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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교에 희소식이 날아왔다. 올해 정부에서 주최하는 대규모 재정지원사업 '대학 인문 역량 강화(CORE·코어)' 사업에 우리 학교가 대상 학교로 선정됐다. 우리 대학을 포함하여 1차 선정된 대학은 총 16개 대학이다. 수도권에서는 성균관대, 서울대, 고려대, 서강대, 한양대, 이화여대, 가톨릭대 등 7곳, 지방에서는 부산외대, 동아대, 경북대, 부경대, 전남대, 전북대, 계명대, 충북대, 가톨릭관동대 등 9곳이 해당된다.

대학 인문 역량 강화 사업에 배정된 지원금은 총 599.98억원(사업비 588억원 + 사업관리비 11.98억원)이며 총 20∼25개교(조정 가능)의 대학에 지원될 예정이었다. 지원 대학 선정 이후, 본 계획 보다 선정된 대학 개수가 적어 위의 16개 대학에는 전체 예산 중 4분의 3인 450억 원만 대학에 배분하기로 했다. 지원액은 참여 규모(참여 학과 및 교원 수) 및 사업계획에 따라 5∼40억 원 범위에서 차등 지원된다. 나머지 지원금 150억은 추가 공모를 통해 4~7개 대학에 지원될 예정이며 이에 대해서는 지난 14일 교육부에서 공고한 바 있다. 우선 '인문 역량 강화(CORE·코어)' 사업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인문 역량 강화(CORE·코어)이란?

CORE·코어사업의 CORE는 'initiative for college of humanities' Research and Education'의 약자이다. 본 사업은 각 대학이 발전모델 예시(글로벌 지역학, 인문기반 융합전공, 기초학문심화, 기초교양대학, 대학 자체 모델)를 참고하여 개별 여건에 따라 자율적으로 인문학 발전계획을 수립한 후 제출하면 정부가 이를 검토 및 평가 결과에 따라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사업 지원 대상은 전국 4년제 일반대학으로 약 3년(시범)('16∼'18년, 2+1)간 시범 시행될 예정이다.

본 사업은 대학 내 인문학의 위상이 낮아지는 문제를 바라보면서 시작했다. 대학 밖 즉, 사회에서 인문학에 대한 요구는 증가하고 있으나 대학 내 인문학의 입지가 좁아지고 이에 따라 기초학문 기반이 무너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부산 지역은 철학과를 유지하고 있는 대학이 부산대학교 한 곳뿐이며 향후 10년 이내 인문계 내 교원들의 대량 퇴직이 예상된다. 그에 반해 교원들이 대량 퇴직 후 그 자리를 대신할 인력들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고 대학 자체에서도 교수 충원을 미루고 있다. 대학은 인문학 지식, 순수 학문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하는 곳이다. 기초학문의 기반이 제대로 확립되지 않으면 그 대학은 무너질 수밖에 없으며 대학이 없는 사회는 장기적으로 존속할 수 없다. 따라서 우수한 연구·교수 인력 양성이 필요한데 현 상황으로 볼 때 시간이 지날수록 순수 인문학에 대한 지속가능한 연구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곳곳에서 대두했다. 이 바탕 속에서 어떤 관점에서는 이례적으로 본 사업이 등장했다.

한편으로는 사회가 인문학에 대해 요구하는 점들이 대학 내에서 제대로 충족되지 못하여 대학 내 인문학과가 사회변화에서 도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회 내에서 인문학적 사고력, 통찰력, 문제해결능력 등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인재들에 대한 수요는 계속되고 있으나 학과중심 대학 문화나, 연구·교수 인력으로 성장할 학생과 취업할 학생에 대해 구분 없이 일률적으로 이뤄지는 교육과정으로 인해 인문대 내 학생들의 사회 진출의 폭이 제한되어 있다는 지적도 많다. 무엇보다도 인문학에 대한 예산 지원은 이공계분야에 비해 적은 수준이다. 그간 대학 재정 지원 사업(BK, CK, LINC, ACE 등)도 대부분 이공계 위주로 진행됐으며 문화융성위원회 4차 보고회 당시('14.08.06.) "타 분야보다 여건이 열악하고 침체된 인문학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지원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그동안 지원을 꾸준히 늘려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인문학 분야 전공자 지원을 계속해 나갈 것" 라고 언급한 만큼 인문학에 대한 지원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본 사업의 목표와 사업의 진행방향이 정해졌다.

본 사업의 목표는 '향후 10년 내/인문학분야 세계 100위권 내 대학 수 10개/ 취업률 10% 향상'이다. 기초학문으로서의 인문학 역량과 그 위상을 높이고 사회수요에 부응하는 인문학을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본 사업은 사회요구에 부합하는 다양한 인문교육 트랙을 마련하여 학생의 진로선택권을 확대하고 전 계열 학생 대상 인문교양교육 확대 실시 및 내실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또한 국내 대학, 대학원 내에서 연구/ 교수 인력을 양성하는 기반을 확충하고자 한다.

