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웹진

외국인의 성대생활 | 성대사람들

  일본에서 온 시라나미 치하루(소비자가족학과 13 )는 재작년 우리 학교에 입학했다. 한국 나이로 24살인 그녀는 특히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하나의 뚜렷한 진로는 정하지 못하더라도 다양한 경험 속에서 즐거움과 배울점을 찾으려는 그녀에게 지금까지 겪었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한국에서 그녀는 ‘외국인 학생’이라는 특별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지만, 일본에서 학창시절을 보낼 때에도 남다른 경험을 가지고 있었다. “중학생 때 핸드볼 선수였어요. 중학생으로는 계속 핸드볼을 하면서 보냈습니다. 고등학교도 특별한 곳으로 진학했어요. 보통의 고등학교는 대학교처럼 학과가 따로 없는데 제가 다닌 고등학교는 특이하게 학과가 있었어요. 저는 ‘국제교양학과’에 입학했습니다. 교풍이 아주 자유로웠어요. ‘국제교양학과’라는 특성 때문인지 외국에서 살다온 친구가 반, 나머지 외국 생활 경험이 없는 친구가 반씩 있었는데, 확실히 해외서 살다온 친구들은 외모는 일본인인데도 외국사람처럼 느껴졌어요. 다른 특징들을 가진 게 많았던 거죠. 고등학교 시절이 제게 외국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치하루는 원래 ‘외국’에 흥미가 많았다. “어렸을 때부터 영어권 나라들의 영화를 많이 보고 자랐어요. 자연스럽게 그쪽 나라들의 문화가 알고 싶어졌죠. 영어공부도 많이 했어요. 실제로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나서 미국에 1년 갔다 왔어요. 거기에서 직접 본 미국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그렇다면 치하루가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고등학교 2학년 때 친구가 한국드라마를 추천해줬어요. 지금까지는 문화가 많이 다른 영어권 나라들을 접했다면, 한국은 아주 비슷한 점이 많더라구요. 그 당시에는 그저 ‘아 한국말은 이런 거구나’, ‘귀엽다’ 이런 느낌을 받았어요. 구체적으로 한국의 대학을 고려해본 건 미국에 1년 동안 다녀온 뒤였어요. 고등학교를 1년 더 다녀야 했기 때문이에요. 덩달아 대학교 입시도 늦어졌으니, 진로에 대해 고심했죠. 일본에서 대학을 갈 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원래부터 저는 외국의 문화뿐만 아니라 언어도 관심이 많았어요. 1년 동안 한국에 있는 어학당을 다녀보자고 결심했습니다. 만약 어학당을 다녀보고 환경이 괜찮다면 대학교도 한국에서 다니자고 생각했죠.” 어학당 생활은 어땠을까? “어학당은 이화여대 어학당을 다녔습니다.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시험을 쳐서 1급에서 6급까지 나누고 반에 배정됩니다. 여러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한국어를 배우러 오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재밌었어요!”

  타학교 어학당에 다니면서 대학 진학은 우리 학교로 오게 된 계기가 무엇일까? 최종적으로 한국에서 진학하기로 결심한 건 2012년 여름이었다. “그 때 신청 가능한 대학을 찾아보니 성균관대를 포함해서 4개 학교들이 나왔어요. 그 중에 한 학교는 접수를 늦게 시작해서 우리 학교를 포함해 총 세 군데에 원서를 넣었습니다. 발표가 나기 전에 여러 대학들을 돌아보았는데 그 중에서 여기가 제일 분위기가 좋았다고 느껴졌어요. 나중에 좋은 소식이 가장 먼저 들려온 것도 우리 학교였습니다. 그래서 2013년도에 사회과학계열로 입학하게 된 것이죠”

