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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아래서 | 지식채널 S

글 : 김용석 기업지원거점 센터장. 정보통신대학 교수

학생들 취업지도를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나의 대학생활에 비하면 요즈음 학생들은 정말 열심이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이 있다. 무조건 열심히 취업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제대로 해야 한다. 예를 들면 학교성적은 잘 받을수록 좋지만, 고학점만을 목표로 하지는 말라. 면접에서 좋은 학점은 능력의 평가기준이 아니라 성실한 학창생활을 보냈다는 정도로 이해한다. 단순 아르바이트 보다는 학교 교과목에서의 실습과목 이나 기업인턴을 통해서 실무경험을 쌓는 것이 더욱 중요 하다. 형식적인 스펙의 나열 보다는 실질적인 능력으로 승부해야 한다.

우리학생들이 잘못 알고 있는 두 가지를 지적 하고자 한다.

▶ 학점은 능력의 척도이다

고교와 대학의 큰 차이는 대학은 교과목 시간표를 자신이 만든 다는 것이다. 공부만이 아니고 그 외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있다. 교과목 시간표도 스스로 만든다. 그러다 보니 수강신청 이라는 것이 있어서 자신이 듣고 싶은 과목을 선택 할 수 있고, 자기만이 하고 싶은 공부 이외의 활동도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대학은 사회로 진입하기 위한 전 단계 이므로 간접적이든 직접적이든 다양한 사회경험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만 사회에서 어렵지 않게 연착륙이 가능 하다. 그러나 대학은 기업이 원하는 것들 중에서 지식만이 강조되고 있는 느낌 이다. 나는 대학생들을 위한 특강이나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지를 물어보는데, 많은 학생들은 거의 참여 하지 않고 있었다. 오로지 좋은 학점을 받는 것이 최고의 목표인 셈이다. 학생들의 가장 큰 착각이 바로 이것이다. 좋은 학점을 받는 것이 취업에 도움이 된다. 그렇지만 좋은 학점은 성실성의 척도 이지 능력을 인정 하는 것은 아니다.

대학이 취업을 위한 학원 정도로 전락되는 것 같아서 마음 아프다. 대학에 낭만이 없고 학생들은 학점이나 자격증에만 관심이 많다. 대학 강의장은 적막감이 감돈다. 학생은 질문이 없다. 단지 시험에 나오는 것에만 관심이 많다. 사실 학점이 취업 때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나는 그동안 대기업에 있으면서 면접위원으로서 많은 활동을 했다. 오히려 너무 좋은 학점은 사회성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파악해 보고자 다양한 많은 질문을 던졌던 기억이 있다. 써먹지 못하는 지식은 필요 없다. 공부는 필요해서 하는 것이고, 공부는 수단이지 목적이 될 수는 없다.

학생은 대학을 통해서 많은 지식을 얻으며 학생이 얼마나 알고 있는지 교실에서 평가한다. 그러다 보니 교수님 강의를 열심히 받아 적어서 그대로 답안지에 옮기는 것이 실력이다. 학교 생활은 혼자만 잘하면 A학점을 받을 수 있고 교수님으로부터 칭찬 받는다. 그러나 회사에서는 개인이 현재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느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지식은 구글이나 네이버가 더 많이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삼성의 갤럭시 노트 개발도 삼성이 모든 기술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삼성은 대화면에 노트필기가 가능한 스마트폰을 생각해 냈고 삼성이 갖고 있지 않았던 펜을 쓰는 기술은 일본기업으로부터 기술도입을 해서 해결 했다. 내가 모르면 남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지식 보다는 창의적인 생각, 남과 잘 협업하고 소통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개인이나 기업이나 똑같다.

다시 말하지만, 학점은 성실성의 검증 척도는 돼도 능력을 검증 하는 기준은 아니다. 회사는 그 지식이 팀웍을 통해서 재무성과로 만들어 내는 것을 요구 한다. 그래서 과제를 수행하는 것은 과제리더를 중심으로 팀원들 간의 소통능력, 협조성, 추진력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 학교는 대학교육혁신센터에서 주관 하는 c-school 강좌가 매우 유용 하다. 나도 '융합종합프로젝트'라는 과목을 맡고 있는데 대부분 과목들은 팀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해서 체험학습이 가능 하다. 머리에서 그치지 말고 가슴에서 손과 발로 이어져야 진짜 배우는 것이다.

우리 대학에 학생들을 위한 더 많은 다양한 동아리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대학교수님들이 동아리 지도교수를 맡아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함께 참여해 지원하고 조언해 주어야 한다. 지식을 제외한 나머지 능력들인 소통능력, 추진력, 타인과의 협조능력 등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 나는 모든 학생들이 전공공부와 같은 비중으로 동아리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

대학은 4년 공부가 지나면 졸업이 가능 하지만, 회사는 졸업이 따로 없으니 평생공부를 해야 한다. 공부 내용도 중장기를 고려해서 선행공부를 해야 하고, 스스로 계획을 수립해서 공부해야 한다. 대학을 통해서 ‘지식’을 배우는 것에 그치지 말고, ‘지식을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이유 이다. 대학에서 배운 내용이 그대로 회사에서 활용 되지 않는다.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지식은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 이다. 시장과 고객은 항상 새로운 것을 원한다. 그래서 고객에 맞추어서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대학에서 ‘지식을 공부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이유는 새로운 사업분야에 대해서 스스로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공부하고 이해 해야 하기 때문 이다. 단순하게 학점을 잘 받는 것에 연연 하지 마라. 평생공부법을 배워라.

