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웹진

은행나무 아래서 | 지식채널 S

글 : 스포츠과학대학 김태희 교수

나는 스포츠경영학 전공 교수이지만, 스포츠과학분야 교수들이 그러하듯이 실기수업도 겸하고 있다. 지난학기 교양요가 수업에서 나는 학생들의 등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대부분 학생들의 등이 동그랗게... 말려 있었다. ‘책상에만 앉아서 팔을 올리고 공부만 하느라 이렇게 되었나...이대로 가다가는 디스크가 올게 뻔한데...’하는 생각과 함께 짠하면서도 마음 한편이 무거워졌다. 이런 서두를 보고 있는 여러분들은 ‘체형교정에 대한 이야기인가?’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오늘 체형교정이 아니라 우리 학생들의 대학생활문화의 교정, 좀 더 구체적으로는 스포츠문화 교정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 선진국의 대학생들에게 스포츠 활동은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이자 ‘즐기는 것’으로 인생의 일부로 생각된다. 미국의 여러 대학을 방문했지만, 공통적인 것은 대학교정 어디에서든 조깅 하는 학생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스포츠 시설에서는 땀 흘리며 운동하는 학생들이 가득하다. 학생들의 표정은 밝고 학교교정 전체가 살아 있는 듯 활력이 넘친다. 이미 우리 학생들도 해외 대학들에서 스포츠문화가 얼마나 깊게 정착되어 있는지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어떠한가? 간혹 보이는 뛰고 있는 학생은 운동이 아니라 강의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 달리는 학생이고, 미흡한 스포츠시설이지만 그조차도 외국인 유학생들이 대부분 채우고 있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면, ‘구부러진 등으로 축 처진 어깨와 무거운 발걸음으로 뭔가 어두운 기운을 뿜고 다니는 아이들’, 우리 대학교정의 활력은 몇 점이나 될까?

상당수의 우리 학생들은 스포츠 활동에서 얻을 수 있는 즐거움이나 혜택을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으로는 모른다. 제대로 즐겨보지 못했으니 말이다. 나도 알고 있다. 빡빡한 수업 따라가기, 취업준비, 스펙 쌓기 등으로 우리 학생들이 얼마나 바쁘고 힘든지. 하지만 해외 대학의 학생들은 이렇지 않을까? 물론 정도에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스포츠를 즐긴다. 수업이 끝나면 학교 밖으로 나가 노는 우리 학생들과 다르게 그들은 학교 내에서 스포츠로 놀고 즐긴다. 그들은 놀면서 공부할 체력과 정신력을 동시에 기른다. 여기에 친구들과의 우정은 물론, 리더십 향상도 덤으로 따라온다.

지금까지 우리 학생들이 스포츠 활동을 즐기지 않는 것에 대해 너무 학생들을 탓한 듯싶다. 사실 지금의 현실은 학생들만의 잘못이 아니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나를 비롯한 우리 대학의 반성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나는 가끔 교양수업에 들어온 학생들에게 묻곤 한다. ‘요즘 하는 운동은 있니? 어떤 스포츠 활동을 즐겨하니?’라는 나의 질문에 ‘모르겠어요... 그냥... 할 곳도 없고... 비싸고...’ 등등, 물론 여러 스포츠를 즐기는 학생들도 있지만, 대부분 학생들이 그렇지 못하다. 왜 그럴까? 스포츠경영학을 전공한 나의 입장에서는 우리 대학의 스포츠시설과 체육교육 정책을 들고 싶다. 하고 싶어도 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한 우리의 잘못도 크다. 그래서 서두에서 말한 바와 같이 등이 굽은 우리 학생들을 보고 마음 한편이 무거워진 것이다.

몇 년 전 우리대학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고 중국으로 돌아가 본인의 모교에서 교수가 된 중국인 유학생이 있다. 그녀의 대학은 우리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대학이다. 그런데 그 대학에는 운동장 5개, 체육관 3개, 수영장 2개, 그리고 테니스 코트는 너무 많아서 정확히 모르겠다고 했다. 우리 대학의 현실은 어떠한가? 나는 신학기가 시작하기 전날 수성관 농구코트를 대관하겠다고 원하는 날짜를 선점하기 위해 체육관에서 밤샘하는 학생들을 보며 쓴웃음을 지은 적이 있다. 얼마 전 리모델링 한 수성관의 체력단련실을 나오면서 ‘너무 좁아, 답답해, 사용할 만한 게 없네’ 등등 투덜대는 학생들도 보았다.

우리 성균관대학은 작년에 중국의 칭화대학교와 교류협정을 체결했다. 중국 최고의 명문대학이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모교로 유명하다. 하지만 칭화대학교의 모든 학생들이 졸업을 위해서는 수영시험을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는 것을 아는 한국 사람은 별로 없다. 아니 관심 있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해야 할까? 학문적으로 아무리 뛰어난 인재를 배출하더라도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졸업 후 사회에서 진정한 인재로 활동할 수 없다는 것이 그들이 수영시험을 의무로 한 이유이다. 체육활동을 졸업을 위한 필수과목으로 지정한 중국의 대학교는 칭화대학 뿐이 아니다. 베이징대, 인민대, 샤먼대, 화난이공대 등 상당히 많다. 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나를 비롯한 여러 교수님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우리 학생들의 굽은 등과 어깨가 의미하는 무거움을... 하지만 책상에만 앉아서 시간을 보내거나 학교 밖으로만 나가 놀지 말고, 학교 내에서 놀아 보는 것은 어떨까? 딱 한 달만, 아니 열흘이라도 학교교정을 달려보거나 학교에서 운동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시간도 절약되고 세포 하나하나가 활기를 찾아가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대학은 몇 해 전부터 대동제에서 마라톤 ‘킹고RUN’을 개최하고 있다. 이 이벤트에 대해 나는 개인적으로 상당한 감명을 받았다. 우리 대학의 스포츠문화에 대한 관심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아직은 부족한 지원 환경 및 시설이지만, 활기찬 학생들의 에너지와 함께 우리 대학의 스포츠문화를 고양해 나가길 바라본다.

애들아~ 추워지는 날씨이지만, 등을 활짝 펴고 학교에서 달리며 놀아보자~

이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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