  지금까지 진학에 관련해서도 고민을 오랫동안 했지만, 전공을 정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사회과학계열 학부제로 입학했기 때문에 1년 동안 전공탐색 시간이 있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경제학과보다 다른 학과들에 더 관심 있었어요. 그 때 꼽았던 전공이 심리학과, 사회학과, 소비자가족학과였어요. 아무래도 대학교에서 학과를 정할 때에는 앞으로 취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따라서 달라지잖아요. 심지어 전 아직 취업을 일본에서 할지 한국에서 할지조차 아직 정하지 못했습니다. 3개 학과를 두고 1년 동안 고민을 많이 하다가 작년에 소비자가족학과를 선택해서 들어가게 되었어요.” 소비자가족학과를 다녀보고 나서 발견한 흥미로운 점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소비자학이랑 가족학 모두 다 재밌어요! 특히 저는 가족이랑 떨어져서 살고 있다보니 가족학을 배우면서 가족생각도 많이 나요. 화목한 가정, 이혼 가족정책 이런 것을 배우다보니 앞으로 취업할 때도 육아복지가 잘 되어있는 기업으로 취직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어요. 인생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되기도 하구요. 소비자학을 배우면서는 ‘아 이런 것이 대학교 공부구나’ 하고 느꼈어요. 열심히 공부하는 선배님들도 많기 때문에 취업 같은 정보교환도 많이 하고 유익한 이야기들도 많이 들어서 아주 좋습니다.”

 그녀에게 한국의 첫인상은 어땠을까? “직접 와서 한국을 느끼기 전에 드라마로 한국을 접했다고 했잖아요. 제가 봤던 드라마는 ‘미남이시네요’와 ‘궁’이었습니다. 특히 궁은 전통문화와 현대문화가 공존하는 특이한 드라마였죠. 이 드라마들을 보기 전까지는 일본의 문화와 전혀 다른 서구의 문화들을 접했는데, 한국은 일본이랑 비슷하면서 틀린 점들이 있는 게 보이니까 되게 신기했어요. 예를 들면, 일본과 한국 모두 젓가락을 사용하지만 일본은 나무젓가락만 쓰는 반면에 한국은 쇠젓가락을 쓴다는 점이에요. 독자적인 문화로만 보자면 우리나라 궁의 색깔이 다채로워서 예쁘다고 생각했어요. 전통혼례의상도 마찬가지에요. 한국을 마냥 외국으로만 봤었는데, 아무래도 가까운 아시아 나라다 보니까 공통점이 눈에 띄는 게 아주 재밌었어요. 드라마를 보게 된 것이 서양쪽에만 있었던 관심을 아시아쪽으로도 가지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그래서 한국 한번 가볼까? 이렇게 생각하게 된 거죠.”

  한국에 왔을 때 문화적 차이로 겪었던 에피소드는 없었을까? “하루는 남대문시장에서 호떡을 먹고 있었는데 먹다보니 꿀을 앞섶에 흘렸어요. 그때 아주머니들이 ‘아이고 이를 어째’하면서 휴지로 거침없이 닦아주셨어요. 그게 되게 인상 깊었어요. 일본에서는 사람과 사람 간의 거리가 좀 있는 편이라 터치는 잘 안하는데 한국에서는 정(情)문화가 있으니까 이런 모습도 있구나하고 생각했어요. 어학당에서도 한국인들 정 많다고 많이 들었었는데 일본이랑 이런 차이가 있더라구요. 또 하나 신기했던 경험은 사람들이 부딪쳐도 딱히 아무 상관 안한다는 거예요. 아까도 말했듯이 일본에서는 사람 간의 터치가 잘 없는 편이라서 부딪치면 많이 신경 쓰이는 데 서울에서는 사람들이 워낙 빨리 걷고 사람 수도 많아서 걷다보면 많이 부딪치게 되는데 다들 신경 쓰지 않고 다니더라구요. 저도 처음에는 부딪쳤을 때는 많이 걱정했는데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게 되었어요.”


  치하루는 지금까지 색다른 경험들을 겪었다. 그것이 아직 진로가 확실히 정해지지 않아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에게 앞으로의 대학생활의 목표를 물어보았다. “아직 저는 진로가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았어요. 그것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겠지만 저는 일단 되도록 대학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요. 지금까지는 동아리 ‘소리사랑’에서 키보드나 작곡을 했었는데 확실히 동아리 활동하면서 얻게 되는 다양한 친구들이 많아요. 이번에도 다양한 한국인 친구들을 만나면서 다른 외국인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싶습니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어학자격증도 따놓아서 나중에 인턴 채용기회가 있을 때 도전하는 것도 제 나중의 목표에요.”

김예람 기자
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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