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웹진

이 한권의 책 | 지식채널 S

"모든 날이 소중하다.”는 대니 그레고리의 첫 일러스트 에세이다. 그는 영국에서 태어나 호주, 파키스탄 등 여러 나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열세 살 때 뉴욕에 정착한 뉴요커이다. 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하고 20년 간 광고업에 종사했지만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업계 종사자들과 사뭇 다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당신이 다시 꿈에 다가설 수 있도록 돕고 싶다. 그게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누구나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노래를 부르고 지금보다 훨씬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걸 일깨워 주고 싶다. 그건 돈이나 시간과는 관계가 없다. 지금까지 뭘 하고 살았든, 주변에서 무슨 소리를 들었든, 지금 어디에 살고 있든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다.”

그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라고 첫 마디를 떼며 자신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덥고 바쁜 아침, 패티(대니의 아내)는 아들을 베이비 시터에게 맡겨 두고 지하철역으로 갔다. 전철을 기다리던 도중 그녀는 플랫폼에서 떨어졌고 하필이면 그때 역으로 들어오던 9번 열차가 그녀를 치었다. 결국 열차 세 칸이 그녀의 몸 위로 지나갔고 그녀는 허리 아래가 마비되었다. 대니는 마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하듯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패티는 재활치료를 마치고 어린 아이처럼 식사 준비, 옷 입기 등을 하나씩 새로 배운다. 아내가 점차 자신을 찾아가는 동안 작가는 여전히 혼란스러워 한다. 그러던 중, 대니는 소파에 앉아 있는 아내를 그리다 새로운 기분을 느낀다. 이렇게 그는 스쳐 지나가기 쉬운 일상의 모습과 뉴욕 곳곳을 그리면서 우울 속으로부터 자신을 일으켜 세우기 시작한다.

“모든 날이 소중하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진심으로. 하지만 그것을 깨닫기 위해 때로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그림 그리기는 이런 나에게 정말 큰 도움을 준다.”

그래서 이 책은 대니의 그림과 메모로 가득 차 있다. 그의 다른 저서인 “예술가의 작업노트”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그림 옆에 글을 써놓기를 좋아한다. 시계탑을 그린 뒤 좋은 글귀를 적어두기도 하고 아들이 자는 모습 옆에 자신이 그림을 그리는 장소 등을 써놓는 식이다. 런던 여행을 하며 보았던 빅벤, 템즈강변, 웰링턴 아치, 근위병들을 그린 그림도 있다. 주변의 일상을 관찰하면서 작가는 자신을 돌아본다. 작가가 뉴욕의 한 공원에서 나뭇잎을 그리며 “그림을 그리면서부터 비로소 대상을 인식하게 되었다.” 라고 말한 것처럼 스스로를 자각하게 된 것이다.

그의 자유롭고 다양한 일러스트와 우리의 일상처럼 친근한 그의 하루 덕분에 이 책은 쉽게 읽을 수 있다. 하지만 대니가 써 내려간 그의 평범한 일상은 독자들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도록 만든다. 하루 하루 지나가는 일상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책을 읽고 대니의 그림에 관심이 생긴다면 작가의 다른 책인 “창작 면허 프로젝트”를, 다른 작가들의 일러스트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예술가의 작업노트”를 추천한다.

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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