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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아래서 | 지식채널 S


글 : 우한민 식품생명공학과 교수

전통 막걸리나 와인의 맛을 보면 미생물의 오묘함을 알 수 있다. 미생물이 발효를 통해서 다양한 맛과 향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현재는 바이오화학공장이라 불리는 미생물을 이용하여 발효식품, 향미증진제(MSG; 모노소디움 글루탐산), 가축사료용 필수아미노산을 공업적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플라스틱과 바이오연료도 생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화학공정에서 화학제품을 생산하기 위해서 화학공장의 설계도와 화학반응식, 그리고 수학계산이 필요하듯 미생물공장의 개발을 위해서는 공학적 기술과 더불어 생물학적 기술의 융합이 필수적 과제다.

<수학 마니아가 생화학을 배우다>

고등학교 시절 필자는 수학을 좋아하는 학생이었다. 해답을 찾아가는 논리적 과정과 다양한 방식을 이용하여 해답을 찾는 과정이 좋았다. 화학도 싫지 않은 탓에 화학공학과로 진학했다. 화학공학과는 화학물질을 다루는 공학이라 수학이 필수적이다. 대학 시절, 고급미적분학, 공업수학을 수학했다. 화학공학은 또한 시스템을 공부하는 학문이다. 따라서 전체 프로세스를 디자인하고 계산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했다. 화학공학의 범주 아래에 생물화학공학이라는 세부 범주가 있다. 생물반응기를 설계하고 공정시스템을 공부하는 학문이다. 필자는 그 과목을 수학하게 되었고, 이후 미생물 자체에 매료되었다. 만약 미생물 자체가 하나의 공장이라면, 어떤 시스템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고, 미생물 자체를 설계하고 싶다는 포부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수학 마니아이었던 나는 미생물 공학의 가장 중요한 생화학을 배우기 시작했고, 수학, 생화학, 미생물학을 융합하는 미생물공학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다.

<미생물바이오공장을 이용한 지속가능한 식의약품, 바이오연료 및 바이오화학제품 생산>

화석 연료 사용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 및 환경 오염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환경 친화적 바이오연료 및 화학제품의 생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지속가능한 화학제품 생산기술개발에 많은 연구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 필자가 속한 생명공학분야에서는 바이오매스를 통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

바이오매스(주성분 포도당 등)는 주로 미생물의 영영성분이며, 미생물 대사과정(발효)을 거치면서, 유기산 등과 같은 발효산물을 생산한다. 하지만, 야생에서 얻은 미생물들은 차세대 바이오연료나 화학제품의 전구체 (플라스틱의 단량체) 및 새로운 맛을 직접 생산할 수 없다. 따라서 미생물공학자는 대사공학 기술을 이용하여, 인공적으로 미생물을 개량하여 바이오연료나 화학제품의 전구체/식품/화장품원료를 생산할 수 있다.

대사공학은 사람에게 필요한 화학물질을 생산하기위해서 미생물이 가지고 있는 생화학반응경로 (Metabolic pathway)를 조작하여 미생물이 호흡을 하면서, 영양분을 분해하고 필요한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미생물학, 유전공학, 유전자 재조합기술, 분자생물학, 화학공학 등 여러 학문의 융합기술을 도입하여 미생물이 원래 갖고 있던 대사회로의 탄소흐름을 증폭하고, 제거, 변형하여 새로운 대사흐름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대사공학의 기법을 이용하여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특히, 차세대 바이오화학제품(지속가능한 식품 및 화장품 원료 등)를 생산하는, 인공적으로 타겟화합물를 생산하는 미생물을 이용한 통합적인 생물학적 공정을 일컬어 미생물바이오공장이라 부른다 (위 그림참고). 따라서 미생물바이오공장의 핵심은 인공미생물의 개발이다.

최근에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줄이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광합성 미생물을 직접 개량하여 빛과 이산화탄소만 이용하여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최신 미생물공학 기술을 통하여 미생물공학자는 석유기반 화학 산업 및 소비위주의 식품산업을 지속가능한 바이오 중심의 사회로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4차산업혁명을 위한 미래의 기술을 내손으로>

4차산업혁명은 ‘스스로 생각하는 자동화’로 필자는 쉽게 이해하고 있다. 생물공학분야에서는 스마트한 미생물공장(인공미생물)을 디자인하고 개발하는 것이 4차산업혁명의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4차산업혁명(지능정보화사회)에서의 창의적 미생물공학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공학기술과 생물학기술을 두루두루 공부해야한다. 즉, 미생물에 대한 관심은 필수적이며, 미생물을 공학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공학적 지식(단위조작, 물질수지 등)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 글로벌 경제에 대한 이해와 법률적 지식도 필요할 것이다. 지속가능한 사회의 성장을 위한 생명공학이 필요로 하는 한 미생물공학자의 미래는 밝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미(微)물인 미생물에 대한 애정이 아닐까? 필자는 생각한다.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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