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웹진

인물포커스 | 성대사람들

최근 주변을 둘러보면 현실에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많다. 앞으로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무엇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지 막연한 두려움에 떨고 있다. 그런 청춘들을 위해, 이번 인물포커스에서는 제일기획 AE, 최정민 동문(경영 01)을 만나보았다. 그는 우리학교에서 경영학과 신문방송학을 공부하고 2007년부터 제일기획에서 일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디지털 광고 파트에서 일을 하다 다양한 분야를 거쳐 현재는 삼성그룹의 기업 PR 캠페인을 담당하고 있다. 그가 주로 참여했던 프로그램은 열정락서, 삼성 멘토링 등이 있다.

광고 회사의 다양한 직군 중에 저는 AE(Account Executive)라는 포지션에 있어요. 외부적으로는 광고주를 응대하면서 내부적으로는 광고주가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게 조율을 하는 역할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제조 회사에 비유해 보자면 상품 기획과 영업이 합쳐진 역할이라고 볼 수 있을 거예요. AE는 광고회사의 꽃이라고 하는 포지션이에요. 그 이유는 AE가 담당하는 광고주의 프로젝트 성격에 맞춰서 그 광고주에 맞는 팀을 조직 하기 때문이에요. 어떤 일이 주어졌을 때 이번 일은 어떤 것을 담당하는 스태프랑 하면 되겠다는걸 결정하고, 그 스태프들이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야 되는지 가이드를 주고, 그 결과물을 가지고 광고주에게 제안하는 역할을 해요. 실질적으로 매체에 광고가 나가거나 실행되는 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죠.

저도 역시 뭘 해야 할지 전혀 모르던 시절이 있었어요. 한 가지, 반복되고 고정적인 일을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해야 하는 것이 매번 바뀌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성격적인 면에서도 나와 잘 맞는 일을 찾고자 노력했죠. 사실 처음에는 광고를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보다 넓은 개념의 마케팅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학교 다니는 동안 거의 수업을 그쪽 위주로 들었어요. 경영은 마케팅, 신문방송은 광고, PR쪽으로요. 그리고 ‘내가 뭘 좋아하지?’라는 생각을 계속 했어요. 내가 좋아하는 게 있으면 같은 것을 좋아하는 친구들을 만나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광고 관련 연합동아리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거기 들어가서 활동을 하다 보니까 광고 관련 선배들이나 사람들을 많이 알게 됐죠. 그런 경험이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됐어요. 그리고 학교 다닐 때 도서관을 자주 갔어요. 주로 제가 관심 있는 PR이나 마케팅에 관련된 책을 굉장히 많이 읽었죠. 그러한 것도 많이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실제 제품이 있는 경우는 내가 만든 광고나 캠페인 덕분에 제품이 많이 팔렸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낄 거예요. 딱 눈에 보이는 수치가 있죠. 하지만 제가 하고 있는 기업 PR은 수치적인 목표 보다는 자체적인 의미에 더 중점이 있어요. 물건을 파는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이 아닌 기업이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고 도움이 되는 존재라는 것을 알리는 일을 해요. 그러다 보니 실제로 어떤 일을 하든지 다 좋은 캠페인을 하게 돼요. 진정성을 가지고 항상 이야기를 하게 되고. 그래서 뭐든 실행을 하면 다 좋아요. 특히 제가 기획에 참여하고 실행하는 프로젝트에 많은 사람들이 와서 좁은 장소를 가득 메웠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껴요. 많은 사람들이 저희가 준비한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볼 때 굉장한 뿌듯함을 느끼죠. 또 열정락서라는 캠페인을 담당하면서 만난 약 200명 정도의 강연자들이 저의 개인적인 생각에 많은 영향을 줬어요.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지위에 있거나 어떤 업적을 이루신 분들이다 보니 그 분들로부터 배우는 것도 많았고요.

