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웹진

커버스토리

벌써 2016년 막바지에 이르렀다. 16학번 새내기들도 몇 달이 되면 이제 2학년이 되고 몇 몇 선배들은 정들었던 학교를 뒤로하고 사회로 떠난다. 2016년의 끝에서 당신의 지난 1년은 어떠했는가? 16학번 새내기들과 졸업을 앞둔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특히 16학번 김규현 학우는 3월 첫 커버스토리 ‘16학번 새내기를 만나다‘(https://www.skkuzine.com/Coverstory/view/312) 에서 인터뷰를 했다. 입학 초기와 현재 어떻게 달라졌는지 눈여겨보자.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미라: 안녕하세요. 저는 16학번 사회과학계열 김미라입니다.
권민희: 안녕하세요. 저는 16학번 사회과학계열 권민희입니다.
이종윤: 안녕하세요. 저는 16학번 인문과학계열 이종윤입니다.
김규현: 안녕하세요. 저는 16학번 글로벌경제학과 김규현입니다.

Q. 지난 일 년 동안 가장 힘들었던 점

김미라: 고등학교와는 다른 점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때는 모든 필요한 정보들이 가만히 있기만 해도 들어왔던 것 같아요. 대학은 내가 원하는 정보나, 동아리에 대해 알기 위해서 제가 직접 찾아다녀야 해서 그 점이 낯설었어요. 학점 관리도 힘들었던 것 같아요. 평소에 덤벙거리는 편이거든요. 자잘한 과제들을 잊어버리는 일이 있어서 점수가 자주 깎였어요.

권민희: 일 년 동안 가장 좋았지만 모순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제약 없는 자유'였어요. 학기 초반에는 중, 고등학교 때와 달리 누구도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강요 하지 않아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근데, 3월이 지나고 점점 스스로 했던 행동들에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더욱 느끼게 되었어요. 특히 공부나 대외활동 같은 것들은 자기 마음먹기에 달렸는데, 이 마음을 먹는 것이 가장 힘들었어요. 고등학교 때까지는 주변에 저에게 조언해주는 분들이 많기도 했어요. 당장 대학이라는 눈앞에 보이는 목표가 있어서 마음먹는 게 어렵지 않았는데 대학 와서는 와 닿지 않아서 하고 싶은 대로만 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자괴감도 많이 느끼고 힘들었어요. 저는 꿈이 없어서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전공을 선택해야 하는 시기는 다가오는데 저는 꿈도 없고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조차 확실하게 몰라서 많이 불안했어요.

이종윤: 지난 일 년 동안 가장 힘들었던 점은 학업이에요. 고등학교 때와는 공부할 내용도, 공부하는 환경도 많이 달라져서 낯설고 힘들었어요. 우선 강의를 신청하는 게 큰 고비였어요. 이번 학기에도 지난번보다는 수강신청을 잘 하겠지 했는데 실패해서 PC방을 세 번이나 갔어요. 하지만 수강신청을 힘들게 끝내고 나서도 고등학교 때보다 자율적인 생활을 하다 보니 시험 하루 이틀 전에 책을 펴기도 했습니다. 학과진입을 목전에 둔 대 계열 제 학생이다 보니 학업이 더욱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해요. 지금 듣고 싶은 교양 수업 하나 못 듣는 것도 속상한데, 하고 싶은 공부 대신 원치 않는 전공 공부를 재학 내내 해야 한다면 너무 싫을 것 같아요. 입시를 준비하던 고등학교 때 만큼은 아니지만 학과 진입이 큰 부담이 되긴 합니다. 고등학교 때처럼 암기해서 시험 보는 강의는 싫지만 어렵지 않았습니다. 배운 내용을 토대로 내 생각을 써야 하는 시험은 아직 미숙해서 어려워요. 어쨌든 다 성장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풍파를 견뎌내면서 더 성숙해지겠죠.

