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웹진

문화읽기 | 캠퍼스컬쳐

북촌, 남산 둘레길 등 한적한 산책을 즐기고 싶지만 북적이는 관광객과 사람들로 인해 지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차분히 즐기고 싶은 전시도 사진을 찍는 사람들과 관람객에 둘러싸여 아쉬웠던 적도 있을 것이다. 보다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기 위해 이번 문화읽기에서는 인사동에 숨겨진 장소들을 찾아보았다.



감고당길은 감고당터가 있던 곳에 자리한 길이다. 감고당은 숙종비인 인현왕후 민씨(1667~1701)가 1689년 왕비 지위를 잃고 궁에서 나와 살던 집이다. 원래는 숙종이 인현왕후의 친정 식구들을 위해 지어준 집이다. 감고당은 1866년에 명성황후가 왕비로 책봉된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감고당은 2006년 경기도 여주시로 이전되어 지금은 여주시 명성황후 생가 옆에 재건되었다. 안국동 감고당 옛터에는 덕성여자고등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감고당길은 주말에 보행전용거리로 변한다. 지정 시간은 토, 일 10시 ~ 22시이다. 덕분에 시민들은 이 시간 동안 한적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갤러리와 카페, 아트 마켓 등 즐길 거리도 풍부하다. 아트 마켓에서는 고체 향수, 반지, 목걸이, 귀걸이, 액자, 인테리어 소품, 지갑 등 다양한 수공예품을 판매한다. 소소한 수공예품과 장신구를 파는 사람도 서너 명 있고 기타연주를 하는 사람도 있다. 길거리 마술쇼도 펼쳐진다. 북촌, 인사동 등 비교적 유명한 거리보다 사람이 적어 여유로운 분위기와 흥미로운 볼거리를 만끽할 수 있다.

감고당길을 걷다 보면 또다른 역사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옛 천도교 중앙총부 터이다. 천도교 중앙총부는 천도교를 비롯한 종교계 지도자들이 모여 3·1운동을 계획하던 곳이다. 천도교에서는 손병희의 지도아래 독립을 선언하고 독립선언서 인쇄, 배포하기로 결정했다. 만세 시위를 통한 독립운동을 기획하고 기독교와 불교계와의 제휴를 추진했다. 이렇게 천도교 중앙총부는 각계 3·1운동 통합 논의의 중심지였다. 천도교 중앙총부 본관 건물은 1910년 2층으로 건립되었고 1921년 경운동 신축 교당으로 이전할 때까지 사용되었다. 안타깝게도 지금 천도교 중앙총부 건물은 사라졌고 그 터에 덕성여자중학교가 자리잡고 있다.




압두나 카사(K. Adugna)는 에티오피아의 화가다. 35살 때부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작품은 여인과 콜라주 기법이 특징이다. 화려하고 선명한 색채는 황금빛의 화가, 클림트를 연상시킨다. 클림트가 눈부신 황금의 화가라면 압두나는 다양한 색채의 화가다. 클림트가 금속 재료를 이용해 콜라주한 반면 압두나는 잡지 등을 이용한 콜라주 기법을 선보인다. “세 여인”이라는 그림은 압두나의 작품 스타일을 잘 보여준다. 아크릴 물감으로 표현된 원색적인 색채들과 주요 소재인 여인이 등장한다. 이들의 기하학적인 얼굴은 아프리카의 전통 탈을 반영한 표현이다. 얼굴뿐만 아니라 옷도 혼합재료와 여러 색깔로 독특하게 표현되었다. 관람하며 옷에 활용된 여러 콜라주 조각을 찾는 것도 묘미이다. 여인들은 어두운 도시를 배경으로 나란히 서있다. 이 도시는 에티오피아에서 개발되는 신도시들을 나타낸 것이다.

그는 다른 소재를 통해서도 자신의 고향을 담아낸다. 위 그림은 압두나 카사의 “도시 산책”이라는 작품이다. 생동감 넘치는 색채들로 반짝이고 바쁜 도시가 표현되어 있다. 이 작품에서 압두나의 또다른 특징이 드러난다. 바로 핸들을 잡고 있는 여인과 삼륜차이다. 핸들을 잡고 있는 여인은 여성이 주도적으로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에티오피아의 모계사회를 뜻한다. 때문에 삼륜차, 말, 황소에 타고 있는 사람은 여성이며 모두 핸들을 두 손으로 꽉 잡고 있다. 삼륜차는 에티오피아에서 일상적인 교통수단으로 바퀴가 세 개 달린 작은 자동차이다.

압두나 카사의 전시는 갤러리 통큰에서 열린다. 갤러리 통큰은 아프리카 미술을 전문적으로 전시하는 갤러리이다. 조용한 분위기에서 작품을 관람할 수 있으며 큐레이터의 설명까지 들을 수 있다. 덕분에 아프리카 미술을 모르는 사람도 쉽고 재미있게 전시를 즐길 수 있다. 다만 한적한 골목에 있어 천천히 걸어가며 찾아야 한다.



<갤러리 통큰>

주소: 서울 종로구 관훈동 74번지 2층
전화번호: 02-732-3848

송예균 기자
오솔 기자

기사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