▶ 기업면접에서 개인 스펙은 매우 중요하다.

학생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소위말해서 스펙쌓기 이다. 외국어 자격증, 인턴등을 스펙으로 생각한다. 덕분에 우리나라 대학생들처럼 이른바 스펙이 좋은 젊은이들이 많은 나라도 드물다. 그럼에도 기업은 필요한 인력을 뽑지 못해서 안달이다. 여전히 구인난 이다.

내가 들어가고자 하는 기업을 정하고 그 기업의 직무에 필요한 역량을 어필할 수 있는 경험이 있어야 한다. 직무와 사업특성에 맞게 경험을 준비하는 것이 스펙이 되어야 한다. 스펙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외국어도 단순하게 토익성적을 높이는 데에 두지 말고 언어소통이 가능한지가 중요 하다. 외국인과의 언어 소통이 스펙인 셈이다.

기업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고 나니 기업에서 필요한 능력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우선은 업무를 수행할 지식이 필요하다. 지식만으로는 부족 하다. 이를 수행할 창의성, 추진력, 소통능력, 성실성, 타인과의 협력 등이 중요한 요소일 것 같다. 기업은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 보다는 “알고 있는 것을 어떻게 잘 활용해서 성과를 내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아는 것이 힘이다’보다는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맞다. 즉, 실천적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기업도 과연 지원자가 이러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를 평가 한다. 학교성적 보다는 면접비중을 높여서 융통성, 위기대처 능력등 다양한 능력을 시험해 본다.

면접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의 가능성을 심층 관찰 하고 평가 하는 것이다. 지식을 평가를 하는 것이 아니다. 더욱이 얼마나 많이 아는 가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언어적인 것, 비언어적인 것 모두 중요하다. 시선, 제스처, 목소리도 평가 대상이 된다. 면접위원은 정답이 없는 질문을 많이 던진다. 때로는 엉뚱한 압박질문도 한다. 논리적으로 차분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면 된다. 어차피 정답이 없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의 많은 질문은 스펙이 중요한데 어떤 스펙을 길러야 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나는 스펙은 기계나 제품에 있는 것이지 사람에게 어떻게 스펙이 있을 수 있느냐고 이야기 한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경력직을 선발하면 특정일을 하는데 필요한 스펙이 필요 할지 모른다. 그러나 기업에 들어와서 무슨 일을 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스펙을 키우는 것은 맞지 않다. 사람에게 스펙이 있다는 말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능력은 여러 가지 면에서 볼 수 있다. 그 능력은 대학의 전공에 해당되는 지식, 외국어, 커뮤니케이션 능력, 추진력, 창의력 등이 있을 것이다. 대학생활 동안 기업의 실무경험을 해 보았는지가 모두 중요 할 것이다. 근면하고 성실하면서 모범생이면 기본을 갖춘 셈이다. 다만 기존의 가치나 구조에 얽매이는 수동적인 자세로는 부족하다. 자기 나름의 개성을 가지고 새롭게 도전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실제로 전문기술을 필요로 하는 연구소에서 조차 평범한 연구원과 뛰어난 업적을 낸 연구원을 비교하면 자신에 대한 의욕, 열의나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능력이나 협력에서 성과의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학교에서의 우등생이 사회에서 반드시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 불일치는 결국 현재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이기도 하다.

현재 학교에서의 암기식, 주입식 교육은 제한된 범위 내에서의 지식만을 가르친다. 학교에서의 우등생은 규격화된 많은 지식을 머릿속에 보관하고 그것을 이용하여 주어진 문제를 제한된 시간 내에 능숙하게 풀어내는 사람이다. 문제의 범위가 정해져 있으므로 유사한 형태의 문제를 미리 풀어 본 사람은 쉽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그러나 사회에서 부딪치는 문제는 종류도 많고 예측이 불가능하다. 양이 많아서 미리 접해 보지 않은 문제들이 많다. 창의적이고, 문제를 이해하고 중요도에 따라 분류하고 선택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적다. 혼자 해결하는 것 보다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므로 설득력, 인간관계가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본인이 알고 있는 지식을 정확히 표현하고 발표하는 능력이다. 기업에서는 자신이 개발한 제품이나 연구업적을 회사 내외에 발표해서 인정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학교에서는 과제 결과를 기술 문서화하는 방법, 지적재산권으로 권리화 하는 방법, 발표능력을 키워야 한다.

스펙이라는 말을 좋아 하지 않지만, 굳이 말한다면 스펙의 정의를 새롭게 할 수 있다. 스펙은 기업에서 일 잘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항목들이다.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목에 충실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가능하면 다른 학생들과 협업하는 팀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 하라. 머리에서 가슴과 손으로 익숙해 져야 한다. 외국어는 의사소통 능력이다. 단순하게 토익점수 늘리기는 이제 그만 해라. 창의적인 생각이 중요하다. 남과의 소통능력 그리고 협업능력, 발표능력이다.

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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