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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 캠퍼스컬쳐

걷기 운동은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으며 다른 스포츠처럼 특별한 도구 혹은 넓은 공터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발이 가는 곳이 곧 나만을 위한 트랙이 된다. 하지만 도심 속에서는 걷기 운동마저 쉽지 않다. 도로의 매연과 막혀있는 차선, 그리고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열을 받으면 건강하려고 운동하는 건지 스트레스 받으려고 운동하는 건지 헷갈릴 때가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을 내 공원을 방문하는 것도 힘들다. 기자는 가끔 도심 한 가운데 산책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치 뉴욕의 센트럴 파크처럼 말이다. 기자의 이런 바람을 알아차렸는지 서울시에서 지난 5월 20일 서울로 7017을 개장했다. 아직 생소한 그 이름, 서울로 7017을 만나보자.


먼저 서울로 7017에 대해 알아보자. 이름부터 생소하다. 서울역 근처에 있는 길이라서 서울로 같은데 과연 7017은 무슨 의미일까? 그 뜻을 알아보기 위해선 프로젝트의 배경에 대해 살펴보아야 한다. 지금의 서울로 7017은 원래 고가도로로 사용됐다. 1970년대 지어진 고가도로는 세월이 흐르면서 안정성 문제가 제기됐다. 고가도로를 지나가는 차량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했기에 서울시는 고가도로를 폐쇄하고 철거 작업에 들어간다. 그러나 서울시는 계획을 바꾸어 고가도로를 산책로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안정성의 문제가 차량의 하중 때문이라면 사람이 다니는 길로 바꾸고 보수 공사를 진행하면 해결된다는 주장이었다. 고가도로가 폐쇄되면 그로 인해 손해를 보게 될 근처 상권에 대한 권리 보장 역시 철거 계획 철회 이유 중 하나였다. 서울시는 고가도로 산책로 디자인 공모를 하는 한편 시민들과 함께 <서울로 7017>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갔다. 서울로 7017은 1970년에 만들어져 2017년에 다시 탄생하고 길로서 70년의 고가철도가 17개의 사람길로 바뀐다는 뜻이다. 그와 더불어 70년대에 만들어진 높이 17m의 길이라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다.