김규현: 1학기 때엔 학교와 매우 가까운 M하우스에서 살았습니다. 근데 이번 학기에는 M하우스가 외국인전용으로 넘어가서 E하우스로 배정 되었습니다. 기숙사가 너무 멀어 불편했어요.

Q. 지난 일 년 동안 가장 보람찼거나 인상 깊었던 일

김미라: 다양한 친구를 사귄 일이 가장 인상 깊었던 것 같아요. 사회과학’계열’로 입학하면서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마음에 맞는 친구를 사귈 수 있을지가 정말 고민이었어요. LC나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서로 다른 지역에서 온 친구들을 사귈 수 있어서 좋았어요. LC 친구들은 각자 원하는 전공도 다르고 성격도 다 달라서 다양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대학에서 처음 만난 친구들이라 갖는 의미도 커요. 삼월 초에 술을 많이 먹는 시즌이 있었어요. 그때 부끄러운 추억도 많이 생겼지만 그 시기가 가장 즐겁고 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물론 보람차지는 않았어요(ㅎㅎ) 동아리 친구들은 LC친구들에 비해 관심사나 성격이 비슷한 친구들이 많아서 LC 친구들과는 또 다른 재미를 주는 것 같아요.

권민희: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 새내기배움터(줄여서 ‘새터’)였습니다. 많은 학과들과 다양한 학회들에 관한 설명을 들으면서 굉장히 신기해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특히 정말 친절하고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선배님들과 강권 없는 술자리에 놀랐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아직까지 새터 조 사람들이랑 친하게 지내고 있어서 새터가 가장 인상 깊었던 것 같습니다.

이종윤: 지난 일 년 동안 가장 보람찼던 점은 대인관계입니다. 고등학교 때보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만큼 다른 사람들의 입장을 더 헤아려보게 되는 것 같아요.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친구나 선배들을 보면서 고무되기도 하고요. 대학에 와서 가장 먼저 만난 LC 친구들, 정말 가족 같은 동아리 친구들과 있다 보면 내가 1년을 잘 보냈구나. 참 보람찬 마음이 듭니다. 좋은 일은 축하하면서, 안 좋은 일은 서로 위로하면서 술을 먹을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 제 대학 생활 중 가장 보람찬 일인 것 같아요. 특히 며칠 전 친구들과 선배들에게 생일을 축하 받았을 때 정말 고마웠어요. 내가 이러려고 대학생이 되었나 참 보람찼습니다.

김규현: 종교를 믿는다는 것은 개개인의 마음과 몸이 전보다 약해져서 인간보다 더 큰 존재라 생각되는 신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게 종교란 '허약해짐' 의 상징으로 남았기에 무(無)교로 19년 동안이나 지내왔던 저는 내 강한 심신이 19년 간 무너지지 않아 스스로 자랑스럽기도 했고, 종교를 믿는 허약한 ( 혹은, 허약하다고 생각되어지는 ) 사람들에게 측은지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무엇이 부족하여 그들은 있지도 않는 허상의 존재를 믿는 걸까. 그렇게 한다고 해서 자신의 부족함이 채워질 수 있을까. 일 년 전까지만 해도 종교는 내게 부족함을 암시하는 비이성적인 집단적 오컬트 행동이었습니다.

그러나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내가 빛을 보지 못하는 캄캄한 동굴에 있어서 어둠이 진리라고 착각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동굴의 비유가 떠올랐습니다. 종교를 비이성적이라고 비판하는 내가, 사실은 그러한 생각과 편견에 사로잡혀 더 큰 진리를 보지 못하고 가려져있는 것은 아닐까 라고.

친구를 기다리다 우리 학교에서 일하는 한 선교사와 함께 성경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내가 성경을 이해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그것을 힐난하는 것보다, 적어도 그들의 기본적인 교리 정도는 알고 나서야 비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 주 성경을 읽고 그 부분에 대해 1시간 씩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직까지도 성경에 적힌 모든 내용이 실제로 일어난 현실이라고는 믿지 않지만, 새로운 시각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나는 내가 굳게 믿고 있는 것들에 대해 전혀 의구심을 가져보지 않았습니다. 그게 당연하다 생각해서 논해볼 가치도 없을 정도로 타당하다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걸 당연하지 않다 생각해보니 전혀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었던 저를 발견했습니다. 그게 가장 큰 수확인 것 같습니다.