음... 어려운 점은... 하하하 사실 모르겠어요. 어려운 점은 많죠. 제가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이 잘 믿지 않는데 개인적으로 저는 출근길이 즐거워요. 오늘은 어떤 일이 벌어질지가 항상 궁금하죠. 생각해보면 그게 게임하는 거랑 똑같은 것 같아요. 게임이 항상 즐겁지는 않거든요. 승부가 있는 게임이면 져서 열도 받고 레벨을 올리는 게임이면 시간을 투자해서 레벨업도 시켜야 되고. 그런 고난의 과정을 통해서 성장하는 게 게임인데 사실 회사 생활도 똑같아요. 오늘은 어떤 일이 벌어질까, 어제 나를 혼내던 그 사람을 오늘은 어떤 일을 통해서 만족시켜야 되나, 혹은 나를 일적으로 괴롭히던 사람과의 관계는 어떻게 해결해야 될까... 이런 것들이 제가 해결해야 되는 미션이다 보니까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생각하는 모든 것들이 게임 같아요. 사실 저도 일 할 때는 힘들다고 해요. 하지만 해결을 하고 지나고 보면 그 또한 지나가는 것들 중 하나였기 때문에 굉장히 힘들다는 건 없어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일을 하면 어떤 일이라도 힘들기 보다는 즐거울 것 같아요.

어떤 주체를 기준으로 내부적인 동기와 외부적인 동기가 있을 거예요. 어떤 기업이 ‘난 어떤 걸 알리고 싶어,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어.’라고 생각하는 것과 대중들이 ‘나는 저 회사가 어떤 일을 했으면 좋겠어.’라는 것이 분명 다를 거예요. 그 연결고리를 찾아서 잘 이어줄 수 있는 사람이 기업 PR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생각하는 PR의 궁극적인 목표는 기업과 대중이 함께 행복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만족하는 거예요. 어떤 기업이 돈은 많이 벌지만 대중이 그 기업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을 한다면 한 쪽은 만족하지만 한 쪽은 불만족하는 상황이 되어버리죠. 반대로 대중이 그 기업이 정말로 마음에 들어서 그 기업의 물건을 사거나 그 기업이 돈을 많이 버는 데에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죠. 그것이 서로가 만족하는 상태라고 본다면 모두가 행복하고 만족하는 상태로 만들어 주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 아닐까 싶어요. 사회에는 다양한 시선과 다양한 의견이 있기 때문에 모두를 만족시킨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죠. 그 다양한 모두를 만족 시키는 것이 PR을 하는 사람이 가장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적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회사에 일을 해준다.’라는 생각으로 회사를 다니다보면 회사가 없어졌을 때나 그만두게 되었을 때 개인에게 남는 게 없을 거예요. 그래서 저는 회사를 다니는 것을 ‘일을 한다’기보다는 ‘배운다’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배우는 것도 어떤 환경과 기회가 주어져야 할 수 있죠. 그런 의미에서 회사는 항상 과제와 목표, 새로운 환경이 주어지기 때문에 무언가를 배우기에는 가장 좋은 환경이에요. 그래서 출근할 때는 오늘 무슨 일이 벌어질까, 퇴근할 때는 오늘 무엇을 배웠나 이런 생각으로 회사를 다니고 있죠. 이러한 배움을 바탕으로 한 저의 목표는 저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거예요. 지금은 광고 대행사에 있다 보니 ‘고객의 콘텐츠’를 만들어 주는 일을 하고 있어요. 현재 저만의 콘텐츠를 만들고 있지는 않죠. 하지만 나만의 콘텐츠를 어떻게 쌓아서 만들 것인가를 항상 고민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서 열정락서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저는 대한민국 청춘 문제에 답을 줄 수 있는 전문가가 될 수도 있겠죠. 아니면 어떤 기업 PR이라는 일을 담당했던 경험으로 기업 PR전문가가 될 수도 있는 거고요. 이렇게 다양한 배움을 통해 저만의 콘텐츠, 저만의 브랜드를 갖는 게 제 목표입니다.

제가 해 온 일이 아무래도 젊은 청춘들과 관련이 있는 일이다 보니 그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이나 문제에 대해 평소에 관심이 많아요. 저 스스로도 많이 찾아보는 편이기도 하고요. 그렇기에 제가 평소 해왔던 생각을 후배들에게 몇 가지 말해주고 싶어요.

