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웹진

독자투고

글: 오솔(심리15)

인기리에 방영했던 드라마 ‘도깨비’에 자주 나오는 소재가 있다. 바로 초(candle)다. 초는 여주인공과 도깨비를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드라마의 따뜻하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기도 한다. 드라마의 영향인지는 알 수 없으나 연말 선물로 향초를 많이 받았다. 친구들도 향초선물을 많이 받았는지 사용법을 종종 내게 묻곤 했다. 향초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러한 관심들이 반갑다. 쉽고 간단하게 분위기를 낼 수 있고 향기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어 향초의 인기가 계속 높아지는 것 같다. 하지만 상대방의 마음에 드는 향을 선물하기란 까다롭고 오래 고민해야 하는 일이다. 놓치기 쉬운 몇 가지 주의사항들도 있다.

이런 내용을 모른 채, 예전에는 좋은 향이 그저 좋아서 향초와 향수를 썼다. 내가 어떤 향을 좋아하는지 모르고 다른 사람이 “좋더라”하는 제품을 사서 안 맞는 향을 꾸역꾸역 다 썼던 경험이 있다. 향료의 특성을 모른 채 향수를 샀다가 생각과 다른 향에 놀랐던 적도 있다. 그러던 중 조향사 분이 진행하는 수업에서 향을 배울 기회가 있었다. 5주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수업을 통해 다양한 향료와 조합을 알았고 주의사항도 익혔다. 무엇보다 가장 큰 수확은 향기를 정확히 알아가며 내가 좋아하는 향, 내게 맞는 향을 찾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후에는 선물을 고를 때도 선물 받을 사람과 어울리는 향을 고려하게 되었다. 여러분이 더 향기롭고 예쁘게 향을 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다양한 향을 소개하고 몇 가지를 추천해보려 한다.

향초나 향수를 사러 가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달달한 향 추천해주세요.”처럼 뭉뚱그려 질문을 한다. 그러나 색깔만큼 향도 넓은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향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플라워 시프레(Flower Chypre), 프루티 시프레(Fruity Chypre), 프레시 시프레(Fresh Chypre), 오리엔탈(Oriental)이다. 시프레(Chypre)는 그린(green) 베이스의 향으로 풀내음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먼저 플라워 시프레는 ‘달지 않은 꽃 향기’로 이해할 수 있다. 가을에 잘 어울리는 향이다. 향수 중에는 디올의 Miss Dior, 향초 중에는 양키캔들의 Garden sweet pea가 있다. 이 향초는 선물로 받은 뒤 다시 구매해서 쓸 정도로 좋아하는 향이다. 달달한 꽃향기이지만 장미처럼 화려한 향이 아니라 부담스럽지 않다. 은은한 향기라서 거실, 침실 어디에 놓아도 좋았다. 더 달콤한 향을 선호한다면 양키캔들의 Pink sands를 추천한다. 사탕이 떠오를 정도로 더욱 달콤한 향을 풍긴다. 비교적 향이 강하고 잘 퍼지기 때문에 방보다 거실에 두는 것이 더 좋았다.

프루티 시프레는 말 그대로 과일 향이다. 코코넛, 복숭아, 딸기, 무화과 등 감귤류(Citrus) 이외의 과일이 프루티 계열로 분류된다. 데메테르의 Fuzzy Navel 향수, 루트캔들의 Blackberry Mango 향초가 프루티 시프레의 예시다. 감귤류 과일이 아니기 때문에 상큼한 향보다는 단 향에 가깝다. 일반적으로 프루티 시프레는 중년층보다 20대에게 어울리는 향으로 추천되곤 한다.

프레시 시프레는 중성적인 향 덕분에 남녀 모두가 선호하는 향이다. 시트러스가 강조된 가벼운 향이라서 탑 노트에 자주 쓰인다. 여름에 어울리는 향이며 캘빈클라인의 CK one 향수, 이니스프리의 삼나무 디퓨저가 대표적이다. 시원한 숲, 바다를 담은 향이라 향기가 빨리 날아가는 편이다. 포근한 향이 어울리는 가을, 겨울보다는 청량하고 시원한 향이 적합한 여름에 인기가 많다.

