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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이번 커버스토리에서는 산업의 표준화를 돕는 국가 표준 코디네이터에 대해 알아보았다.

삼성의 모든 핸드폰 기종마다 충전기가 다르다면 어떨까? 또는 노트북마다 자판이 QWERTY 방식이 아닌, 제각기 다른 방식이었다면 어떨까? 분명 충전기를 하나하나 사는 것이 여간 불편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새로운 노트북을 구입할 때마다 자판의 조작법을 익혀야 해 비효율을 초래했을 것이다. 이렇듯 어느 정도의 기준, 규격을 만드는 표준화 과정은 사람들 사이의 정보 공유, 더 나아가 산업에서의 효과적인 연구 개발 과정에 필수적이다. 새로운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과정에서는 표준 선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표준화를 고려하지 않고 기술을 개발시키는 방식은 우수한 기술의 가치를 저하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일본의 통신 표준인 PDC는 유럽의 표준 (GSM), 미국의 표준 (IS-54)보다 주파수의 특정에서 더욱 우월했다. 하지만 먼저 유럽 방식이 전 세계적 표준으로 채택되어 상용화 되었기 때문에 국내 표준에 머무는 정도에 그쳤다. 즉, 표준 선점은 세계 시장 선점의 첫 걸음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과거 기술 개발은 민간 차원에서 표준을 고려하지 않고 우수한 기술 개발과 마케팅에 집중하며 이뤄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의 PDE와 같이 세계 시장 선점에 실패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R&D 과정에서부터 표준을 개발할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따라서 많은 국가들은 연구개발(R&D) 과정과 동시에 표준을 연계하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의 국립표준기술원에서는 기술 혁신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며, EU 역시 표준화 연계를 위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이러한 정책들은 민간 전문가를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 이 민간 전문가가 표준 코디네이터이다.

우리나라는 2011년부터 '국가 표준 코디네이터' 제도를 도입했다. 국가 전략 산업의 세계 시장 선점을 위해서 국가가 나서서 R&D 과정과 표준화를 연계했다. 6년의 과정동안 다양한 산업 분야들이 추가되고 개편되기를 반복하면서 사업이 진행 중이다. 국가 표준 코디네이터는 대외적으로 국제 표준화 기구에 우리나라의 표준을 제안한다. 또한 대형 국책 과제의 표준화를 수행하는 등 다양한 업무를 진행한다. 즉, 국내 기술의 해외 진출을 돕고 R&D 과정에서 표준을 연계하도록 한다. 또한 정부와 민간을 소통시키는 다리 역할을 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국내 기술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


현재 우리나라는 다섯가지 분야에서 국가 표준 코디네이터 산업을 진행하고 있다. 착용형 스마트 기기, 차세대 철강, 차세대 소재, 스마트 공장, 스마트 헬스가 그것이다. 특히 스마트 헬스 산업은 표준이 더욱 중요한 산업이다. 스마트 헬스 분야는 개인의 건강 기기, 개인 건강 기록이 연결되어 언제, 어디서나 개인 맞춤형 건강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을 일컫는다. 이 과정에서 국가 표준 코디네이터는 다음과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크게 3가지 추진 전략 아래 세부 목표를 선정한 후 표준화를 진행한다. 표준 기반 R&D 역량 강화 단계에서는 표준을 연계한 R&D에 초점을 맞춘다. 각종 기관과의 협력, 또는 전문가 구성을 통해서 이를 실현한다. 두번째 단계는 R&D-표준 연계 활성화를 위한 역량 강화 단계다. 이 단계 에서는 표준 기반 R&D 활성화를 위한 정책 제안 보고서를 발간하는데 그 목표가 있다. 총 두가지 보고서를 발간하게 된다. 첫 번째는 전략적 R&D 프로젝트 별 명세를 작성한 보고서이고, 두번째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 방안에 대한 보고서이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표준 확산 및 인식 제고를 위해 연계 사업을 확대하고, 강화하는 단계다. 이 단계에서는 중소 기업 컨설팅을 실시한다.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표준 경쟁력 향상을 도모한다.