첫 번째로 학교와 사회의 차이를 정확히 인식하는 게 필요해요. 학교는 굉장히 객관적인 사회예요. 공부를 잘하면 좋은 성적을 받고, 좋은 성적은 그 사람에 대한 좋은 평가로 이어지고, 그게 쌓이면 칭찬을 많이 받고 좋은 학교에 진학하고. 그렇게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는 객관적인 시스템이에요. 학교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을 하는 주체이기 때문에 학생은 그 서비스의 수혜자예요. 그런데 사회는 달라요. 대학 졸업을 경계로 지금까지 살아왔던 환경과는 전혀 다른 사회가 있어요. 주관식인거죠. 열심히 한다고 절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어요. 냉혹하다 생각할 수도 있지만 생각해보면 내가 좋아하는 라면을 사는 것과 같은 거예요. 라면을 사러 가면 수많은 라면 중에서 내가 마음에 드는 라면을 고르죠. 라면이 아무리 몸에 좋고 역사가 오래됐다고 해도 내가 마음에 드는 라면을 고르죠. 그 기준은 논리적이기보다는 굉장히 주관적이에요. 마찬가지예요. 나에게 기회를 줄 사람들이 나를 평가하는 기준도 굉장히 주관적이라는 거죠. 그리고 서비스의 수혜자에서 돈을 받고 사회를 위해 일해야 하는 서비스의 제공자가 돼요. 그 두 개의 입장이 전혀 다르다는 걸 미리부터 인식을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학생들이 힘들어 하는 이유가 그동안 속해 있었던 학교의 객관적인 시스템을 사회에 그대로 대입하기 때문이에요. 내가 스펙이 이렇게 많고 이렇게 열심히 했는데 왜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까 라는 질문을 하곤 하죠. 저는 그 물음이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나를 써줄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그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게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본인만의 답을 찾아서 직시 하는 게 중요한 거예요.

두 번째는 맛집을 찾듯이 진로를 탐색해 보는 거예요. 우리는 처음 가는 동네의 맛집에 가기 위해 인터넷에 검색을 하죠. ‘맛집찾기’라는 것은 가보지 못한 곳을 먼저 가본 사람들의 후기를 찾는 거잖아요. 그걸 먹어본 사람들의 간접 경험을 듣고 그걸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하게 되죠. 그런데 의외로 본인이 가보지 못한 진로에 대해서는 찾아보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맛집찾기의 간접경험을 하지 않은 채 그저 돈만, 스펙만 모으고 있는 학생들이 많아요. 그렇게 준비한 사람이 운 좋게 맛집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만족할 수도 있지만 실망하기도 하고 그 음식을 먹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죠. 이러한 어려움이 생기지 않기 위해서 저는 어떤 분야에 대해 진로를 생각하고 있다면 그 분야의 선배들을 최대한 만나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가 가고자 하는 진로에 어떤 종류가 있는지, 어떠한 일을 하는지 실제로 그 일을 해본 사람의 경험을 들어봐야 해요. 그러고 나서 이게 나에게 맞는지 아닌지, 이 분야로 가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준비해야 하는 거죠. 본인이 뭘 좋아하는지 모른다면 좋아하는 걸 찾을 때 까지 계속 시도하세요. 대다수의 대학생들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알지 못해요. 하지만 누구든 그러한 시기가 있었어요. 누구든 자기가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는 걸 알았던 사람은 없었을 거예요. 그렇기에 저 사람이 어떤 활동을 했고, 어떤 스펙을 쌓았다는 것보다는 그 일을 하게 된 계기를 알아보고 그 계기를 체험 해보면서 그 사람과 같은 것을 느끼는지 아니면 다른 것을 느끼는지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한 것 같아요. 끊임없이 자신을 자극시키세요.

마지막으로 젊은 친구들이 자주 물어보는 질문 중 하나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할까, 잘하는 일을 해야 할까’예요. 그런데 저는 그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일이라는 게 정말 모든 걸 다 포기하고 할 수 있을 만큼 좋아하는 건지, 잘하는 일이라는 건 정말 대한민국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잘하는 건지 묻고 싶어요.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은 혼자서 개념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이고 실질적으로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해요.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은 훗날의 자신을 만드는데 바탕이 될 거예요. 때문에 내가 지금 하는 모든 것을 경험이라 생각하고 의미를 찾아가는 게 중요해요. 본인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넓은 세상이 있고 그런 걸 경험함으로써 나중의 본인이 만들어질 거예요. 뭐라도 해보고 여러 번 부딪혀보면서 계속 의미를 찾아가는 시간이 꼭 필요해요. 대학에 다니는 동안 후배들이 그렇게 의미를 찾아가는 활동을 많이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유정수 기자
노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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