오리엔탈은 숙성시킨 향이다. 다른 향에 비해 신비롭고 화려하다. 오리엔탈은 꽃향기가 가미된 소프트(Soft), 향이 얌전하고 깊은 우디(Woody), 정통 오리엔탈로 불리는 스파이시(Spicy) 오리엔탈로 구분된다. 소프트 오리엔탈은 플로리엔탈(Floriental)로 불릴 만큼 너무 무겁지 않고 꽃향을 머금고 있어 20~30대에게 인기가 많은 향이다. 불가리의 Jasmin noir, 디올의 Poison 같은 향수가 대표적이다. 반면 아로마처럼 깊은 향을 좋아한다면 우디 오리엔탈을 추천한다. 대표적인 향수로는 디올의 midnight poison이 있다. 향이 차분해서 30~40대가 즐겨 찾는 계열이다. 마지막으로 스파이시 오리엔탈은 입생로랑의 Opium, 겔랑의 Shalimew 의 향이다. 다른 향보다 진하고 개성이 강한 향료가 많기 때문에 오리엔탈 향을 구매할 때는 꼭 시향하기를 권한다.

향초와 향수를 살 때 몇 가지 알아두면 유용한 정보가 있다. 우선 향수는 시간에 따라 향이 다르다. 때문에 뿌린 직후보다 잔향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향수를 뿌리자마자 퍼지는 첫 향만 맡지 말고 매장을 돌아보며 찬찬히 잔향을 맡아보자. 마찬가지로 외출할 때 나가기 직전보다 10~20분 전에 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향초는 구매 후 처음 불을 붙일 때 지름이 온전히 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위 사진처럼 초의 표면이 다 녹은 뒤 불을 꺼야 이후에 터널링(심지 주변부만 움푹 파이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 초가 균일하게 녹아야 마지막까지 초를 알뜰하게, 예쁘게 쓸 수 있기 때문에 터널링 현상을 막는 것은 중요하다. 심지에 붙은 불을 끌 때는 생일케이크 촛불을 끄듯 “후~” 불어서 끄면 안 된다. 애써 켜둔 향초로 좋은 향이 방에 스며 들었는데 매캐한 냄새와 연기로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웍 디퍼 같은 도구로 심지를 녹은 왁스에 담가 끄는 것이 좋다. 도구가 없다면 금속 클립 같은 것을 활용해도 괜찮다. 이렇게 심지를 왁스에 담가서 불을 끄면 냄새, 연기 모두 나지 않는다. 하지만 담갔던 심지를 다시 수직으로 세워둬야 나중에 다시 불을 붙일 수 있다. 또 심지가 그을렸다면 불이 잘 붙도록 잘라주어야 하며 면 심지는 5~7mm정도 남기는 것이 좋다. 나무 심지는 따로 잘라줄 필요는 없지만 다듬어야 한다면 전용도구나 손톱깎이를 사용하여 잘라주면 된다. 무엇보다 안전한 사용을 위해 주변에 커튼, 종이 같은 물질이 없도록 확인해야 한다. 향이 좋다고 켜둔 채 잠들거나 오래 켜두면 어지러울 수 있으니 이 점도 조심하자.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새에 매일 다양한 향을 만난다. 조금 감각을 곤두세워 숨을 들이키면 여름과 겨울의 공기가 다르고 비 오는 날에만 느껴지는 공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추운 겨울, 따뜻한 커피 향만으로 포근함을 느끼고 살짝 코 끝을 스친 향기에 미소가 지어질 만큼 향은 좋은 치유제이다. 그래서 향을 이해하고 나와 어울리는 향을 찾아가는 일이 내게는 즐거움과 편안함을 준다. 여러분에게도 좋은 향이 좋은 기억을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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