Q. 입학 초기와 현재 가장 달라진 점

김미라: 저를 좀 더 알게 됐어요. 대학에 와서 고등학교 때보다 많은 경험을 했다고 자부할 수 있어요. 이 과정에서 저에게 재미있던 활동과 힘들었던 활동들을 통해서 저도 모르는 저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아직도 확실히 좋아하고 잘하는 일은 찾지 못했지만, 내가 흥미가 없고, 재능이 없는 활동들을 지운 1년인 것 같아요. 이 과정을 통해서 저에 대해서 조금은 더 잘 알게 됐죠.

권민희: 입학 초기에는 정말 모든 것들이 새롭고 설렜어요. 그렇지만 매번 반복되다 보니까 무뎌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때 되게 우울하고 무기력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처음만큼 설레지는 않지만 지금은 충분히 편안하고 아늑해요. 이런 순간들을 소중히 여기고 마음에 담아두려고 노력합니다.

이종윤: 입학 초기에 비해 지금은 좀 여유가 생겼어요. 학기 초에는 여러 모임에 참석하느라 바빴는데 지금은 적절히 저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아요. 몇 달 대학 다녀봤다고 캠퍼스도 익숙해요. 공강 시간도 현명하게 보내고, 지름길이나 학교 내 편의시설을 십분 이용하기도 합니다. 학교 주위의 맛집이나 술집도 이제 웬만큼 가 본 것 같아요. 물론 성균웹진의 킹고복덕방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새내기 티를 많이 벗은 것 같아요. 아직 와룡공원같이 캠퍼스 내에서 한 번도 못 가본 곳도 있지만 이제는 더 이상 두리번대면서 캠퍼스를 다니지 않아요. 입학 첫날 설레는 표정으로 두리번대니까 신입생이냐고 단박에 여쭤보시던 아저씨가 생각나네요.

김규현: 내가 믿고 있는 것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1년 전엔 지각하지 못했고, 지금은 조금이나마 지각하고 있습니다.

Q. 입학을 앞둔 미래의 17학번들에게 하고 싶은 말과 추천하는 활동

김미라: 일단 동아리 활동을 꼭꼭 추천해요. 계열제로 들어오는 친구들이 많을 거예요. 학과 진입은 항상 부담 되지만, 고등학교를 벗어나 전공에 대해서 고민할 수 있는 1년이라는 시간을 더 벌었다고 생각해요. 그런 고민을 좀 더 도와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동아리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동아리가 있겠지만, 동아리 한 가지 정도는 자신의 진로와 연관되어 있는 것, 만약 생각해둔 진로가 없다면 내가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분야로 해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자신과 비슷한 관심사를 공유하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고 진로에 대해서 더 고민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어요. 여담이지만 미팅도 1학년 때 해볼 수 있는 재미있는 경험 중에 하나인 것 같아요. 솔로인 새내기로서 누릴 수 있는 유일한 특권이랄까요. 엄청나게 행복한 결과는 얻지 못하더라도 같이 나간 친구들과 재미있는 추억을 쌓았던 것 같아요. 1학년 때만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즐거운 추억 쌓길 바라요.