만리동부터 시작해 서울역을 거쳐 회현동을 잇는 서울로 7017에는 수많은 화분과 다양한 편의 시설이 있다. 전망대를 비롯해 버스킹을 위한 무대, 카페와 전시장, 아이들을 위한 체험 요소와 분수대가 자리 잡고 있으며 족욕 시설과 방방놀이터가 있어 매우 다채로운 체험을 할 수 있다. 또한 과거 고가도로의 모습을 일부 남겨두어 당시를 모르는 시민들에게 어떤 과거가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도심 속 산책로는 거대도시에 핵심적인 요소다. 시민들은 마천루로 뒤덮인 빌딩 숲만을 원하지 않는다. 단순한 회색 직육면체의 나열은 사람들에게 피로를 주기 마련이다. 자연히 사람들은 도심 속에서의 휴식공간에 대한 요구를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실제로 전 세계의 대도시를 살펴보면 큰 공원이 있어 도시재생에 힘쓰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로 7017프로젝트 설명을 위해 세 곳의 도시재생 공원을 제시했다. 그 중 두 사례를 살펴보자. 프랑스 니스에는 ‘프롬나드 빠이용’이라는 공원이 조성돼 있다. 공원은 1993년 빠이용 강 상부 도로복개구간에 설치된 소규모 공연장과 시외버스터미널 등을 철거한 후 만들었다. 분수대, 산책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숲, 어린이들의 놀이터 총 3구역으로 기획돼 니스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 역시 도시재생의 사례다. 뉴욕시 맨해튼의 로어 웨스트 사이드에서 운행됐던 2.33km의 도심철도 고가도로에 시민들이 주도적으로 꽃과 나무를 심어 2009년 공원으로 재탄생한 곳이다. 공원이 조성된 이후 주변 부동산 개발과 상권의 활성화, 각종 문화시설의 유입이 이루어졌다. 고가철도라는 면에서 서울로 7017과 가장 흡사하면서 본받을 만한 사례라고 평가된다. 이런 맥락에서 서울로 7017은 도심 속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주변의 관광지를 도보로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연결했으며 남대문 시장이나 호텔, 상가 등과도 연결하여 상권 역시 살릴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서울로 7017 역시 논란이 된 점이 있었다. 첫째 서울로 7017 개통을 기념하여 설치된 슈즈 트리 조형물이 구설수에 올랐다. 1억여 원 가까이 투입해 만든 설치 미술품 ‘슈즈 트리’는 차가 다니던 도로에서 사람이 다니는 길로 변화한 서울로를 기념한 것이다. 신발로 한 쪽 기둥과 서울역 앞 광장 일부를 덮은 작품이다. 그러나 헌 신발들을 기둥에 덕지덕지 붙인 대다가 군데군데 나무와 타이어, 그리고 녹슨 철 파이프 등을 배치하면서 흡사 버려진 쓰레기장 같은 이미지를 주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1억을 낭비해 만들어낸 흉물”이라며 서울시와 작품을 만든 작가를 비난했다. 나름대로 의미와 예술성을 눈여겨보고 좋은 시도였다고 평가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시민들은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둘째, 개장한 지 10여일 쯤 자살 추락 사고가 벌어졌다. 서울역 앞 큰 도로 위 17m 높이의 산책로라 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시 되어야 한다. 서울시가 서울로 7017을 추진한 배경에는 서울 시민들의 안정성 문제가 컸던 만큼 사고에 대비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실제 서울로 7017에는 난간이 있긴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뛰어내릴 수 있을 정도의 높이로 설치돼 있다. 이 때문에 자살과 안전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된 적 있다.

셋째는 녹지 부족이다. 산책로 자체를 마련한 것은 좋았으나 녹지의 배치와 면적 면에서 문제가 제기됐다. 서울로 7017은 콘크리트 산책로로서 나무와 꽃 역시 콘크리트 화분 안에서 키우고 있다. 때문에 막상 걸어보면 공원이라는 느낌은 잘 들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그나마 있는 콘크리트 화분 역시 배치가 불편하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서울로 7017은 1km 남짓한 거리 위에 600여개의 조형물과 화분, 편의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이용객들은 여유를 가지고 그들 사이를 걸어 다니기보다 조형물과 조형물 사이를 피해 다닌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고 있다고 했다. 녹지를 늘리되 콘크리트 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조형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넷째는 이용객들에 대한 배려가 조금 부족했다. 물론 좋은 취지에서 만들어진 서울로 7017이지만 미숙한 점은 조금 있었다. 우선 햇볕을 피할 수 있는 곳이 압도적으로 부족했다. 날씨는 더욱 더워지지만 서울로 7017은 그에 대한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 보였다. 게다가 콘크리트로 지어진 고가인 터라 체감온도는 더욱 높았다. 이외에도 관광객 수에 비해 이용객 수가 너무 많고 조형물도 많아 걷기 힘들다는 의견이 있었다.


기자가 취재를 위해 서울로 7017을 방문한 날, 오후 1시의 서울로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나들이 나온 가족, 데이트 하는 연인들, 점심 마치고 한 손엔 커피를 든 채 회사로 돌아가는 직장인들. 서울로 7017은 그들에게 쉼표가 돼 주었다. 물론 완벽한 정책은 없다. 그렇기에 단점을 보완해나가며 완벽을 향해 나아가는 서울시가 되길 바란다. 서울로 7017은 야경이 아름답다. 전망대도 있으니 말이다. 이번 주말 가족 혹은 친구, 연인과 함께 서울로 7017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아름다운 야경은 덤이다.

노한비 기자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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