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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 캠퍼스컬쳐

가을 바람이 가득한 한강 솔빛섬에서 인상파를 주제로 한 컨버전스 전시가 이뤄지고 있다. 컨버전스 아트(Convergence Art)란 평면에 머무르던 예술작품을 디지털과 미디어로 풀어낸 예술이다. 관객들이 스크린을 터치하여 그림을 채색하고 작품에 변화를 줄 수 도 있다. 기존 전시보다 역동적이고 관객의 참여가 높다는 점이 특징이다. ‘헬로 아티스트展’은 마네, 드가, 르누아르, 세잔, 모네, 고갱, 고흐 여덟 명의 인상파 거장을 소개한다. 본 전시는 컨버전스 아트뿐만 아니라 내부 카페를 이용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캐주얼 카페 전시이다. 관람객은 커피, 에이드, 차 등을 마시며 보다 편안하게 전시를 즐길 수 있다.



인상주의는 19세기 후반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운동으로 서양 근대 미술의 중요한 획을 그은 미술사조이다. ‘인상파’는 인상주의를 지향한 화가들을 가리킨다. 현대미술을 풍부하게 만든 인상파 화가들은 아카데미즘으로 대표되는 기존의 전통 회화법을 거부했다. 대신 빛에 의해 매 순간 달라지는 색을 탐구했다. 인상주의라는 단어는 비평가 루이 르로이가 무명작가 전시에서 클로드 모네의 “인상, 해돋이”를 보고 사용한 뒤 널리 쓰이게 되었다.

화가들의 작품이 말해주듯이 인상파 화가들의 삶은 저마다 다른 색깔을 갖고 있다. 그러나 19세기 후반에 변화를 겪는 사회에 맞게 혁신을 추구하며 그림을 그렸다는 공통 분모가 있다. 인상파 화가들은 자신의 그림에 시대를 반영하는 방법, 새로운 회화 법을 꾸준히 선보이며 각자의 색깔로 그림을 그렸다.

이들은 자신들의 혁신적인 그림이 프랑스 정부가 주도하는 살롱에 걸리지 않자 기존 체제의 문제가 무엇인지, 변화를 위해선 어떤 공동행동을 해야 하는지 의논했다. 10년에 걸쳐 논의한 결과 이들은 소정의 출품료만 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고 심사위원이 없는 인상파 전시회를 기획한다. 1874년 첫 전시회가 열렸다. 검증되지 않은 누구나 참가하진 않았다. 하지만 살롱에서 볼 수 없지만 출중한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후배 작가 발굴에도 힘썼다. 그 결과 인상주의 결성 초반에는 없던 폴 고갱, 조르주 쇠라 등이 전시에 합류했다.



클로드 모네, 에두아르 마네, 오귀스트 르누아르, 에드가 드가 등으로 대표된다. 이들은 붓으로 빛의 사간을 그려냈다. 순간적인 이미지의 표현을 중시했던 인상주의는 즉흥적인 붓 터치를 통해 색채를 표현했다. 후기 인상주의 시대에는 폴 세잔, 폴 고갱, 빈센트 반 고흐 등이 활동했다. 공간의 해석에서 벗어나 작가의 주관을 강하게 표현한 점이 특징이다. 이들의 그림은 작가의 강한 뜻대로 표현된 색채와 구성이 두드러진다. 사물 이미지에 관한 해석이 아주 주관적이었기 때문이다. 빠른 붓질을 선호한 초기 인상주의와 달리 후기 인상주의는 여러 번 덧칠해서 뚜렷한 인상을 남기려 했다.

헬로 아티스트 전시에서는 화가들의 작품 외에도 숨겨진 이야기도 알 수 있다. 초기 인상파 두 명과 후기 인상파 두 명을 차례대로 만나보자.


“The pain passes, but the beauty remains.” 라는 말을 남긴 르누아르는 주로 부르주아들의 행복한 순간을 담아냈다. 그의 그림에서는 흰 피부와 통통하고 발그레한 볼을 가진 여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르누아르는 노동자 계급의 집안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일을 했다. 강한 생활력을 가진 르누아르는 모네, 피사로와 함께 주도적으로 인상파를 이끌었다. 르누아르의 말처럼 그의 작품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영혼을 맑게 씻어주는 환희의 선물”로 남아 있다.