권민희: 정말 시간이 빠른 것 같아요. 합격, 새터, 환영회 등등이 정말 엊그제 같은데 벌써 17학번이 들어온다고 하니까 참 설레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해요. 제가 해드리고 싶은 말은 싫어하는 것도 한번은 해봐라! 입니다. 막상 싫어하던 것을 해봤는데 좋을 수도 있고 여전히 싫지만 느끼는 것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더욱이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을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싫어하는 것이라도 한 번 쯤은 해보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저는 취미에 관한 활동 하나 , 무언가를 많이 배우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활동 하나 정도 이렇게 이 두 가지는 하셨으면 좋겠어요. 취미를 꾸준히 하는 친구들을 보면 많이 부러웠습니다. 사진 찍는 것도 참 좋고 밴드에서 활동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종윤: 저는 동아리 활동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대학에서 동아리 활동을 꼭 해야 하는 것은 아니에요. 인간관계나 스펙에 큰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동아리에 들지 않고 자신만의 시간을 알차게 보내는 친구들도 주위에 많아요. 제가 동아리 활동을 추천하는 이유는 동아리를 찾아보는 과정에서 자신이 좋아하거나 하고 싶은 활동을 깊게 생각해보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때 공부하면서 능동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해보기 어렵지 않았나요? 대학교에는 여러 취미나 공부를 위한 동아리들이 많으니 찾아보는 일만으로도 진로를 위해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동아리 안에서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도 즐겁죠. 동아리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신이 앞으로 개선할 점이나 계발해야 할 점들도 느낄 수 있어요. 유익하면서도 즐거운 활동이라고 생각하기때문에 동아리 활동을 추천하는 바입니다.

김규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가져보아라!

Q. 2016년을 돌아보며

김미라: 감사한 한 해였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살면서 가장 다채로웠던 1년인 것 같습니다. 술도 미팅도 기숙사에서 친구들과 보냈던 하루하루도 저에게는 처음이어서, 그만큼 설레고 즐거웠어요. 이 모든 것들이 주변에 좋은 친구들, 선배들이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정말 행복했던 1년이었습니다. 비록 학점은 너덜너덜하지만, 1학년 때 아니면 또 언제 이렇게 살아보겠어요.

권민희: 일 년이 언제 다 갔나 싶을 정도로 빠르게 갔습니다. 새로운 사람들 , 새로운 책들 , 새로운 자리를 접하면서 때로는 버거울 때도 있었지만 지금 드는 생각은 '정말 아쉽다' 입니다. 힘들었던 시간도 행복했던 시간들도 제게는 참 소중한 기억들로 자리 잡았습니다. 20살, 일 년을 성균관대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 것은 참 큰 행운이자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종윤: 일 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네요. 영원히 새내기일줄 알았는데 벌써 2학년이라니... 곧 성균관에서 두 번째 겨울을 맞이하겠네요. 학업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인간관계에 아주 능숙해진 것도 아니고, 진로 계획은 아직도 미지수이지만 그래도 만족할만한 해였어요. 성균관에서 일 년을 보냈다는 것 자체가 영광스럽고 자랑스럽습니다. 좋은 동료들을 만날 수 있어 제겐 더 없이 좋은 한 해였습니다.

김규현: 1년 전에 정준영 교수님의 애제자가 되겠다고 다짐했었는데, 그건 잘 안됐습니다.(ㅎㅎ) 정 교수님의 애제자가 되려는 까닭은 나 자신이 큰 교훈을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내 종교관에 대해 돌아보면서 세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가치관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 점에서, 비록 정 교수의 최애제자가 되지는 않았지만, 매우 만족하는 대학 생활이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

김미라: 일단 과제를 열심히 하고 기말을 열심히 해서 1학기 때 무너진 학점을 복구할 예정입니다. 원하는 과에 학과 진입 하고 싶어요. 1학년 때 정신없이 논만큼 2학년 때는 정신 차리고 진로에 대해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싶어요. 쓰다보니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정말 없어요. 저 자신에 대해서 좀 더 잘 알아가는 2학년 생활이 됐으면 해요. 연애도 하고 싶어요.

