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웹진

은행나무 아래서 | 지식채널 S

글 : 이재환 식품생명공학과 교수

내가 살아오며 느낀 것을 풀어내는 것이 대학생 제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듯해서 개인적 경험을 위주로 ‘Irreplaceable’과 ‘어떻게 살것인가?’ 2가지 주제로 글을 쓰려고 한다.

대학생들과 상담 시 미국 팝송 한곡을 소개 하곤 한다. 바로 미국 여성 가수인 비욘세(Beyonce)의 ‘Irreplaceable’이다. 노래 가사의 내용은 여성이 바람난 남자 친구를 집 밖으로 쫓아내는 것이다. 노래 가사 중, ‘You’re irreplaceable.’이란 표현이 박사과정 중에 인상깊게 들었던 말과 너무도 일치하여 이 노래가 마음에 남게 되었다. 직역을 하면 ‘당신은 대체할 수 없다’이다. 노래가사 중에서는 여자에게 쫓겨나는 남자가 ‘난 대체가능하지 않아’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 한데 여자가 말하길 ‘당신 같은 남자는 당장 구할 수 있어. 실은 그는 곧 여기로 와’라고 맞받아친다.

왜 이 가사가 마음에 남았을까? 미국에서 박사 과정에 있을 때 중국 출신 교수님과 이런 저런 대화를 할 기회가 있었다. 새로운 비열처리(non-thermal processing)를 통한 살균기법을 실용화 하여 학과에서 가장 연구비가 많았고 지도 학생들로부터도 학문적으로 존경받고 인간적인 신뢰가 높은 분이었다. 그분께서 모든 사람은 ‘replaceable’하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심지어 자신도 ‘replaceable’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 교수님은 몇 년 후 학교를 떠나 다른 연구기관으로 이직을 하셨다. 미국인이라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생활 문화겠지만 유교적 인본사상을 교육받고 자란 나에게는 일종의 문화적 충격이었다. 16년이 지난 지금도 잊지 않고 학생들과의 상담에 이 노래와 사연을 꺼내곤 한다.

대학 및 대학원 생활은 ‘Irreplaceable’한 가치를 증가시킬 수 있는, 공식적으로 학생들에게 주어지고 인정되는 기간이다. 졸업하고 추가적인 ‘Irreplaceable’한 능력을 쌓으려면 학창시절보다 몇 배의 시간과 노력, 그리고 경제적인 부담이 요구된다. 학생들은 이러한 가치를 스펙이란 용어로 생각하는 듯 하다. 스펙(specification)을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정의를 알아보니 ‘직장을 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학력․학점․토익 점수 따위를 합한 것을 이르는 말.’로 되어 있다. 스펙과 ‘Irreplaceable’한 가치는 동일한 듯 하지만 사실 미묘한 차이가 있다.

많은 학생들은 거의 유사한 과정을 거쳐 서로 유사한 ‘스펙’을 쌓고 있다. 방학을 앞둔 학생들과 상담해 보면 방학 중 어학 및 컴퓨터 학원 수강, 아르바이트, 여행 등 거의 동일한 일을 계획하고 있다. (물론 방학 전에 세운 계획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은 또 다른 일이지만...). 사실 이글을 작성하는 본인도 학부 재학 시 방학 중 계획한 일은 지금의 학생들과 거의 대동소이 했다. 거의 30여년이 지났건만 하고자 하는 일이 거의 유사하다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차별성이 별로 없다는 뜻이다. 남들과 차별화 되지 않은 경험과 스펙은 ‘Irreplaceable’한 가치를 증가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차별이 없는 스펙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 대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이 오히려 삶을 살아 가는 데 더 도움이 된다.

‘Irreplaceable’한 가치는 ‘Uniqueness'라는 가치와 유사하다. 부디 학생들은 자신이 가고 자 하는 길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경험과 지혜를 찾고 쌓는 데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경주 하기 바란다.

요즘 학생들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 지 무엇을 하며 삶을 영위하고 싶은 지 생각이 너무나 많은 듯 하다. ‘어떻게 살고 싶니?‘라는 질문에 머뭇거리는 학생들 또한 많다. 구체적으로 ’이런 일을 직업으로 하고 살겠습니다.‘라는 대답을 기대하고 이 질문을 하지는 않는다. 학과의 특성이 다른 만큼 졸업 후 진로 역시 천차만별이다. 일부 학과는 졸업 후 진로가 입학과 동시에 거의 결정되는 일이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학문분야는 학부 졸업 후 다양한 진로가 놓여 있어 오히려 많은 가능성 때문에 선뜻 대답을 못하는 듯 하다. ‘어떻게 살고 싶니?‘라는 질문의 의도는 어떤 직업군을 갖고자 하는 것을 묻는 것이 아니라 그런 삶을 통해 어떤 가치를 구현하고 자 하는 것을 묻는 것이다. 수많은 직업군이 있어 구체적으로 ‘이 길을 가라’, ‘이 직업을 선택하라’는 말은 할 수 없다. 하지만 ‘어떻게 살것인가?’ 혹은 ‘무엇을 하면서 살고 싶은가?’에 대한 자기 나름대로의 생각은 대학생 기간 동안에 구체화 했으면 한다.

먼저 자신을 위해 살아야 한다. 자신이 좋아하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할 때 우리는 행복감을 느낀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타인에게도 좋아야 한다. 자신만을 위해 사는 삶은 너무나 안타까운 삶이다. 자신의 행동이 대다수 사람들에게 해를 입히는 결과를 유도하게 된다면 그 행동은 결코 긍정적이라 말 할 수 없다. 우리의 행동은 무의식 중에 타인에게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타인에게 많은 도움이 되려면 타인이 갖지 못한 ‘Irreplaceable'한 능력을 갖춰야 하고 그럴수록 파급도와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럼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Irreplaceable’한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까? 전문가가 되자. 어떻게 하면 전문가가 될까? 바로 끝까지 놓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같은 길을 떠나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중도에 포기하게 된다. 끝까지 해 보자. 그럼 스스로 그리고 주위 사람으로부터 전문가로 인정받게 된다. 이 글을 작성하는 본인도 하나의 주제를 갖고 15년의 시간을 꾸준히 연구한 결과 지방산화 분야의 전문가가 되었다.

이제 글을 마무리 하려 한다. 대학생활은 자기 자신이 좋아하고 행복한 일을 찾는 과정이다. ‘Irreplaceable’한 가치를 갖고 자 한다면 꾸준히, 끝까지 노력하자. 그럼 어느 순간 당신은 당신이 얻고자 하는 것에 가까이 있음을 알아차릴 것이다. 삶은 그런 것이다.

김규현 기자

기사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