모네는 야외 작업을 즐기며 빛의 변화를 잡아냈다. “루앙 성당”, “수련” 같은 작품에 그가 남긴 빛의 자취가 선명하게 남아있다. 현장에 답이 있다고 믿었던 모네는 말년에 눈이 다쳤지만 현장 중심의 신념을 이어갔다. “시력을 다 잃기 전에 모든 것을 다 그려 보고 싶습니다.”라고 할 정도로 모네는 그림에 열정적이었다. 일을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모네는 적극적으로 인상주의 전시를 이끌기도 했다. 모네는 “인상, 해돋이”라는 작품을 ‘앵데팡당전시’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 전시회는 국가 주도의 전통적인 살롱전시의 대안으로 마련된 전시회로 화가들이 새롭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작업할 수 있도록 도왔다. 비평가 루이 르로이가 이 전시에서 “인상, 해돋이”를 보고 쓴 서평에 인상주의와 인상파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했다. 때문에 “인상, 해돋이”는 인상주의와 인상파라는 이름을 만들어낸 작품이다. 미술뿐만 아니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기는 것에 관심을 쏟았던 모네는 화가이자 뛰어난 미식가였다고 알려져있다.



‘사과의 화가’이자 20세기 현대미술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세잔은 인간과 사물의 형태를 깊게 파고든 화가다. 정물을 그리기 위해 놓아둔 사과가 썩을 때까지 그리거나, 20여 년 동안 동네 산인 ‘생트 빅투아르’를 관찰했다는 일화가 그의 열정을 전해준다. 자기 신념이 강했던 세잔은 깊은 산 속에서 수련하는 것처럼 그림을 그렸다. 후대 현대미술의 거장으로 성장한 마티스와 피카소는 세잔의 그림에 영향을 받아 20세기를 풍미했다.



죽고 나서야 인정받은 고흐는 영화와 같은 삶을 산 대표적인 인상파 화가다. 고흐는 극심한 가난 속에 살았지만 동생 테오의 지지와 후원으로 예술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는 10여 년 동안 약 1,000점에 달하는 작품을 남겼다. “Occupation as painter looks shabby, but I will never falter.” 고흐가 남긴 말을 보면 그의 열정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진지하고 내성적이지만 욱하는 성격을 가진 고흐는 사랑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었다. 그가 다른 사람과 정을 나누는 일에 서툴렀던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는 외로움과 싸우면서도 화가 공동체를 꿈꿨고 남프랑스 아를에 정착했다. 하지만 이마저 실패하자 그는 스스로 총구를 당겨 극적인 삶을 마감했다.


작품 외에 화가들의 철학과 신념이 담긴 글이 전시장 곳곳에 쓰여있어 생각할 여지를 깊이 남겨주는 전시이다 지식인(알랭 드 보통, 세네카, 스피노자 등)들이 남긴 글도 많으니 찾아보길 바란다.



작품을 더 몰입해서 관람할 수 있는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기기 체험이 마련되어 있다. 관람객은 VR을 통해 검정색 배경에 작품만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더 역동적이거나 흥미로운 영상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센서를 인식하는 스크린을 이용해 그림에 색을 입히며 색이 퍼지는 과정을 체험해 볼 수도 있다. 외부음식물 반입이 안되지만 전시장 내 카페 음식과 음료는 즐길 수 있다. 전시장 곳곳에 스탠딩 테이블과 의자들이 많아 이용하기 편리하다. 사진과 비디오 촬영을 할 수 있지만 플래시 사용은 제한된다. 모바일 어플로 오디오 가이드(유료 3,000원)를 이용할 수 있으나 현장에서 오디오 기기대여는 하지 않는다.


장소: 반포한강공원 안 솔빛섬
기간: 2016. 7. 22 ~ 2016. 11. 30
관람 시간: 오전 10시 30분 ~ 오후 10시 (입장마감: 오후 9시) 단, 매주 월요일만 오후 6시 ~ 10시 (입장마감 오후 9시)
요금: 성인 15,000원, 학생 12,000원, 유아 4,000원 단, 문화의 날(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는 50% 할인
홈페이지: hello-aritist.com

송예균 기자
오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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