권민희: 앞으로는 전공이 생기는 만큼 전공 공부를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제 전공에 있어서만큼은 깊은 지식을 갖춘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리고 취미를 꼭 하나 가지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사진을 잘 찍지는 못하지만 , 좋아합니다. 열심히 배워서 순간을 사진으로 예쁘게 담아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종윤: 큰 계획은 잘 모르겠어요. 우선은 눈앞에 놓인 일들부터 차근히 잘 해결해 나가고 싶습니다. 성균 웹진 활동을 책임감과 열정을 가지고 하고, 학교 공부도 열심히 하고 싶어요. 새로 찾은 관심사에 대한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올해보다 더 나은 내년을 보내고 싶습니다. 이번 겨울 방학은 그 준비 운동 격으로 보낼 예정입니다.

김규현: 학교에 참으로 많은 외국인 학우들이 있는데, 그들만의 언어로 대화하면 나도 모르게 알고 싶고 대화에 참여해보고 싶습니다. 일본인이라면 일본어로, 중국인이라면 중국어로, 영미권 사람이면 영어로요. 앞으로 1년 내에 일본어, 중국어, 영어권 사람들과 불편한 점이 없을 정도의 회화능력과 소통능력을 길렀으면 좋겠습니다.

졸업을 앞둔 4학년 선배들의 대학생활은 어땠는지, 1학년을 보낸 학우들과는 어떤 점이 다른지 들어봤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다희: 국어국문학과 4학년 김다희입니다.
윤소진: 졸업 후 바로 대학원 진학을 앞둔 국어국문학과 4학년 윤소진입니다.

Q. 대학 생활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김다희: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지냈던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2년 동안의 활동이 정해져 있었고, 운영진 역할도 맡아서 활동 당시에는 벅차기도 했는데요. 지나고 보니 모두 추억이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기회였던 것 같아요. 특히 이때 함께한 동기들은 모두 자기 색깔이 뚜렷한 친구들이었어요. 함께 지내면서 배울 점도 많아서 좋았죠.

윤소진: 1학년 마치고 간 유럽여행이 기억에 남아요. 학기 중에는 갈 생각이 없었는데 LC친구가 같이 가자는 말에 덜컥 승낙했어요. 장거리 비행을 해 본 적이 없었어요. 열 시간이 넘는 비행시간동안 불편해서 잠도 못 잤는데 비행기를 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기분이 좋았어요. 여행 하면서 친구들과 맞추고 배려하는 것도 배웠고, 서로의 장점들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저를 포함해서 세 명이 여행을 갔어요. 한 친구는 “고맙다”, “미안하다”는 표현을 잘 해줘서 부탁을 받아도 기분 좋게 들어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친구였고, 다른 친구는 회계 역할을 정말 잘 해줘서 여행에서 돈 문제로 곤란한 일이 없게 해 줬어요. 각자 나라 하나씩을 맡아서 공부해서 그 나라에 갔을 땐 가이드가 되는 방식으로 여행을 했어요. 그 과정에서도 배운 것이 많았어요.

제가 길치라서 지도를 보고도 길을 잘 찾지 못해요. 길을 잃을 때마다 제가 당황하지 않게 넌지시 일러주기도 했고, 길을 돌아가더라도 서로 지쳐서 기분 상하지 않게 농담을 하거나 노래를 부르면서 응원해주기도 했어요. 여행하면서 제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을 좋아한다는 것, 그림 감상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저는 저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여행을 가보니 제가 좋아하는 걸 잘 모르고 살았다는 걸 깨달았어요. 꼭 추천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여행지에 가서 사진뿐만 아니라 매일의 일기를 쓰는 게 남는 것 같아요. 나중에 다시 봤을 때 그날 있었던 일, 느꼈던 점을 다시 생생하게 느낄 수 있거든요. 이동하는 기차나 비행기, 잠이 안 오는 밤에 쓰면 딱이에요. 이 외에도 이런저런 기억들이 떠오르지만, 여행지에서 본 많은 예쁜 풍경이나 그림들보다도 친구들과 다녔던 기억이 더 오래가고 떠올릴 때마다 든든해요. 같이 여행 갔던 친구들은 지금까지도 종종 만나서 그때 얘기를 해요. 얘기할 때마다 여행을 꼭 다시가고 싶어요. 지금은 돈도 시간도 부족해서 당장 가기는 무리지만, 언젠간 꼭 다시 떠날 수 있는 날이 오겠죠?