본 사업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이는 인문역량강화 사업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과도 맞닿아있다.


학생 선택 확대 여건 조성

(교육과정 다양화) 인문학 교양전공 교육과정을 내실 있고 다양하게 구성
(다양한 전공 선택 지원) 복수전공·이중전공·부전공·연계전공 등 전공 선택 과정에서 학생 선택을 제한하는 규제 완화
(참여대상 확대) 인문학 단일전공 학생뿐만 아니라 다전공(복수전공·이중전공·부전공·연계전공·융합전공 등) 학생도 사업 참여 가능

전 학생 대상 교양교육체제 구축

(교양교육 강화) 대학의 여건에 맞는 기초교양교육 방안을 마련하여 실행하고, 교양과목 신설·폐지 절차 제도화(규정 마련)
(전 계열 인문교육 실시) 대학별 인문학 발전계획 및 세부유형과 관계없이 전체 학생은 의무적으로 일정 수준의 인문교육 이수
ㅇ 전 계열 학생이 일정 수준의 인문강좌를 기초교양으로 필수 이수하도록 하고, 최소 수준을 학칙으로 규정(8학점* 이상)
* 다만, 기초 영어 관련 과목(예시: 영어회화, 영어작문 등)은 8학점 산정 시에 포함하지 않음
(전담·지원 조직 설치) 대학의 교양교육 발전방향에 맞춘 교육과정·프로그램의 총괄 기획 및 운영을 전담·지원하는 학사조직 설치
* * 기존 조직(기초교양교육원 등) 지정 또는 신규 설치 가능

교육의 질적 수준 제고

(행·재정 투자) 인문학 발전계획에 따라 교수-학생 비율 개선 및 인문대학(교양대학)에 대한 일정 수준의 행·재정 투자계획 제시
※ 학과별 전임교원 확보 계획을 제시하고 이행
(진로교육 강화) 인문계 학생 진로교육 강화방안 마련 및 실행
(취업역량 강화) 인문계 학생 취업역량 강화방안 마련 및 실행
※ (예시) 인문계열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코딩교육 등 사회적 수요가 높은 소프트웨어(SW) 융합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관련 교과목 이수 강화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관련 규정 제·개정 등)

(규정 제·개정) 대학의 인문학 발전계획에 학칙 등 관련규정* 제·개정을 명시한 경우 사업 개시 전 개정 완료
* 학과명 변경, 융합전공 및 학위 신설, 교육과정 변경 및 운영에 관한 사항, 교원 책임 강의시수-연구실적 간 대체, 폐강기준 완화 등
(교원 업적평가 개선) 인문학 분야의 특성을 고려하여 현재의 논문 위주 교원 업적평가에서 저술강의 비중 확대 방안 마련
(강의-연구 간 대체) 강의시수와 교원 연구실적 간 상호 대체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여 교육의 질 제고 및 연구몰입환경 조성
(폐강기준 완화) 학부·대학원 수업 폐강요건을 완화하여 인문학의 특성을 반영한 소규모 수업도 필요하면 가능하도록 허용

참여 학과 및 교원 비율

(참여비율) 일정 비율 이상의 참여 학과교원 확보


참여할 발전모델 유형은 소속 학과와 관계없이 교원별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 가능

※ A 대학 철학과는 기초학문심화 유형에 참여하나, 철학과 소속 B 교수는 A 대학의 또 다른 모델인 글로벌 지역학 유형으로 참여 가능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학이 발전모델 예시(글로벌 지역학, 인문기반 융합전공, 기초학문심화, 기초교양대학, 대학 자체 모델)를 참고하여 개별 여건에 따라 자율적으로 인문학 발전계획을 수립한 후 제출하면 총 3단계에 걸쳐 계획안이 평가된다. 평가 패널은 수도권과 지방으로 구분되며 각 패널당 9~13인 정도가 배정된다. 평가의 공정성을 위한 수도권과 지방간의 교차평가 및 상피제를 운행하며 1단계(서면평가), 2단계(대면평가), 3단계(최종심의)로 구분된다. 1, 2단계에 대해서는 동일 평가단이 평가를 하고 3단계 최종심의에서 지원대학 및 지원규모가 확정된다. 이 절차를 통해 성균관대학교는 34억 원 정도의 예산을 지원받았다.

우리 학교가 내세운 인문학 발전계획과 방향은 무엇인가?