국가표준코디네이터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안선주 스마트헬스 표준코디네이터를 만나 표준코디네이터와 스마트헬스 산업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국가 표준 코디네이터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국가표준코디네이터는 정부가 선택한 민간전문가로, 해당 산업, 연구, 표준 분야의 전문가를 선발하여 공무원처럼 활용하는 제도입니다. 각 분야에서 기술 융합과 혁신이 가속화되는 이 시대에 국가차원에서 집중 육성해야 하는 신산업분야를 중심으로 선정된 국가표준코디네이터는 표준정책을 개발하고, 국제표준을 발굴/제정하며, 정부부처 간 표준관련 정책을 조정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Q. 국가 표준 코디네이터는 주요 국가 산업의 R&D 과정에서 표준화를 담당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표준화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R&D를 통해 새로운 기술과 제품이 만들어지는데 이 기술과 제품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다른 산업분야와 쉽게 융합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개방성과 호환성을 보장하는 표준화가 중요합니다. 표준은 개발된 기술의 사장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기술개발 비용을 절감하게 됩니다. 과거에는 기술개발, 제품개발, 판매, 표준개발, 표준확산의 전통적인 방법으로 산업의 경쟁력확보가 가능했지만 최근 신기술의 출현속도가 빨라지면서 R&D 과정부터 기술개발과 표준을 연계하므로 신제품 시장의 경쟁력 확보에 필수적입니다.

Q. 스마트헬스 산업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스마트헬스는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가상현실, 웰니스 서비스 등 최첨단 기술, 콘텐츠, 서비스의 융·복합으로 개인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스마트헬스의 목표는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생체신호 측정 기술, 표준기반 건강데이터 전송 기술, 생활습관 및 건강생활 정량화 기술 및 건강관리플랫폼 기술이 필요합니다.

Q. 스마트헬스 산업에서 표준화 과정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스마트 헬스는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가상현실, 웰니스 서비스 등 최첨단 기술, 콘텐츠, 서비스의 융·복합으로 개인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스마트헬스의 목표는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생체신호 측정 기술, 표준기반 건강데이터 전송 기술, 생활습관 및 건강생활 정량화 기술 및 건강관리플랫폼 기술이 필요합니다. 스마트헬스를 견인하는 산업영역은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 헬스케어 인공지능(Healthcare Artificial Intelligence), 전자건강기록(EHR), 개인건강기록(PHR), 모바일헬스(Mobile Health), 바이오헬스(Bio Health), 웰니스(Wellness), 스마트헬스데이터(Smart health Data) 등 다양하며, 특히 '정밀의료'와 '헬스케어 인공지능'은 스마트헬스 산업의 획기적 발전을 가져올 혁신적인 기술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정밀의료란 개인의 유전체 정보(Genome) 및 진료 임상 정보(Clinical data), 생활환경(Environment) 및 습관(Lifelog) 정보 등 개인 간의 차이가 나는 다양한 정보를 고려하여 통합 분석한 뒤 환자에게 가장 최적의 맞춤형 예측 치료(예방 및 진단, 치료)를 제공하는 새로운 방식의 의료행위를 말합니다. 기존의 의료행위가 의사의 지식과 경험에 따른 근거기반(Evidence-based)의 의료행위로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는 방식이었다면, 정밀의료는 데이터 기반(Data-based)으로 환자의 전반적인 정보를 분석하고 분석된 내용을 토대로 진료하는 새로운 방식의 의료 패러다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병원의 의료정보시스템, 의료기기, 개인이 휴대하거나 재택에서 사용하는 개인건강기기 및 개인건강기록의 데이터의 표준화를 통해 질병 예방, 건강 증진, 개인 맞춤 치료 등 안전하고 최적화된 건강관리가 가능해집니다. 현재 건강과 질병에 관한 다양한 데이터 들이 표준화되지 않아서 정합성 있는 데이터의 수집과 저장, 처리와 활용이 어렵습니다. 방대한 의료정보가 전산화되었지만, 표준화 수준은 아주 미비합니다. 데이터는 마치 값진 진주와도 같은데, 표준화는 이 진주를 꿰어서 최상급 목걸이나 반지로 만들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지요. 비 표준화된 데이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보건복지부와 협력하여 전년도에 국가차원에서 활용할 진료정보교류 표준을 제정하는데 기여했습니다. 또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DB의 표준화를 위해서 지난 1년 동안 표준화 컨설팅을 실시한 바 있습니다.

