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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상식 | 지식채널 S

글 : 양광모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본부 교수
비뇨기과전문의, 前청년의사신문 편집국장

끝나지 않을 것처럼 느껴졌던 겨울이 가고, 완연한 봄이 돌아왔다. 하지만 곳곳에 아름답게 핀 꽃이 반갑지만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죽을(?)병은 아니지만, 삶의 질을 굉장히 나쁘게 만든다. 코가 막혀 입으로 숨을 쉬어야하는 불편감 뿐만 아니라 목소리도 코맹맹이, 전문용어로 폐쇄성 비음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재채기와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필자가 방송에서 만난 유명 트로트 가수 A씨와 가수 B씨 등은 이 알레르기 비염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었다. 가수뿐 아니라 아나운서 C씨 역시, 알레르기 비염 관리로 고민을 하고 있기도 했다.

21세기 의학발달로 ‘알레르기’ 하나 못 고치느냐고 물을 수도 있다. 근본적인 치료에 있어서는 놀랍게도 그렇다. 물론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약은 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포털 등에 ‘알레르기 비염’이라고 검색하면 마치 손쉽게 고칠 수 있는 것처럼 광고하는 병의원들도 있다. 하지만 ‘알레르기 비염, 한방에 날려 보냅니다’나 ‘체질 개선으로 근본적인 치료’ 등을 내세우는 것은 허위과장 광고에 해당한다.

알레르기는 면역체계와 관계가 있다. 알레르기(allergy)란 내 몸의 물질과 다른 물질에 대한 면역반응, 더 정확히는 항원항체반응으로 급격하게 생기는 변화를 뜻한다. 이때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을 항원이라고 하고, 특히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항원을 알레르겐(allergen)이라고 부른다. 알레르기 비염에 있어서 대표적인 알레르겐은 꽃가루,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 애완동물의 털 등이 있다.

문제는 자신이 알레르기 비염인 줄 모르고 있는 환자들도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콧물이 나고, 간간히 재채기를 한다고 생각해서 단순하게 감기로 오인하기도 한다. 그러나 감기와 알레르기 비염은 몇 가지 구별점이 있다.

첫째, 증상발현이 다르다.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 계절과 함께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감기는 시기와 관계없이 걸린다. 감기인 경우 10일 이내에 시작되고 자연히 좋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둘째, 알레르기 비염에서는 목 아픔, 발열과 전신의 근육통 등은 없다. 이런 증상이 있을 경우 감기 또는 독감을 의심해봐야 한다.

셋째, 장소를 옮길 경우 알레르기 비염은 증상이 호전되기도 한다. 면역반응을 유발하는 항원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한적한 시골로 이사한 후 알레르기 비염이 치료됐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에 반해,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 질환은 장소를 옮긴다고 증상이 없어지지 않는다.

알레르기 비염의 근본적인 치료는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항원에서 멀어지는 것, 일종의 회피요법이 답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가까운 이비인후과에서 피부반응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항원을 피할 수 없을 경우에는 항히스타민이라는 약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항히스타민은 항원이 몸에 들어왔을 때 나오는 히스타민이라는 성분을 억제하는 약으로 알레르기 반응을 경감시켜준다. 다만 약 종류에 따라서 부작용으로 졸음이 올 수도 있다. 최근에 나온 항히스타민제는, 비용은 조금 더 나가지만, 졸음 부작용을 줄였다. 그 외에도 면역반응을 줄여주는 약들을 사용할 수 있다.

뿌리는 즉시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스프레이형 비충혈완화제는 장기간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이 약은 처방 없이도 약국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1주일 이상 사용할 경우에는 약효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약물성 비염’이라는 진단명을 추가로 얻을 수도 있다. 아나운서 C씨가 여기에 해당되었다. 그는 폐쇄성 비음을 완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스프레이형 비충혈완화제를 사용하다가 약물성 비염에 걸렸었다. 뒤늦게 필자의 권고에 따라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고 제대로 치료받았다.

알레르기 비염 증상에 도움이 되는 방법들이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는 비강세척이다. 근본적인 치료는 되지 않지만, 알레르기 비염이 부비동염 등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가수 A씨와 B씨는 이 비강세척으로 증상 악화를 막았을 뿐 아니라 상쾌함도 얻었다고 한다. 두 번째는 마스크 착용이다. 꽃가루 등 외부에 알레르겐이 있을 경우 마스크는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외출 후 옷을 터는 것도 좋은 습관이 될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이 의심될 경우 가까운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제대로 진단받는 것을 권한다. 앞으로 알레르기 비염에 대해 바로 알고 제대로 대처해, 화창한 봄 날씨를 모두가 반갑게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

김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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