우리 학교가 내세운 비전은 한마디로 '실사구시(實事求是)' 이다. 실사구시를 한자 그대로 풀이하면 '사실(事實)에 토대(土臺)하여 진리(眞理)를 탐구(探究)하는 일'이다. 본교는 이에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전통과 미래의 거시적 조망을 추구하는 성균관대학교 인문학의 비전을 담고 있다고 보았다.

우리 학교는 다음의 발전모델 예시(글로벌 지역학, 인문기반 융합전공, 기초학문심화, 기초교양대학, 대학 자체 모델)에 4가지 인재형을 들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연암형 인재, 다산형 인재, 퇴계형 인재, 율곡형 인재는 우리 대학교가 지향하는 인재형을 대표한다.

-연암형 인재 양성은 '열하일기'를 통해서도 드러나는 연암 박지원의 글로벌정신을 계승하고자 한다. 그 계획은 해외 연수를 기본으로 설정하고 CORE 장학금으로 연계, 지역학적 심층 지식 수용의 기반을 다진다. 연구소 중심의 연구역량과 학과 중심의 교육역량을 결합하여 글로벌 지역전문가를 양성한다.
-다산형 인재 양성은 유학자이자 동시에 화성을 건축하고 거중기를 만들었던 다산 정약용의 융합적 사고와 실용정신을 본받고자 한다. 그 계획으로 사회적 수요에 부응하는 융합 학문, 전공을 활성화하는 것이다. 바로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현실 친화적 인재 즉, 인문학을 기반으로 실용 지식과 현장 교육을 동시에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퇴계형 인재 양성은 동아시아에서 최고 수준의 성리학을 탐구했던 퇴계 이황의 깊고 넓은 학문 탐구 정신을 계승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CORE 장학금을 기본으로 우수 학생을 확보하고 해외 연수를 연계하여 국제적 수준의 심화학문을 교육할 토대를 구축하는 것을 우선시한다. 그 토대 위에서 연구소 학술활동 및 학과 교육활동 사이의 교류를 확대하고 학문 후속 세대를 양성해 지속할 수 있는 연구가 진행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율곡형 인재 양성은 사회변동을 예측하고 대비했던 율곡 이이의 프론티어 정신을 계승하고자 한다. 먼저 인문소양을 기를 수 있는 제도하에서 예비 자원이 저 학년생을 지원하고, 인문학의 정수인 고전학을 복수전공 혹은 비정규강의로 이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이는 앞서 본 사업의 목표 부분에서 언급한 타 계열 학생 대상 인문교양교육 확대의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나아가 인문학 기초 확산에서부터 핵심 심화까지 학습 활동을 유도하고자 한다.

본 사업을 통한 지원금은 크게 인문학 전공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학업지원금과 해외교류 활성화, 인문학 분야 교내 연구소 활성화, 인문기반의 융복합 교육과정과 교육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대학의 교육혁신 전략

<미래지향적 학사구조 개편>
융합 교육 플랫폼 구축(성균융합원 신설)
융합 학과 연계전공
R&E융합 클러스터 확대

<견고한 교양교육 기반 구축>
핵심역량 기반 교양 교육과정 구축
융복합 교양교육과정 구축
핵심역량진단 시스템 운영

<전공-사회진출 트랙 간 시너지 확대>
다양한 형태의 전공 트랙 신설
Global Professional Program
창의 융합 교과목 확대

<학부와 대학원간 선순환 고리 확대>
교양과정 충실화 및 융합화
우수대학원생 유치를 위한 브릿지 프로그램
우수대학원생 지원제도의 선진화


제도 개선 계획

①학사제도 부분
- 현재 개방형 복수전공제도 운영→ 확장형 복수전공제도 도입 및 편입학자 복수전공 제한 조항 폐지 예정
- 폐강 최소수강생 기준 완화(폐반 유예기준 변경)

②교원평가 체계 개선
- 저술 교육 비중 확대
- 교육실적을 교원업적 평가에 반영
- 강의시수와 연구실적 간의 상호 대체 가능
③교양교육 우수성 확보
- 기초교양 통상 12학점 내외 수강/ 전학생 대상 인문학 교양학점 8학점 이상 이수 의무화 사항을 명백히 함.

본 사업에 대해 본교는 총 10개과(문헌정보학을 제외한 문과대학 소속 학과), 인문학분야 학과 소속 전임교원 총 67명, 인문한국(HK) 연구소 소속 전임교원 14명이 모두 참여하였다.

인문역량강화 사업과 같이 인문학에 대해 정부의 큰 지원이 있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대학과 사회에 기초학문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많이 부족하며 그 기반이 흔들리고 있음은 자명하다. 본 사업을 기점으로 인문학을 포함한 기초 학문에 대한 지원이 확대되고 그 수요와 공급 체제가 안정화되길 바란다.

곽헌우 기자
한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