Q. 대학생활 동안 이것만은 꼭 해야 한다는 것은?

김다희: 나만의 기준을 건강하게 만들어가는, 혼자 있는 시간을 꼭 가졌으면 좋겠어요. 정해진 답이 있었던 입시 공부에만 익숙했다면 대학에 들어온 후에는 갑자기 늘어난 선택지에, 혹은 정답이 없는 문제들에 고민할 일이 많을 거예요. 나만의 가치관을 확립할 필요가 있고, 그런 시간을 대학생활 동안 꼭 가졌으면 좋겠어요.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아요. 일상적으로 다양한 것들을 듣고 읽고 쓰고 하다 보면 좋은 것들을 볼 수 있는 나의 기준이 점점 생기는 것 같아요. 그러기 위해서는 ‘혼자서’ 고민하는 시간들이 많이 필요하겠죠? 그러니까 혼자 있는 시간들을 외롭다고 지루하다고, 회피하거나 대충 보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윤소진: 앞서 말했듯이 여행을 꼭 해보라고 하고 싶지만, 그보다도 휴학을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진로가 비교적 명확한 편이긴 했지만, 제가 원하는 것을 이루려면 시간과 노력이 정말 많이 필요했어요. 휴학하는 시간보다는 대학원에 바로 진학해서 최대한 빨리 목표를 이루고 싶었어요. 막상 4학년이 되니까 정신적, 신체적으로 한계가 오더라고요. 생각해보면 고교 3년보다도 더 긴 시간을 대학생활에 보내는데 고교 때보다기억에 남는 것이 많이 없더라고요. 저는 가만히 있는데 시간만 흘러간 것 같고, 예전의 나라면 충분히 할 수 있었던 일을 지금의 나는 하기 싫어서 점점 더 우울해졌어요. 마치 없었던 사춘기가 막 학기 때 몰려온 느낌이랄까요? 요즘 후회하는 건 휴학을 두려워서 해보지 않았던 거예요. 저는 휴학을 추천(?)하고 싶었어요. 휴학하면서 무언가 대단한 것을 하기보단 심신이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 같아요.

Q. 대학생활 중 어려웠던 점, 극복했다면 어떻게 하셨나요?

김다희: 대학 입학 후 종종 자존감이 떨어지는 순간이 많았어요. 나보다 훨씬 똑똑하고 멋진 친구들이 많다고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었어요. 그럴때마다 마음이 조급해지면서 무기력해지는 아주 기이하고 우울한 마음 상태를 가지게 됐죠. 처음에는 그런 기분 자체에 당황했고 별 볼 일 없는 나를 누군가 알아볼까 더 전전긍긍하며 나 자신을 꾸며내기 바빴던 것 같아요. 그럴수록 두 배로 허망하고 무기력한 감정이 되돌아와요. 그래서 그냥 나의 있는 모습 그대로 자연스러워지려고 했어요. 꾸미거나 거짓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니까 쓸데없는 자존심들이 점점 없어지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였어요. 이제는 가끔 그런 순간이 와도, 무기력한 내 모습까지도 그냥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됐어요.

윤소진: 앞서 말했듯, 제가 너무 지쳐 있다는 걸 매일 느낄 때가 정말 힘들었어요. 지금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상태라 어떻게 극복했는지는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 ‘최선’, ‘노력’이라는 게 제 대학생활을 유지해온 힘이었는데 그 틀에 스스로가 갇혀있다는 걸 최근에 많이 느꼈어요. 한창 힘들었을 때보다 나아지긴 했어요. 나름의 비결이라면 내 목소리 들어주기? 하루종일 누군가 제시한 ‘해야 하는 일’에 갇혀 있으니까 가끔은 쉬고 싶다는 내면의 목소리를 좀 들어주기로 했어요. 사실 평소에는 공강일 때나 중간중간 짬이 날 때도 계속 무언가를 하고 있었어요. 요즘은 일부러라도 그런 시간에 아무것도 안하고 있어요. 멍 때리거나 산책을 하거나 혼술을 하기도 해요. 스스로와 타협하면서 아무것도 안 해도 될 때는 정말 아무것도 안하면서 있는 게 우울함을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어떨 때는 더 효과적인 것 같아요.