Q. 국가 표준 코디네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나요?

먼저 해당 산업분야의 대한 심층적인 지식과 다양한 실무 경험이 필요합니다. 연구책임자 혹은 연구개발 과정에 참여하여 표준화 항목을 발굴하거나, 국제표준기구(ISO, ITU, IEC) 등에서 표준을 제정하는 것도 필수적입니다. 아울러 이해관계가 상이한 정부부처 및 유관기관과 공동의 이익을 위해서 협력하고 조정하기 위해서는 개방적 태도가 요구됩니다. 전체 산업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대응하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표준코디네이터 운영규정에는 국가표준코디네이터가 수행해야 할 업무 영역을 제시하고 있습니다(국가표준코디네이터 운영 규정 제3조 참고)


제3조(역할) ①코디네이터는 국책과제의 표준화 연계 및 산업화 지원을 위하여 다음 각 호의 기능을 수행한다.
1. 국책과제의 표준화 연계를 위한 기획, 자문, 평가 및 조율
2. 해당 분야 국책과제-표준 연계를 위한 중장기 전략 수립
3. 국제표준화 활동 기획 및 지원
4. 투자관리자(MD), 프로그램 디렉터(PD) 등과 협력하여 국가R&D 정책 방향에 표준화 연계 지원
5. 국가기술표준원과 협력하여 표준화 계획 및 정책 지원
6. 국책과제의 산업화 촉진을 위한 자문 및 조율
7. 표준기반의 정부 시범사업 등의 기획 및 자문
8. 기업의 제품 상용화를 위한 표준 적용 등 성과 확산 활동

Q. 국가 표준 코디네이터로서 겪는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국제표준을 제정할 때 회원국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해서, 마침내 합의에 도달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습니다. 이를 테면 제가 ISO/TC 215(보건의료정보)에서 국제표준을 제정하기 위해서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네덜란드 대표들과 상충된 이해관계를 조정했던 것이 어려웠습니다. 또한 1년 동안 수행해야 할 과업이 정해져 있고, 이 과업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서울, 세종, 충북, 대구, 부산 등 전국에서 활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이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Q. 국가 표준 코디네이터로서 보람은 무엇인가요?

민간전문가로서 국가와 공익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자부심의 원천입니다. 그래서 코디네이터로서 저의 활동목표는 '국가표준코디네이터제도를 통한 국가산업과 국민건강증진에 도움이 되는 표준화 추진'입니다. 다양한 활동 중에서도 지난 3년간 개발한 표준화 로드맵이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의 표준화 정책 수립에 반영되었다는 사실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서 광역시의 표준화 사업을 지원하였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DB 표준화에도 기여한 것 또한 보람 있었습니다.

코디네이터 업무를 하면서 국가적으로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표준관련 업무에 대해 고심했습니다. 스마트헬스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뒤처진 부분이 무엇일까? 나는 코디네이터로서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나? 저녁마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 중 하나가 '표준기반 테스팅 및 인증'의 국산화였습니다. 표준기반 테스팅이나 인증체계가 없으면, R&D 과정에서 표준을 준수했는지 여부를 공식적으로 테스팅하기가 어렵습니다. 어떤 대학교 교수님은 자신의 연구에서 국제표준을 준수했다며 결과를 보여주는 데, 육안으로 봐도 엉터리였습니다. 안타까웠습니다. 이것은 개인 연구자의 책임이라기 보다는 국가와 산업의 역량 문제입니다. 기업은 자신이 만든 제품이 표준을 지켰는지 공신력 있는 기구나 단체로부터 인증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해외시장에서 이것이 품질 신호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전적으로 국외의 인증체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의료 혁명이 스마트헬스라고 할 만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표준 테스팅 및 인증분야에서 우리나라는 백지 상태인 것입니다. 이는 우리나라 표준기술을 허약하게 만들고, 자생력 상실로 이어져 장기적으로는 완전히 국외의존적인 형국이 될 것입니다. 주도적으로 창의적으로 표준계의 리더로 성장하기도 어렵게 됩니다. 표준 테스팅 및 인증체계의 필요성에 대한 저의 제안에 국가기술표준원과 많은 관련 전문가들이 공감해 주셔서 2016년 2월 25일에 '스마트헬스표준포럼' 창립세미나를 열게 되었습니다. 창립세미나 때 제가 세미나 참석자들과 한 약속은 2017년 상반기에 포럼의 지속성을 위해서 이를 법인화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법인화를 위해 한마음으로 뛰었고, 2017년 4월 스마트헬스표준포럼이 법인등록이 완료되었습니다. 이 포럼을 만든 것은 지금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국가기술표준원과 표준전문가들의 공감대와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프로젝트 리더로서 진행한 표준문건(ISO/TS 18864, Quality Metrics for Detailed Clinical Model)이 국제표준으로 승인되고 출판하게 된 것은 국가표준코디네이터로 아주 중요한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노한비 기자
김미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