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웹진

의학상식 | 지식채널 S

글 : 양광모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본부 교수
비뇨기과전문의, 前청년의사신문 편집국장

많은 흡연자들이 혹 문재인 정부에서 담뱃값 인하를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모양이다. 과거 문대통령이 담뱃값 인하를 언급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와대와 민주당 측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적어도 지금은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 공통적인 입장인 듯하다.

과거 정권에서 담뱃값 인상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서민증세’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인상금 대부분이 세금으로 부과되기 때문인데, 그 세부 내역을 살펴보면 일부만 금연사업 지원에 사용된다. 인상금 대부분은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세금으로 흡수되고 있는 상황인데, 새로 출범한 정부 입장에서는 세수 확보를 위해서라도 포기 못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여러 정치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의학적인 견지에서 보면 담뱃값 인상은 금연에 도움이 된다는, 보기에 따라서는 다소 구차해 보이는 변명을 하고자 한다. 물론 이렇게 욕먹을 각오를 하고 글을 쓰는 이유는, 필자가 금연운동협의회 소속된 의사이기 때문이기도 한 것을 미리 밝혀두는 바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글이 금연운동협의회의 공식 입장은 아니며 필자 개인의 입장이란 점도 분명히 한다.

담뱃값 인상에 찬성했던 금연운동협의회 뿐 아니라, 국제보건기구 WHO 역시 담뱃값 인상을 금연운동의 핵심으로 거론하고 있다. 과거 우리의 담뱃값은 2,500원으로 선진국의 평균 담뱃값의 절반도 채 안됐다. 4,500원으로 인상된 지금도 사실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담배 판매량을 들어 금연효과가 미미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담배 판매량은 2014년 43억 6,000만 갑에서 2015년 33억 3,000만 갑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2016년에는 36억 6,000만 갑으로 늘었고 올해도 좀 더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세심하게 보면 두 가지 측면에서 예측과 다를 것으로 필자는 보고 있다. 첫째,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청소년 흡연률은 이미 최근 10년 내에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담뱃값 인상으로 경제력 없는 청소년들의 흡연률이 낮아졌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청소년들의 흡연률을 줄이는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전체 인구의 흡연률을 낮추는 데 매우 중요한 요인이다.

둘째, 담뱃갑에 혐오스러운 폐암사진이나 부식된 치아사진 등을 부착하는 이차적인 예방 금연 캠페인을 개시한 상태다. 그렇기에 이미 상당량 담배 판매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일시적 반등을 보인 2016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해서 담뱃값 인상을 무조건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보건학적으로 봤을 때 옳다는 것뿐이다. 다만, 원치 않게(?) 늘어난 세수를 금연을 돕는 방안을 만드는 데 사용해야 국민들의 박수를 받을 수 있을 터인데 많이 아쉬울 따름이다. 지금까지 걷힌 세수는 2014년 7조 원, 2015년 10조 5,000억 원, 2016년 12조 4,000억 원으로 매년 늘었다.

금연을 해야 하는 이유는 너무나도 많다. 발암물질이 수천가지나 된다는 틀에 박힌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흡연으로 인한 직간접적인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오죽하면 우리의 건강보험공단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했겠나. 연구에 따르면 흡연자는 후두암과 폐암 등 35개 질환에 걸릴 위험이 2.9~6.5배 증가한다. 당연히 질환으로 입원했으니 세금과 같은 건강보험 진료비가 1조 7,000억 원 정도 지출이 된 것으로 보고 됐다.

요즘 편의점의 인기 상품이 담배 케이스라고 한다. 폐암 등 혐오사진이 보이지 않게 가리기 위해서라는데, 그렇게까지 스트레스 받으면서 흡연을 하느니, 조금 귀찮더라도 금연클리닉에 방문해서 상담을 받아보자. 흡연이 중독이라 끊기 쉽지 않다고 미리 체념할 필요는 없다. 필자도 의사로서 부끄럽지만 15년 흡연을 하다가 약물의 도움을 받고 금연을 시작했다. 요즘은 동네 보건소에 가면 무료로 진단과 일부 약을 지원해준다.

금연은 약간의 의지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당부하고 싶다. 흡연하는 여러분, 당신을 위해서 금연클리닉을 꼭 한번 방문하기를 바란다.

김규현 기자

기사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