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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아래서 | 지식채널 S

글 : 김학균 글로벌경영학과 교수

얼마 전, 외국계 금융회사의 임원을 모셔서 특강을 진행한 적이 있었다. 주제는 외국에 나가 근무하는 것과 관련한, 혹은 외국계 금융회사에서 근무하는 데에 있어서의 유용한 조언이었다. 강의가 진행되면서, 청중인 학생들과 강사 사이에 존재하는 묘한 간극. 바로, 나름 성공한 커리어를 가지고 있는 그 발표자는 어느 기업에 들어간 ‘이후’의 활동을 염두에 두고 강의를 진행하고 있었고, 학생들은 당장 어떻게 해야 그러한 회사에 취업이나 되는지에 더 관심이 있었던 것이다. 이만큼, 요즘 학생들이 경험하고 있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고, 그래서인지 웃고 즐거워야 하는 학창생활이 고되고 다소 우울하기까지 한 시기가 되어 버렸다.

마치 좀처럼 완성해내기 힘든 큰 과제물을 받아 들고 이를 어떻게 풀어야 하나 학창시절 내내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요즈음의 하늘은 참 푸르다. 잔인한 것일까, 아니면 힘이 되는 것일까?

지난 주에, 학생들의 졸업사진 촬영이 있었다. 졸업도 취업이 되어야 하는 것이라 그런지, 촬영에 몇 명 밖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들의 웃는 얼굴이 보기 좋았다. 2001년 한 학술지에 소개된 한 연구 중에, 사진에 나타난 사람의 미소만 보고도 30년 후 그들의 삶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사람의 감정에 대해 연구해온 미국 버클리 대학교의 켈트너란 교수는 1958년과 1960년도에 발행된 한 여대의 졸업사진에 나타난 사람들의 얼굴을 분석하여, 그 사진 속에 나타난 웃음의 진정성과 삶의 행복이나 성취 간의 관계를 알아본 것이었다. 결과는 놀랍게도 졸업사진첩에 환한 미소를 보인 사람들일수록 30년에 걸친 일상생활에서 좌절이나 불안, 두려움 등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덜 경험하더라는 것이다. 이들은 보다 안정적인 결혼생활과 원만한 대인 관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또한, 학창시절 밝은 얼굴을 보인 사람이 본인이나 남이 평가하는 경쟁력 부분에 있어서도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왜 30년 전의 웃는 얼굴이 30년 후 인생의 결과를 다르게 할 수 있었을까? 따뜻한 미소는 타인으로부터 호감을 얻게 했을 것이며, 이러한 호감은 대인관계를 원만하게 하고, 사람들을 자기 편으로 만들 수 있게 한 원인일 것이다. 또한, 미소 속에 담겨진 긍정적인 사고는 실패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고, 목표나 희망을 위해 계속 전진하게끔 하는 자신에게의 용기와 격려였을 것이다.

우리 학생들이 처한 현실은 학생들로 하여금 활짝 웃게 만드는 그런 기회를 많이 주지는 않는다. 학비 마련은 고사하고 생활비 마련도 힘든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도 많을 것이고, 혼밥이나 혼술이 많다는 것도 어울리며 웃을 수 있는 기회가 줄었음을 의미할 것이다. 취업의 벽 또한 높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웃을거리가 많다. 지나가는 어린 아이의 얼굴도 우리를 웃게할 수 있으며, 지난 달 누군가가 말해준 실없는 농담도 우리를 웃게 할 수 있다. 또 팀프로젝트를 하면서 나는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말해내는 내 팀멤버의 존재도 마찬가지다. 무엇이든 긍정적으로 바라볼 준비가 되어 있으면, 긍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것이며, 그러한 사고와 자세가 우리를 더 큰 미소와 웃음으로 안내할 수 있다.

우리 얼굴에 나타나는 표정이나 감정은 주변 환경이나 타인에 대한 우리의 반응이다. 하지만, 그 반응이 우리가 절대 조절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즉,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바라보는지에 따라, 우리 얼굴에 환한 미소로 나타날 수도 있고, 혹은 썩소가 될 수도 있다. 우리가 미소를 보일지 썩소를 보일지 결정할 수 있다는 이 말은, 앞서 소개한 연구결과와 연관시켜 보면, 앞으로 우리가 경험할 우리의 인생도 결국은 우리가 결정지을 수 있다는 것과도 같다.

나의 학창 시절, 사람들이 증명사진을 찍는 전형적인 방식은 무표정이었다. 내 중학교 학생증의 사진도 그랬고, 내 맨 처음 주민등록증 사진 또한 그랬다. 그런데 나의 대학교 졸업사진에는 미소가 보인다. 그 졸업사진 속의 나와 지금의 내 모습이 너무나도 다르다는 점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으나, 그 사진에 미소가 보이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어쩌면, 나의 현재의 모습이 그나마 그 웃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일까?

학생들이 지난 주에 찍은 사진이 어떤 것이었을지 궁금해진다. 또 앞으로 우리 학생들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찍게 될 많은 ‘사진’들이 기대된다. 앞으로 우리 학생들 얼굴에 더 많은 웃음이 보이고, 그러한 웃음이 학생들의 앞날에도 큰 힘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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