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웹진

의학상식 | 지식채널 S

글 : 양광모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본부 교수
비뇨기과전문의, 前청년의사신문 편집국장


화창한 계절이다. 주말이면 가족들과 함께 여행가는 인파로 고속도로가 마비된다는 뉴스가 낯설지 않다. 아마 여러분들도 가족들과 함께 외출 또는 여행을 생각하는 분들도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나이 드신 부모님들은 나가는 것을 싫어하실 수(?)도 있다. 지금부터 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라.

50대를 넘기 시작하면 중년 남성들의 절반은 전립선비대증을 앓게 된다. 전립선은 방광 밑에 붙어 있는 기관으로, 젊었을 때는 밤톨(20g) 크기이다. 여성에게는 없는 장기로 남자의 정액 성분을 만든다. 이 전립선이 남성호르몬을 먹으면서 점차 자라 그 안을 지나는 요도를 누르게 되는 것이 전립선비대다.

증상은 경우에 따라 다르다. 운이 좋으면 비교적 경미할 수도 있고, 심할 경우엔 소변 줄기가 힘없이 흐르기도 하며, 감기약 또는 술 한 잔에 아예 안 나오는 요폐색 현상까지 겪는다.

그런데 그게 외출하는 것과 무슨 상관이냐고? 상관이 있다. 이렇게 전립선비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치료받지 않는 분들은 외출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농담이 아니다. 전립선비대증을 앓다보면 방광의 소변을 다 배출하지 못하고 소변을 남기게 된다. 그러다보니 소변을 자주 볼 수밖에 없다. 심할 경우에는 1시간도 채 참지 못한다.

게다가 이런 환자들은 방광이 굉장히 예민해져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소위 말하는 과민성방광이다. 소변이 어느 정도 차면 미칠 듯한 요의가 느껴지는데, 소변은 조금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보니 자주 볼 수밖에 없다. 심한 경우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차 넘치는 일류성 요실금이 생기기도 한다.

여성도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소변이 나오는 요실금으로 고통을 받는다. 요실금을 앓는 경우에는 여벌의 속옷이나 성인용 기저귀를 사용해야만 한다. 이 때문에 외출을 꺼리는 환자들이 생길 정도다. 워낙 요실금을 앓는 여성들의 수가 많아, 이 질환을 사회적 암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과거에는 이런 배뇨장애들을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당연한 노화 증상’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그 원인이 밝혀지고 치료가 가능해지고 있다. 남성의 전립선 비대증은 약물로 충분히 조절할 수 있다. 조금 더 심할 경우에는 내시경으로 절제하는 수술을 받거나 개복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중년 여성들의 요실금도 치료가 가능해졌다. 가장 많은 요실금의 원인인 복압성 요실금의 경우 아주 간단한 수술로 문제가 해결 가능하다. 드물게 합병증으로 소변이 잘 안 나올 수 있으나 그런 경우에도 삽입한 인공테이프를 조절하거나 아예 제거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절박성 요실금 역시 약물로 조절이 가능하다.

하지만 원인을 확실히 알아야만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다. 단순히 요실금이라고 해서 다 같은 치료를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소변이 잘 안 나온다고 해서 같은 약을 써서도 안 된다.

예를 들어, 복압성 요실금은 수술로 치료할 수 있지만 절박성 요실금(과민성방광)의 경우 약물로 치료해야 한다. 또 소변이 잘 안 나오는 질병으로 전립선비대도 있지만, 급성신부전의 경우도 소변이 만들어지지 않는 병이다. 각각 원인에 따라 치료제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다행히 의학의 발전으로 이런 배뇨장애를 비교적 쉽게 치료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질병’이란 인식을 못하는 분들이 있어 안타깝다. 특히 나이 많으신 할아버지나 할머니 세대에는 자연스러운 노화란 인식이 더 심하다. 혹시 여러분 부모님이나 조부모님들이 외출과 여행을 피한다면, 배뇨장애 때문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살펴보자.

김규현 기자

기사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