 한국학생들과 함께 지내면서 한국말을 더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주려는 의도인 것 같아요. 그래서 더 한국어를 편하게 배울 수 있어요.”

그렇다면 그가 IUC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최근에 미국 UCLA와 한국의 성균관대학교가 협력해서 한국학 전문기관인 인터유니버시티 센터(IUC)를 설립했어요. UCLA뿐만 아니라 여러 미주대학교들이 참여했죠. 그리고 이번 여름방학 때 처음으로 IUC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거예요. 저는 일종의 교환학생 개념으로 IUC에 참여하기 위해서 파견된 거죠. 직접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어떤 점이 좋았는지 파악하고 UCLA에 돌아가서 보고해야 해요.” 지금 진행되고 있는 IUC 프로그램에는 프레드릭을 포함하여 4명의 외국인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다른 외국인 학생들도 박사과정으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어요. 한 분은 저와 같이 UCLA에서 왔고, 다른 두 분은 각각 버클리, 미시건대학교에서 왔어요. 저는 원불교를 공부하지만 다른 분들은 한국 미술사, 사회과학 등 다양한 전공을 공부하고 있어요. 이렇게 같이 공부하게 돼서 재밌어요.”

그는 IUC 특별프로그램을 통해 학술적인 한국어 및 한문을 배우고 있다. “한국어 단어, 문법 말고도 한국의 역사, 문화, 소설 등 한국을 전반적으로 배우고 있어요. 그것들을 공부하면서 한국어도 같이 공부해요. 거의 학술적인 한국어 글과 역사 공부를 주로 하고 있죠. 처음 진행되는 프로그램인 만큼 단점도 몇 가지 있지만 이것들은 충분히 개선될 거라 생각해요. 앞으로도 계속 교수님들과 통화하면서 인연을 이어가면 좋을 것 같아요. 교수님들이 훌륭하신 분들이거든요. 이제 가을학기가 시작되면 본격적으로 IUC 프로그램이 시작될 거예요.”

사실 원불교는 한국인들에게도 익숙한 종교가 아니다. 그런데도 미국인인 그가 원불교를 전공으로 선택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 “처음에 원불교와 관련된 영문 책을 보고나서 이걸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원불교에 대해서 사람들은 아마도 잘 모를거에요. 쉽게 말하자면 원불교의 교리는 모든 종교의 교리가 하나로부터 나왔다는 것이에요. 똑같다는 것이죠. 물론 원불교의 바탕은 불교이고요. 지금은 원불교 교리에 대해서 많이 배우고 싶어요. IUC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도 원불교와 관련된 논문을 들고 와서 수업에 참고하면서 사용하고 있어요.”

그는 IUC 프로그램이 끝나면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다. 그는 UCLA가 10월에 개강하는 만큼 남은 방학 동안 박사과정을 마치기 위해서 논문을 쓸 예정이다. 그는 박사과정을 마친 뒤에 교수가 돼서 원불교에 대해 강의하거나 박물관에서 일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공부해온 원불교의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고려하고 있는 프레드릭 학우, 그의 앞날이 더욱 기대된다.

김예람 기자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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