Q. 대학생활 중 꼭 읽어야 할 책

김다희: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은 언제 읽어도 좋겠지만, 대학시절에 읽으면 더 와 닿을 소설이에요. 딱 대학시절에 느끼는 혼란에 대해서 묘사하고 있고 주인공이 그 시절을 어떻게 극복하는지 따라가다 보면 어렴풋이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게 돼요. 읽을 때마다 느껴지는 것도 다르니 여러 번 곱씹으며 읽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윤소진: 제가 국문과인데도 전공도서나 관심 있는 좁은 분야 이외에는 책을 잘 안 읽어서 부끄럽네요. 그래도 책을 추천하자면 <마음의 눈에만 보이는 것들>이에요.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 <그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을 쓰신 정여울 작가님 책이에요. 책의 왼쪽 페이지에는 <어린왕자>를 쓴 생택쥐페리의 소설 중에서 일부를 발췌한 내용을, 오른쪽 페이지에는 정여울 작가님이 그 내용을 읽고 든 생각을 정리한 내용으로 구성된 책입니다. 저는 이 책에서 <어린왕자>뿐만 아니라 생택쥐페리의 <남방 우편기>, <야간비행>, <인간의 대지> 등 여러 작품을 간단하게나마 읽어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제가 책을 살 때는 노트도 같이 줬는데, 저는 그 노트에 좋은 문장을 본책의 구성처럼 한 쪽에 적고 다른 한 쪽에는 제 감상을 적으면서 책을 읽었어요. 다 읽고 나니 나만의 책이 또 한권 생긴 것 같아서 좋더라고요. 지금 그 노트를 다시 펼쳐보니 ‘인간다움이라는 것은 단적으로 말하자면 스스로의 책임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것이다.’라는 문장이 적혀있네요. 저 문장은 제가 이 책을 통틀어 가장 인상 깊은 구절이었어요. 한창 스스로에 대해 많이 생각할 때여서 저 문장을 읽었을 때 무언가 경종을 울린 듯한 느낌이었어요. 읽다보면 인간에 대한 생택쥐페리의 따뜻한 시선이나, 그를 통해 작가님이 느낀 생각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생각할 거리가 많을 거예요. 내 생활이 무겁고 힘들게 느껴질 때, 한번 읽어보시면 힐링 되는 느낌일거에요. 추천합니다.

Q. 졸업을 앞두고 재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김다희: 나중에 두고두고 추억할 수 있는 시간이 대학생 시절 아닐까요? 무엇을 하든 그 시간들이 나의 가장 소중한 자산이자 추억이 될 시간이라 생각하면서 보내면 좋겠어요. 꼭 대단한 것들이 아니라도 내가 인정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경험들을 많이 해봤으면 좋겠어요. 그 과정에서 대학을 졸업하더라도 내가 평생 놓지 않고 생활 속에서 하게 될, 진짜 공부 주제도 찾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윤소진: 아직 졸업이라는 게 실감이 나지 않아서 제가 재학생인데 재학생에게 하는 말을 적자니 민망하네요. 제가 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라고 생각하고 한마디 하자면, 스스로를 많이 다독여주세요! 뭘 해도, 뭘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모든 인간의 삶은 각자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다.'_ 「데미안」 by 헤르만 헤세

12월, 2016년을 보내기 전 지나온 1년을 성찰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성찰한 후 주변 친구들의 일 년을 어땠는지 서로 이야기 해보며 한 해를 마무리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다가올 겨울 방학도 알차게 보내길 바란다.

곽헌우 기자
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