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웹진

은행나무 아래서 | 지식채널 S

글 : 영주닐슨 경제학과 교수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저물고 있다. 2학기도 이제 2주 밖에 남지 않았다. 대학에서 첫 1년을 보냈다는 것이 뿌듯했다. 지난 2학기 동안 가장 큰 수확은 많은 학생들을 만나고 그들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무척 새롭고 재밌었던 1년이었다. 특히 많은 여학생들을 만날 수 있어서 더욱 특별했다. 여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가 오랜 세월 잊고 지내던 것들을 떠올릴 수 있었다.

그런데 우리 학생들을 보면서 대학을 갓 졸업해 사회에 발을 내딛는 여성들에게 많은 멘토들이 주는 조언이 왜 나왔는가를 새삼 느끼게 되었다. 2학기를 지내는 동안 얻은 다음 몇 가지 경험의 예는 Facebook의 최고 운영 책임자인 Sandberg가 설립한 Leanin이라는 비영리 조직에서 대학을 갓 졸업하고 사회에 나오는 여성을 위한 10가지 조언 그리고 우리가 흔히 듣는 여성에 대한 비판과도 겹치는 항목이다. 우리 학교에서 나만 관찰하고 느낀 것은 아닐 것이다.

첫째는 내가 만난 많은 여학생들이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한다는 점이다. 내 오피스에는 여학생들이 두 세 명 씩 무리를 지어 자주 찾아와 수업 이야기도 하고 또 다른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하고 간다. 때로는 교수가 심리 상담사 역할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런데 간혹 상상하지 못했던 기발한 질문을 던지는 여학생들이 있다. 정말 하나를 가르쳐 주었는데 열을 안다.

나는 칭찬을 아끼지 않고, 나중에 무엇을 하면 되겠다 또는 누구 누구(유명인)보다 잘할 수 있겠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그 사람들은 저보다 훨씬 똑똑하잖아요.”라는 의외의 반응을 보인다. 난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학생은 왜 자기 자신이 얼마나 스마트한지 의문을 갖나.”

둘째는 계산을 잘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무엇을 얻을까 항상 생각하는 것 같았다. 칭찬이 아니다. 시험에 들어가지 않는 내용을 강의 할 때, 그들의 달라진 모습을 보면 나는 너무 슬프다. 사회에 나가면 남성들이 여성들은 바로 눈앞에 보이는 것에만 연연한다는 비판을 자주 한다. 이런 소리를 들으면 화가 나고 억울하다. 남녀차별 같다. 그런데 우리 여자들의 이런 계산적인 모습을 떠올리면 반박하기 힘들다.

셋째는 내가 만난 많은 여학생들은 충분히 용감하지 않다는 것이다.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이라 학생들한테 많은 부담이 된다는 건 이해가 된다. 학기 초 어떤 학생들은 나를 찾아와 영어에 자신이 없다고 이야기를 한다. 나는 언어는 말하지 않으면 들리지 않으니,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말하기 연습을 해보라는 조언을 해준다. 학기가 끝나가는 시점인 지금, 그렇게 용기를 내 찾아와 이야기 했던 학생들은 수업에서 최소한 한번쯤은 영어로 이야기도 하고 질문도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용기를 낸 학생들 중 여학생은 하나도 없었다.

내가 여학생들만 너무 나무라는 것 같다고? 다 이유가 있다. 내가 앞에서 지적했던 것들이 사실 내가 처음 커리어를 시작할 때 가장 힘들었던 것이고, 항상 가장 아쉬웠던 것이고, 극복하기 위해 가장 노력을 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고백컨대 나도 내가 여기서 무엇을 얻을 수 있을 지 먼저 계산했고, 용기가 안나 목소리를 크게 내지 못했던 적도 있었다. 그리고 끊임없이 내 자신을 과소평가했다.

이제 내가 1년간 가르쳤던 많은 학생들이 대학의 품을 벗어나 사회인이 된다. 여러분 보다 몇 년 앞서 커리어를 쌓은 선배로서 한 가지 조언을 해준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위 세 가지 장애물을 극복해야만 성공적인 커리어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Proceed and Be Bold!”

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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