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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아래서 | 지식채널 S

글 : 박성하 물리학과 교수

20세기가 막 시작될 즈음 물리학자들은 물리학의 대부분이 완성되었다고 여겼다. 뉴턴을 중심으로 한 고전역학과 맥스웰에 의한 전자기파의 원리를 규명한 전자기학, 그리고 이 두 학문을 필두로 당대에 활발히 연구되었던 열역학, 광학, 유체역학 등의 학문분야에서 대부분의 물리적 현상은 설명이 가능한 것처럼 보였다. 이후 물리학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좀 더 정교한 실험 장치를 고안하고, 이를 이용한 좀 더 정확한 물리상수를 실험적으로 구하는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팽배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과는 달리, 1900년 이후 100여 년 동안 물리학에서는 신 르네상스의 시기라 할 만큼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시공의 재해석을 다룬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시작으로, 극미 아원자의 운동과 에너지를 연구하는 양자역학과 소립자물리학, 실험대상의 크기로는 최대가 될 만한 우주론, 더 나아가 응용물리학으로 대변되는 고체물리학, 나노물리학, 분자물리학 등 자연을 해석하는 물리학은 더욱 정교해지고 세분화 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 100여 년 간 성취한 물리학적 발전은 이전 1900년 동안의 발전보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훨씬 풍요로워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자연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깊어질수록 오히려 더 많은 자연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의 발전은 과학기술이 지적인 영역뿐 만이 아니라 사유의 영역에서도 우리 인간을 초월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어린 시선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기계와 인간과의 경쟁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삶에 여유로움과 풍요로움을 가져다 줄 것을 우리는 기대하며 오늘도 강의실에서, 연구실에서 밤을 밝히고 있다.

미래학자인 커즈와일은 그의 책 “특이점이 온다”에서 유전공학, 나노기술, 인공지능의 혁명적인 발달로 인간과 기계가 하나가 되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인간의 사이보그화, 가상세계의 현실화, 노화와 질병의 해소, 환경오염 제거, 기아 및 가난의 해소, 혈관사이를 유영하는 의학용 나노로봇, 가상현실에서 이루어지는 일상생활, 뇌의 정보가 컴퓨터로 이동함으로써 얻는 영생의 삶 등 공상과학 속에서나 나올 법한 얘기들이 과학기술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흥미진진하게 서술되고 있다.

더 나아가 평행우주론으로 잘 알려진 뉴욕 시립대학교 물리학과 카쿠 교수는 해박한 지식을 기반으로 그의 책 “불가능은 없다”에서 투명인간, 순간이동, 우주횡단, 시간여행 등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물리적 현상들이 과학적 지식의 축척을 통하여 미래 어느 쯤에는 가능하리라 역설하고 있다.

과학기술자들이 예견하는 놀라운 상상들이 가까운 미래에 실현이 되기 위해서는, 교과서적인 지식습득 뿐만 아니라,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상상력과 자연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애정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갈 우리 학생들이 호기심과 경외감으로 자연을 마주하고, 풍요로운 미래세계를 그리며, 즐겁게 강의실과 실험실에서 학업과 연구에 전념하길 부탁드리고 싶다. 각자 맡은바 본분에 최선을 다 하는 것이 인류에 공헌하고 인류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이라 믿는다.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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